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엑손 모빌, 러시아와 유전개발

bluefox61 2011. 8. 31. 14:19
최대 2000억배럴의 원유 및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러시아 북극해와 흑해연안 유전 및 가스전 개발권을 미국의 엑손모빌이 따냈다. 로이터통신,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은 30일 러시아 흑해연안 휴양도시 소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와 이고르 세친 부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국영 로스네프트와 엑손모빌이 `전략적 협력'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이번 계약을 "미국과 러시아 기업간 체결된 계약들 중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하면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해온 대러시아 관계재설정(reset) 정책으로 미국기업들의 러시아 진출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결과로 분석했다. 특히 NYT는 엑손모빌이 최대 경쟁자였던 영국의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물론 전세계 에너지기업들이 가장 탐내왔던 상을 차지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BP는 엑손모빌에 앞서 지난 1월 로스네프트와 160억달러 규모의 지분스왑 가계약을 맺고 러시아 북극해 유전개발권을 획득했으나, 법정싸움 등에 휘말리며 이행조건 시한을 넘기는 바람에 결국 계약을 포기했다.

엑손모빌이 러시아 북쪽 카라해 동(東)프리노보제멜스키이 1,2,3 광구와 흑해 투압세 광구의 개발을 위해 투자하기로 한 액수는 최소 32억달러. 두 곳에 대한 지분은 로스네프트가 66.7% , 엑손모빌이 33.3%이다. 그러나 푸틴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양사가 직접투자 2000∼3000억달러를 포함해 총 5000억달러를 투자할 수도 있을 것으로 언급, 엑손모빌의 32억달러가 초기투자분임을 시사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푸틴 총리는 이날 로스네프트와 엑손모빌이 "글로벌 마켓에 새로운 지평선을 열게 될 것"이라고 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양사는 2015년부터 두 곳에 대한 개발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러시아 북극해 연안에는 최소 360억배럴, 최대 1100억배럴의 원유가 매장돼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흑해는 약 90억배럴로 예상된다.이는 엑손모빌이 전세계에서 채굴작업을 벌이고 있는 유전 및 가스전의 총 매장량 규모보다 무려 4배나 많은 것이다. 전세계의 미개발 유전과 가스전 중 5분의 1이 북극해에 집중돼있으며, 이 지역 유전과 가스전 61개 중 43개가 러시아령에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이번 계약으로 지난 10여년동안 경제성장의 동력이 돼온 오일머니의 안정적 유입효과를 기대할 수있게 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엑손모빌과의 `전략적 협력'을 기반으로 미국 멕시코만과 텍사스주연안 유전개발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미국도 이번 계약으로 차세대 에너지원을 확보하는 성과를 올리게됐다.다만 양국관계 및 러시아 정세변화가 향후 장애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한때 만세불렀던 BP...


<1월 17일자>
 
“BP는 이제부터 ‘브리티시 페트롤리엄’이란 이름 대신 ‘볼쇼이 페트롤리엄’으로 불려야 한다.” 

미국 민주당 소속의 에드워드 마키 하원의원은 16일 AP 등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극해 연안 유전 개발을 위해 러시아 최대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와 손잡은 영국의 BP를 맹렬히 비난했다. 미 하원 에너지 및 상무위원회 소속인 공화당의 마이클 버지스 의원 역시 “BP와 로스네프트 간의 거래에 대해 분석과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 의회 차원에서 양사 간의 거래에 제동을 걸기 위한 움직임을 시사했다. 

앞서 지난 14일 BP의 최고경영자(CEO) 밥 더들리는 북극해 유전개발을 위해 자사 지분 5%와 로스네프트 지분 9.5%를 ‘스와프(맞교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액수로는 약 160억달러 규모. 양사가 공동개발하게 될 EPNZ 유전 3곳은 러시아 야말반도와 노바야젬랴 섬 사이의 카라해에 위치해 있으며, 최대 1000억배럴의 석유 및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EPNZ 유전개발이 본격화할 경우, BP의 전세계 석유생산량의 4분의 1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지난해 미국 멕시코만 유정폭발사고로 휘청였던 BP가 극적인 도약을 이루게 됐다고 분석했다. 

BP와 로스네프트의 주식스와프에 가장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은 미국 정계이다. 문제는 로스네프트가 러시아 정부 소유 회사란 점이다. 이 회사의 회장직은 이고르 세친 부총리가 맡고 있지만, 사실상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강력한 영향권하에서 움직이고 있다. 가디언 등 외신들이 “크렘린이 BP의 단일 최대 주주가 됐다”고 지적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푸틴 총리는 지난 14일 더들리 CEO를 모스크바 외곽의 자택으로 불러 대화를 나눴을 정도로 이번 거래에 큰 관심을 기울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와 의회는 BP가 미군의 핵심 에너지공급업체 중 하나란 점 때문에 이번 거래로 러시아의 영향력이 강화됨으로써 유사 시 국토안보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력을 우려하고 있다. 

환경단체들도 BP를 한목소리로 비난하고 나섰다. 그린피스, 세계환경보호기금(WWF), 지구의 친구들 등 전세계 주요 환경단체들은 “멕시코만 사태로 엄청난 자연 재해를 일으킨 BP가 지구상의 사실상 마지막 남은 청정지역을 훼손하려 한다”며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