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UBS 대형 금융사고

bluefox61 2011. 9. 16. 14:13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미국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지 꼭 3년째 되는 날인 15일, 전세계 금융계가 다시한번 화들짝 놀랐다. 스위스 대형금융그룹 UBS가 직원 한명의 불법적인 임의매매로 무려 20억달러(약2조2000억원)의 손실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액수는  2008년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날에 68억달러의 손실을 입힌 제롬 케르비엘 사건, 1996년 일본 마스모토상사에 26억달러의 피해를 입힌 구리 트레이더 하마나카 야스오 사건 이후 1인 거래인이 초래한 피해규모로 역대 3위이다. 233년의 역사를 자랑하던 영국 베어링스은행은 싱가폴 지점의 거래인 닉 리슨의 불법거래로 14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하자 1995년 아예 폐업하기까지 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UBS의 오스발트 그뤼벨 최고경영자(CEO) 는 15일 직원들에게 보낸 성명에서 "매우 비참한 뉴스이긴하지만 우리의 펀더멘털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다"며 이번 사건의 파장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UBS 사건은 금융계의 모럴해저드와 관리체계의 허술함을 새삼 드러내면서, 시장에 `리먼브러더스의 악몽'을 되살려내는 등 일파만파 충격을 던지고 있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15일 성명에서 UBS의 재무건전성 등급과 장기채권 및 예금등급을 `하양조정 검토대상'으로 분류하겠다고 발표했다. 무디스는 "UBS의 위험관리와 내부통제 시스템의 취약점이 재차 분명하게 드러났으며, 계속 진행되고 있는 취약점에 초점을 맞춰 신용등급조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15일 오전 3시 30분쯤 영국 런던 경찰은  UBS 지사 사무실을 급습 , `델타원' 조직 담당자인 크웨쿠 아도볼리(31.사진의 오른쪽 끝 흑인남성)란 남성을 불법적인 미승인 거래로 20억달러의 손실을 입힌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USB 본사측은 14일 오후까지도 런던지사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다가, 뒤늦게 엄청난 손실이 발생한 사실을 깨닫고 런던경찰청에 아도볼리를 사기혐의로 체포해줄 것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 가나출신의 아도볼리는 UBS 내에서 상장지수펀드(ETF) 담당자로 알려져있으나, 사내의 파생투자 전문조직인 `델타원'을 이끌었던 핵심간부였던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델타원'이 실질적으로 어떻게 움직여왔는지, 불법과 합법의 경계선을 넘나들면서 얼마나 위험천만한 투자행태를 나타내왔는지 등에 대해 UBS 내에서조차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영국의 한 금융전문가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 델타원에 대해 (UBS의)CEO에게 물어봐도 아마 답변을 못할 것"이라며 "아무도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이 없기때문"이라고 지적했다.

UBS는 지난 2008년 유동성 위기로 국민혈세로 600억스위스프랑의 구제금융을 받은 적이 있다. 따라서 금융업계의 `대마불사' 관행에 대한 비판여론이 전세계적으로 급등할 전망이다. 풀비오 펠리 스위스 자유당 당수는 15일 현지언론들과 인터뷰에서 UBS 사태에 대한 의회차원의 조사와 투자은행 규제관련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FT의 저명한 경제평론가 마틴 울프는 "고맙다 UBS"란 제목의 칼럼에서 "도대체 어떤 미친 국가가 앞으로 납세자들에게 투자은행의 리스크를 감당해달라고 요청할 수있겠는가"라며 향후 관련 규제법안의 강화를 예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UBS를 투자부문과 금융부문으로 분리하라는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UBS는 이번 사건으로 3분기(7∼9월)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했졌다.



세상을 들썩이게 만든 '악당 거래인(ROGUE TRADER)'들 


1. 2008년 소시에테 제네럴의 제롬 케르비엘 = 손실규모 68억달러.  5년형 

2. 1996년 스미토모 상사의 구리트레이더 하마나카 야스오 =피해액 26억달러. 8년형 
3. 1995년 베어링스의 닉 리슨 =피해액 14억달러. 6년 6개월형 
4. 1995년 다이와은행의 이구치 도시히데 =피해액 11억달러. 4년형 
5.2002년 얼라이드 아이리시 뱅크의 존 러스낵=피해액 6억9100만달러. 7년 6개월형 
6. 2003년 국립호주은행의 데이비드 벌린,빈스 피카라 =피해액 2억6800만달러.각각 44개월, 28개월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