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 568

그리스에서 본 한국

젊은 시절에는그리스의 국민여배우 멜리나 메르쿠리와 비슷했을 것만 같은 외모를 가진 70대의 마리아 할머니는 머나먼 한국에서 찾아온 낯선 여기자를 붙잡고 울음을 터트릴 듯한 표정을 지으며 격한 감정을 누르지 못했다. 그의 두 눈에는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던 그리스 국민투표를 앞두고 찾은 현지에서 만난 수 많은 아테네 시민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을 한 명 꼽으라면, 바로 마리아 할머니이다. 그를 만난 곳은 아테네에서 가장 유명한 육류·생선 전통시장인 플라카 시장의 한 생선가게였다. 커다란 칼로 생선을 다듬고 있던 30대 청년 상인을 인터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할머니 한 분이 목소리를 높이며 대화에 끼어들었다. "나라가 이 지경이 된 건 다 유대인들 때문"이..

분열 위기 치프라스 정부..시리자 분당사태 나올까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그리스 연정이 집권당인 시리자 소속 의원들의 ‘반란’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난 16일 긴축 및 개혁법안 표결 때 ‘반대’ ‘기권’표를 던진 38명과 불참자 1명 등 시리자 소속 의원 39명이 당을 박차고 나와 분당을 감행할 경우, 집권 연정은 의회 내 다수 지위를 잃고 소수 정부로 전락하게 된다. 만약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될 경우, 치프라스 총리는 최대 860억 유로(약 108조원)규모의 3차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트로이카와 피말리는 협상을 벌이는 한편 국내에서는 의회 표결이 필요한 사안마다 보수 성향의 신민당 등 야당에게 표를 구걸해야하는 처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월 조기총선에서 승리했을 때는 물론이고, 7월 5일 국민투표에서 유권자 61.33%로부터 ..

치프라스,"그들은 복수를 원했다".. 3차구제금융 협상 후 첫 TV인터뷰

"그들(채권단)은 복수를 원했다. 일부 국가들은 그리스를 유로존으로부터 쫓아내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협상 결과가 성공스토리라고는 말하지 않겠다. 협상과정에 실수와 과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인력으로 가능한 것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다. 선장이라면 폭풍우 속을 뚫고 지나갈 때 배를 포기하지 않는 것처럼 나도 약속을 실행하겠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14일 국영TV ERT와의 단독인터뷰을 통해 지난 6개월간 채권단과의 협상과정에서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합의(3차 구제금융)는 그리스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또 , 유로존 정상회의가 3년간 최대 860억 유로(약 108조원)를 그리스가 제공하기로 한 것에 대해 "..

혼돈의 그리스/ 그래도 일상은 계속된다

국민투표의 홍역을 치른 그리스 수도 아테네는 6일 일상으로 돌아온 모습이다. 아직도 시내 곳곳에는 채권단의 긴축요구를 거부하자는 ‘오히(oxi:반대)’전단이 붙어있고, 은행 벽에 휘갈겨 쓴 ‘유로=나치’란 낙서가 눈에 띄었지만, 시민들은 겉으로마나 차분함을 되찾고 있었다. 오후 느즈막한 시간에는 시내 곳곳의 야외식당과 카페에 차가운 음료와 외식을 즐기려는 시민들이 들어찼다. 그리스 근로자들의 일반적인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 전후까지이다. 오후 1시반쯤이면 은행과 관공서뿐만 아니라 일반 직장들의 근무시간이 끝난다. 근무시간이 짧다보니 점심은 간단히 샌드위치 등으로 때우고, 퇴근 후에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카페나 식당을 찾고 있다. 햇살이 따가운 여름철에는 낮잠을 즐기는 ..

혼돈의 그리스/ 국민은 긴축 '오히', 학자들은 '네'

반대표 던진 그리스 국민들 그리스 아테네의 ‘정치 1번지’ 신타그마 광장의 밤은 퇴약볕이 내리쪼이던 한 낮보다 더 뜨거웠다. 그리스의 운명을 가르는 국민투표 결과가 ‘오히(oxi:반대)’로 드러난 5일 밤(한국시간 6일 새벽), 신타그마 광장은 대형 그리스 국기를 흔들고 불꽃을 터트리면서 ‘오히’ 승리를 자축하는 시민들과 전 세계에서 몰려온 취재진이 뒤섞여 북새통을 이뤘다. 개표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광장 한 쪽에 자리잡고 ‘오히’캠페인을 벌여온 시민단체 ‘조국을 위해 투쟁하는 모임’의 회원들은 스피커로 "유럽아, 잘들어라. 우리는 넘어지지 않는다"고 외치면서, 고난을 이겨낸 그리스인의 끈기와 저력을 칭송하는 민요를 합창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7시 투표가 끝나자마자 TV방송사들이 일제히 ‘오히’승리를 ..

위기의 그리스 -메르켈 대 치프라스

"(그리스에 대한) 입장을 이미 정했으며, 더 덧붙일 것이 없다." 디폴트(채무상환불이행)에 빠진 그리스의 최대 채권국가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1일 하원연설에서 "국민투표(5일) 이전에 그리스 협상은 없다"고 못박으면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한치의 양보없이 정면충돌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앞서 지난 6월 29일 "투표 후에 협상하겠다"고 밝혔던 원칙을 이날 다시한번 확인했다. dpa,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하원 연설에서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그리스 정부를 이례적으로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그리스(또는 치프라스 정부)가 자국은 제외하고 다른 모든 나라들에서 불행의 희생양을 찾고 있다"고 주장했다. 메르켈 총리는 "며칠 간 동요가 지속하고 있고, 많은 것이 위험에 빠질..

그리스 경제, 멈춰섰다

채권단과의 협상 결렬로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는 그리스의 정부가 은행 영업중단과 자본통제 조치를 단행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28일 오후 8시(한국시간 29일 오전 2시)부터 금융안정위원회 긴급회의를 가진 뒤 오후 9시쯤 대국민 TV 연설을 통해 "그리스 정부가 요구한 구제금융 단기 연장안을 (채권단이)거부하면서, ECB의긴급유동성지원(ELA) 금액 증액거부 결정이 나오게 됐고, 그리스 중앙은행이 은행 영업중단과 자본통제를 요구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또 "구제금융 연장에 관한 새로운 제안을 (채권단에)제출해 답을 기다리고 있다"며 " 단기 연장안 거부는 유럽 민주주의 전통에 대한 중대한 공격이자 수치"라고 맹비난했다. 앞서 27일 오전 1시 치프라스 총..

그리스 비극

지난 5년 동안 끝없이 이어지는 그리스 경제위기를 지켜보면서, 저주스런 운명의 구렁텅이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길고 긴 고대 그리스 비극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곤 했다. 주인공은 물론 그리스 국민들이다. 나라가 파산 지경에 놓이면서, 그들은 희망없고 고단하기 짝이 없는 삶을 하루하루 이어나가고 있다. 도무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경제위기를 겪어내고 있는 21세기 그리스 국민들은 죽을 힘을 다해 언덕 위에 올려놓기가 무섭게 아래로 굴러떨어지는 돌덩이를 또다시 밀어올려야 하는 신화 속 시지프스와 닮았다. 그리스 경제위기 비극의 시작은, 유럽에서 유로존 출범의 기대감이 드높았던 199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도 그리스는 유럽의 문제국가였다. 유로존 회원국이 되기 위해서는 엄격한..

치프라스 산너머 산... 당내 반란기운 심상치않다

채권단의 요구를 대폭 수용한 구제금융 협상안으로 디폴트(채무상환불이행)위기를 간신히 넘기게 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이번에는 집권 시리자 당내 강경파의 반란과 민심 이반의 위험에 직면해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 협상안에 대한 시리자당 내 극좌파 의원들과 연정파트너인 독립그리스인당(ANEL)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고 보도했다. 이날 아테네 의회 앞에서는 치프라스 총리가 지난 22일 유럽연합(EU)정상회의에 제시한 협상안은 사실상 ‘추가긴축’이라며, 채권단의 압력에 굴복한 정부를 비판하는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오는 25일 EU 정상회의에서 승인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그리스 정부의 협상안은 올해와 내년에 각각 26억 9000만 유로( 약 3조 3244억원·국내총생산 대비 1.51%)와 52..

벼랑끝에서 한발 양보한 그리스와 채권단

파국을 향해 치닫던 그리스 구제금융협상이 결국 타협점을 찾으면서, 이르면 오는 25일 열리는 유럽연합(EU)정상회의에서 타결될 예정이다.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이 벼랑 끝에서 한발짝 씩 물러나 양보한 결과다. 이로써 그리스는 구제금융 잔여분 72억 유로를 수혈받아 디폴트(채무상환불이행)위기를 일단 넘길 수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긴급 EU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어 " 24일 유로그룹(EU 재무장관 협의체)회의가 다시 열린다"며 "이번 주 내 그리스 구제금융협상이 최종 합의에 이를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이날 그리스가 내놓은 새 개혁안을 "긍정적인 일보전진"으로 평가했다. 반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