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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에 종이책이 최고의 문화상품으로 대우받고 있는 나라가 있다. 바로 아이슬란드이다.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뱃속에 자신만의 책을 갖고 있다"는 말이 있을만큼 아이슬란드는 인구 대비 저술가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로  꼽힌다. 인구 약 32만명 중 1권 이상의 책을 출간한 작가가 10%나 된다. 저자가 많은만큼 출판업, 서점업계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독서 토론프로그램이 TV 황금시간대에 편성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가 하면, 크리스마스 인기선물로는 언제나 책이 1위를 차지한다. 크리스마스를 약 2달정도 앞둔 이맘때쯤에는 전국 서점마다 신간 서적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곤 한다. 


아이슬란드 국민들의 책사랑은 국제기구로부터 인정을 받았을 정도이다. 유네스코는 지난 2011년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를 '세계 문학 창의도시'로 공식 지정했다. '세계문학 창의도시'는 전세계에서 레이캬비크를 포함해 아일랜드 더블린, 영국 에든버러, 호주 멜버른 , 미국 아이오와시티 5곳 뿐이다.


 

영국 BBC는 최근 기사에서 전체인구 수가 왠만한 도시 한 곳의 인구 보다 적은 아이슬란드가 세계적인 '책사랑'국가가 된 비결을 집중 조명했다.
 

소설가 솔비 비요른 시구르드손은 BBC와 인터뷰에서 "아이슬란드는 스토리텔링의 나라"라면서 "어둡고 추운 밤에 이야기를 지어내고 들려주는 것 이외에 달리 할 일이 있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물과 불의 나라'로 불릴정도로 빙하와 화산으로 뒤덮힌 장엄한 자연환경 속에서 국민들이 자연스럽게 자연과 인간, 신과 인간의 관계를 생각하게 됐고, 자신이 직접 책을 쓰거나 다른 사람이 쓴 책을 읽기 좋아하는 성향이 '국민 기질'로 깊이 뿌리내렸다는 것이다. 


출판업계 동향을 전하는 업계전문매체 북셀러닷컴에 따르면 아이슬란드 국민들이 가벼운 읽을 거리만 좋아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북셀러닷컴은  "경제위기부터 화산폭발에 이르기까지 어떤 주제든 아이슬란드 국민들은 방송보다 책을 통해 정보를 얻기를 좋아한다"면서, 아이슬란드를 강타한 경제위기의 원인을 파헤친 의회 특별조사위원회 보고서가 2010년 출간되자마자 난해한 내용과 20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팔려나가 베스트셀러를 기록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온 국민이 독서광이다보니 아이슬란드에서는 일년 내내 책관련 페스티벌이 이어진다. 매년 봄시즌에 레이캬비크에서 열리는 '북마켓'행사는 마음에 드는 책을 사려는 사람들로 늘 북새통을 이룬다.  9월에는 '국제문학페스티벌', 10월에는 전국의 모든 학교와 도서관들이 공동개최하는 '독서 페스티벌'이 열린다. '독서 페스티벌'은 해마다 1권의 책, 또는 하나의 주제를 선택해 온 국민이 함께 읽고 토론해보자는 취지에서 열리는 행사이다.
 

정부도 저술 및 번역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등 책문화 발전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레이캬비크 시정부 역시 2003년부터 도로 이름을 신화와 문학작품, 또는 역사 속 인물들의 이름으로 바꾸는 등 시내를 걸어다는 것만으로도 아이슬란드의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있도록 해 시민은 물론 관광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955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할도르 락스네스 등 아이슬란드 출신 작가들 중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인물도 많다. 최근에는 '북구 스릴러'의 붐을 타고, 아이슬란드 스릴러 작가들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기도 하다.  일명 '레이캬비크 시리즈'로 유명한 아날두르 인드리다손이 대표적이다.
 

'세계 문학 창의도시' 아이슬란드 조직위원회에서 일하는 크리스틴 비다르스토티르는 BBC와 인터뷰에서 "미장원에 가서 머리를 매만지는 동안에도 미용사와 연예인 스캔들을 소재 삼아 수다를 떨기보다는 올 크리스마스에 친지들에게 어떤책을 선물하면 좋을지 토론을 벌이는 나라가 아이슬란드"라고 말했다.

 

지구가 살아 숨쉬는 땅 아이슬란드의 재미있는 이모저모

 

앵그리 시스터스를 아시나요

 

아이슬란드는 화산과 빙하의 나라이다. 지난 2010년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이 터지는 바람에 전유럽 하늘길이 올스톱되다시피 했지만, 전문가들은 헤클라, 그림스보튼, 아스캬 화산이 조만간 폭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개는 모두 에이야프얄라요쿨보다 규모가 큰 화산들이다. 헤클라 화산에서는 최근 꼭대기 부분의 눈이 녹으며 마그마 상승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아이슬란드 동남부의 바트나요쿨 빙하 밑에 자리 잡은 그림스보튼 화산은 지난 1783년 대폭발했을 당시 3년간 유럽대륙의 기온이 화산재로 인해 하락했으며, 냉해 때문에 흉작이 들어 프랑스 대혁명을 촉발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 1996년 폭발했을 때는 눈과 빙하가 녹는 바람에 홍수를 초래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1100년간 아이슬란드에서 일어난 205개 화산폭발을 분석한 결과, 약 140년 주기로 화산이 폭발했으며 지난 50여년간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만큼 앞으로 수십년간 화산대폭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있다.


 

아이슬란드의 악명높은 ‘앵그리 시스터’ 화산이 폭발할 경우 유럽의 하늘길을 올스톱시킨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폭발과 비교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엄청난 피해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앵그리 시스터’란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 인근에 있는 카틀라화산과 헤클라화산을 가리키는 용어. 


아이슬란드 신화에 따르면 카틀라와 헤클라는 쌍둥이 자매다. 아이슬란드에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은 카틀라와 헤클라에 비하면 무명에 가까운 화산이다. 에이야프요쿨이 터질 때마다 카틀라가 폭발했다는 사실 때문에 현지 화산학자들이 이들의 움직임을 주도면밀히 관찰중이다. 카틀라는 100년마다 평균 2차례씩 폭발했는데, 마지막으로 대폭발한 것은 1918년이었다. 이때 폭발로 집채만한 빙하 덩어리가 하늘로 치솟았는가하면 유럽전역에 기상이변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CSM은 지적했다.

‘앵그리 시스터’는 930년부터 현재까지 16번 폭발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755년 폭발했을 때 아이슬란드 거주민 4분의1이 사망했으며 엄청난 화산재가 지상으로 떨어져 스코틀랜드의 지형까지 바꿔놨을 정도였다. 당시 아이슬란드에서 빙하가 녹으며 발생한 홍수는 이집트의 나일강, 미국의 미시시피강, 남미의 아마존강을 합쳐놓은 규모였다. 북아프리카 이집트에서는 사상 최악의 가뭄사태가 발생했고 멀리 북미대륙의 뉴저지에서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다. 1821년에 터졌을 때는 무려 14개월동안 용암과 화산재를 분출했다.

현재 카틀라와 헤클라의 분출이 임박한 증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에이야프얄라요쿨은 폭발을 계속해 화산재를 뿜어내고 있는 중이다.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은 1821년 12월부터 1823년 1월까지 분출하다가 휴지기에 들어간 지 약 70년만인 지난 1992년부터 다시 활동을 시작했고, 지난 2010년 3월 중순부터 용암을 분출해 폭발을 예고해왔다

 

아이슬란드 지명 왜 이리 어려워

 

2011년 유럽발 항공대란을 일으킨 아이슬란드 화산(Eyjafjallajokull)의 발음과 표기때문에 전세계가 골머리를 앓았다.미국 CNN 방송기자는 20일 화산 이름이 적힌 팻말을 뉴욕 시내로 들고 나가 행인들에게 발음해보도록 요청한 결과 정확하게 읽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었다고 보도했다. 


화산 이름이 워낙 난해하다보니, 아이슬란드 현장르포에 나선 각국 방송기자들은 지명 자체를 아예 입에 올리지 않는 편법을 쓰고 있다. 국내의 경우 대다수 언론은 ‘에이야프얄라요쿨’로 표기하지만, 일부는 ‘아이야프야플라예르쿠둘’ ‘에이야팔라외퀼’로 적었다. 위키피디아 한국어판은 ‘에이아피아예퀴들’로 표기했다. 


AP통신은 ‘에이야피야라예르쿨(ay-yah-FYAH-lah-yer-kuhl)’로 적은 반면, 미국 공영방송 NPR는 주워싱턴 아이슬란드 대사관에 문의한 결과 ‘에이야피야라요쿠울(AY-yah-fyah-lah-YOH-kuul)’로 확인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에이야’는 ‘섬’, ‘퍄틀라이외’는 ‘산’, ‘퀴틀’은 ‘빙하’란 뜻. 현재 국내에는 아이슬란드대사관이 없고 비자업무는 노르웨이대사관이 대행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아이슬란드 - 한국어 사전 저자 유성호씨는  “현재 국내 언론들이 쓰고 있는 화산 이름은 전부 부정확하다”면서 “위키피디아 영문판이 제시한 ‘에이야퍄틀라이외퀴틀’이 가장 정확한 것같다”고 밝혔다.

 

전국민이 친척?


세계에서 가장 성에 개방적인 국가로 꼽히는 아이슬란드가 성산업을 뿌리 뽑겠다고 나서 국제적인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4일 이코노미스트 최신판은 “초 극단적으로 개방적인(Ultra-Liberal) 아이슬란드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성산업을 뿌리 뽑겠다고 나섰지만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아이슬란드의 ‘성산업과의 전쟁’이 논란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09년 성매매에 대해 형사 처벌을 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아이슬란드는 이어 2010년에는 스트립클럽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지난 2월에는 음란물 접속 자체를 차단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고 의회에 포르노 사이트 차단 관련 위원회를 설치했다. 어느 국가도 성산업을 뿌리 뽑지 못한 가운데 특히 서구 민주주의 국가가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아이슬란드는 총리가 여성인데 세계에서 유일하게 동성결혼을 해 주목을 받았다. 아이슬란드는 내각 절반이 여성장관으로 채워져 있고 의회 의원 63명 중 25명이 여성일 정도로 여성 친화적인 나라다. 가족 구성이나 성적 지향에 대한 다양성도 널리 인정된다. 2010년 이미 동성결혼을 허용했을 뿐 아니라 동성부부의 입양도 가능하며 혼외출생이 6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를 차지한다. 성에 대해서도 매우 관대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 동영상 교재에서 ‘섹스는 매우 즐거운 것으로 하고 또 하고 싶은 그 무언가’로 묘사돼 있을 정도다.


그런 아이슬란드에서 포르노가 금지된 것은 그 폭력적 요소가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성산업과의 전쟁은 페미니즘 진영에서 주도하고 있다. 법안을 제기한 할라 구나르스도티르 내무부 장관 정치자문관은 “이는 청소년들을 폭력적인 요소가 들어 있는 음란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개방된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이 같은 발상이 가능한 기술적인 요인 중 하나는 아이슬란드가 인구 32만2000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스트립클럽 금지법안은 효과를 거둬 이제 두 곳밖에 남지 않았으며 이마저 텅 비어 있는 상태다. 좀 더 어려운 것은 성매매 단속이다. 성매매를 금지하자 온라인 채팅 등 눈에 덜 보이는 쪽으로 숨어들어가기 시작했다. 경찰은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성매매는 전수 단속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차라리 이를 성폭행이나 아동성폭행 수사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했다.


음란물의 온라인 접속 차단은 더 어렵다. 파일 제목에 바로 드러나지 않게 표시하면서 단속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수준의 포르노를 금지할지 그 기준도 애매하다. 게다가 아이슬란드의 헌법적 가치에 배치되는 것이 아니냐는 논쟁도 일고 있다.

 

Posted by bluefox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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