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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도자문화의 자존심 '웨지우드 컬렉션'을 지켜라

bluefox61 2014. 9. 4. 11:15

 영국 도자기 문화의 자존심을 상징해온 웨지우드사(정식명칭 워터퍼드 웨지우드)의 250년 역사를 그대로 간직한 컬렉션이 경매에 부쳐져 해외로 팔려나가는 것을 막기위해 영국 예술애호가들이 발벗고 나섰다.
 영국의 대표적인 예술후원기금인 아트펀드는 웨지우드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도자기 약 8만점, 디자인 원본  약 7만 5000점 및 회화작품들을 보호하기 위해 11월말까지 3개월동안 전국민을 대상으로 274만 파운드(약46억 원) 규모의 모금운동을 펼치기로 했다고 지난 1일 발표했다.
 조지아 웨지우드에 의해 18세기 중반 창업된 웨지우드는 유럽 도자기 제조에 일대 혁명을 일으키면서 지난 250여년 동안 영국은 물론 전세계에서 사랑받아왔다. 특히 조지아 웨지우드는 도기를 굽는 가마의 온도를 측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고온 온도측정장치를 발명해, 그 공로로 영국 학술원 회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그는 증기동력의 사용, 운도을 이용한 제품 수송,  공장관리 , 시장개척 등 산업혁명시대를 맞은 영국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08년 뉴욕발 금융위기로 자금위기에 직면하게 된 웨지우드사는 결국 2009년 막대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을 선언했으며, 그 이후 미국의 캐피탈회사인 KPS캐피탈파트너스에 팔려 WWRD(워터퍼드 웨지우드 로열 덜튼) 홀딩으로 재편됐다.

 

 

<웨지우드박물관 전경>


 하지만, 그것으로 웨지우드의 수난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지난 2011년 영국 고등법원은 웨지우드에 대해 퇴직연금제도의 일종인 '연금보호펀드'에 진 부채 1억3400만 파운드를 갚으라는 판결을 내렸고, 이듬해에는 박물관 소장품을 경매에 부쳐 조성한 돈으로 빚을 갚으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후 연금보호펀드는 1575만 파운드를 내면 웨지우드박물관 소장품을 국가에 넘기겠다고 입장을 밝힌 상태이다. 하지만 오는 11월까지 이 돈을 내지 못하면 , 박물관 소장품은 자동으로 경매에 부쳐지게 된다. 웨지우드박물관에는 지난 250년에 걸친 웨지우드 도자기의 역사를한 눈에 볼 수있는 대표작들 뿐만 아니라 웨지우드를 거쳐간 유명 디자이너들이 그린 패턴 원고, 그리고 창업주 가족이 수대에 걸쳐 수집한 뛰어난 회화작품들이 망라돼있다.  소장품의 가치는 1100만 ∼2200만 파운드로 평가된다.

 

<18세기 웨지우드사의 걸작으로 꼽히는 포틀랜드화병>

 

<18세기말 웨지우드 도자기 카메오 벨트 버클>

 아트펀드의 스티븐 두처 대표는 지난 1일 파이낸셜타임스,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 웨지우드박물관 컬렉션이 전세계로 흩어져버리는 것은 영국 문화의 비극이자 최악의 악몽"이라고 말했다. 헤리티지복권이 500만 파운드 기부를 약속하고 아트펀드가 100만 파운드를 내놓기로 하는 등 , 지금까지 기업 및 재단들의 후원 약속이 이어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274만 파운드가 부족한 상태이다. 따라서,  국민들에게 호소해 십시일반으로 부족한 액수를 모으겠다는 것이 아트펀드의 계획이다.  
 영국국민들이 해외로 팔려나갈뻔 했던 문화재를 모금운동으로 지켜낸 사례는 있다. 지난해에는 국민들이 140만 파운드를 모아  17세기 벨기에 거장화가 안토니 반 다이크의 자화상 1점을 지켜내긷도 했다. 반 다이크의 자화상은 당초 2013년 말 미국 컬렉터 제임스 스턴트가 경매를 통해 1250만 파운드에 구매했던 것으로,  그는 초상화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자택으로 가져갈 계획이었지만 해외 반출을 막아야 한다는 영국 국민들의 목소리가 쏟아지자 마음을 바꿔 국립초상화박물관 측에 자신이 구입한 가격보다 낮은 1000만 파운드를 지불하면 작품을 넘겨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그 때부터 영국 전역에서 모금운동이 시작됐고, 결국 국민들이 모은  140만 파운드가 작품구입의 중요한 기반이 됐다. 그런가하면 지난 2010년 7, 8세기 금속 공예품이 대거 발견되자 이를 미술관이 330만 파운드에 구입할 수 있도록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90만 파운드를 모금한 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