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영화 이야기/내가 사랑하는 배우들 67

푸른여우가 사랑한 배우 로렌 바콜

로빈 윌리엄스의 사망으로 세상이 떠들썩하지만, 저는 오늘 외신을 통해 보도된 할리우드 명배우 로렌 바콜의 사망에 더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그렇다고 윌리엄스를 싫어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푸른여우 취향에 '너무 대중적'이라고나 할까요. 로렌 바콜은 푸른여우가 사랑하는 여배우 톱 10 리스트에서 한번도 빠져 본 적이 없는 배우입니다. 물론 나이는 많지요. 12일 89세로 세상을 떠났으니까요. 하지만 할리우드 누아르 영화의 걸작 '빅 슬립'과 '키 라르고'를 보신 분들은 제 마음을 이해할 겁니다. 특히 '빅 슬립'에서 나즈막한 허스키 보이스, 혼을 빼놓는 눈동자, 반짝이는 금발머리, 그리고 세련된 옷차림까지 매력을 과시했던 로렌 바콜을 만난 후 , 그녀는 항상 사랑하는 여배우 리스트의 앞자리에 놓여왔지..

특이한 정신세계의 소유자 오다기리 님.. 꽃미남을 거부하는 꽃미남

오늘 포털 사이트를 보다가 큭 웃었습니다. 일본 영화배우 오다기리 조 때문이었지요. 국내 개봉하는 영화 '행복한 사전'을 홍보하기 위해 방한했던 모양입니다. 그의 기자회견을 보도하는 사진의 제목이 저를 웃겼습니다. "난해한 패션" 이란 제목이었지요. 오다리기 조가 패션을 통해 자신의 특이한 정신을 드러낸게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사실 영화 속에서는 단정하거나, 자유로운 이미지 정도로 등장하는데 비해 이른바 사복패션에서는 '정장'차림은 커녕 '상식적인' 수준의 패션을 보여준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죠. 패션으로 보건대, 오다기리 조는 정신세계도 남다를게 분명합니다. 극도로 폐쇄적인 성격이 아닐까도 싶습니다. 사진을 보면, 웃는게 거의없이 뚱한 표정을 지을때도 많고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듯한 패션과 달..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마저... 마약으로 세상을 떠난 연기의 천재

그는 단역으로도 빛이 나는 배우였습니다. 한마디로 그는 '신 스틸러(Scene Stealer)'였지요. 주연이든, 단역이든 상관없었습니다. 그를 맨 처음 본 것은 1996년작 였습니다. 이 영화에서 그는 이름도 기억할 수없는 기상학자 중 한 명이었지요. 하지만, 토네이도 추적에 미친 광적이면서도 유쾌한 캐릭터를 연기해 주연배우인 헬렌 헌트와 빌 팩스턴을 압도할 정도였지요. 이후 그는 등에서 연이어 관객들의 시선을 끌었지요. 폴 토머스 앤더슨의 에선 남자 간호사, 스파이크 리 감독의 의 소심한 영어선생, 토드 루이소 감독의 에서 자살한 아내의 흔적을 더듬는 남편 등 호프만은 배역의 크기와 상관없이 언제나 스크린에서 반짝이는 명배우였습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2005년, 호프먼은 로 그야말로 '대박'을 터트렸..

푸른여우가 사랑했던 푸른 눈의 배우 피터 오툴

" 관객들의 가슴 속에 각인된 피터 오툴의 역할은 바로 오툴 그 자신이었다. " 영국의 텔레그래프지가 15일 향년 81세로 세상을 떠난 아일랜드 출신의 명배우 피터 오툴의 부음 기사를 쓰면서, 고인을 위와 같이 설명했습니다. 그러고보니, 피터 오툴이 연기했던 수많은 배역들이 그토록 강렬하게 뇌리에 각인된 것은 바로 피터 오툴이란 배우 자체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텔레그래프지의 부음 기사에는 이런 대목도 있습니다. " 오툴의 죽음으로 리처드 버튼, 리처드 해리스,올리버 리드 등으로 대표되던 할리우드의 악명높은 술꾼들의 한 시대가 저물게 됐다." 한마디로 술독에 빠져살다시피 했다는 거죠. 스크린 속에서 오툴이 반쯤 정신이 나간 광기의 연기를 펼쳤던 것을 뒤돌아보면, 그것도 알코올의 영향이었을지도 모를 ..

인터뷰/ 김혜자

영화 ‘마더’ 속의 엄마는 달리고 또 달린다. 나가 노는 데만 정신이 팔린 아들 입에 밥 한숟가락이라도 더 넣어주기 위해, 억울한 ‘내 새끼’의 누명을 벗길 증거를 찾기 위해 엄마는 시장통으로, 어둡고 좁은 골목길로, 인적이 뜸한 들판으로 정신없이 달린다. 그 엄마를 연기한 배우 김혜자(사진)씨 역시 현실세계에서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다. 끔찍한 빈곤과 질병 속에 놓여있는 아이들을 품에 안기 위해서, 그 비극을 세상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그는 애당초 그 일을 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50여년 동안 연기자의 길을 열심히 걸어온 배우로서, 자식들을 모두 출가시키고 손자손녀까지 둔 할머니로서 안락한 삶을 누릴 자격이 충분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20여년 동안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굶어 죽어가는 아이들 입에 ..

카리스마 넘치는 영조, 거침없는 '야동순재'... 이순재 인터뷰

드라마 ‘이산’의 카리스마 넘치는 군주 영조와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속 ‘야동순재’를 한 인물로 상상할 수 있을까. 현실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연기자 이순재(74·사진)씨라면 가능한 일이다. 데뷔한 지 올해로 53년. 텔레비전, 영화, 연극 무대를 가리지 않고 ‘연기자의 길’을 걸어온 그다. 1990년대 초·중반 국회의원으로 잠시 ‘외도’ 한 적이 있지만, 그때도 연기에 대한 열정을 놓지는 않았다. 최근 그는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이 선정한 ‘방송인 명예의 전당’에 등재되는 명예를 안기도 했다. “예술은 종착점도 없고 완성도 없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예술가에게는 매일 새롭게 창조해야 할 과제가 있기 때문이지요. 지금도 ‘이 길에는 끝이 없구나’ 절감하곤 해요. 늘 열심히 노력해서 나 자신의 한계를 ..

인터뷰/구혜선

그의 행보는 확실히 특이하다. 드라마 한편으로 한국은 물론 아시아권의 스타로 떠오른 후, 모두들 그가 절정의 인기에 힘입어 TV 광고의 명실상부한 ‘퀸’으로 등극하거나 껑충 뛰어오른 개런티를 받으며 새로운 작품에 출연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런데 그는 공식대로 가지 않았다. 대신 생애 첫 소설을 발표했고, 단편영화로 감독데뷔를 했으며, 그림 전시회를 열었다. 직접 작곡한 뉴에지풍의 연주곡 8곡이 수록된 CD를 발매했으며, 일본의 세계적인 거장 이사오 사사키와 연주회를 열기도 했다. 남들은 몇 년이 걸려도 해낼까말까한 이 모든 작업을 그는 불과 5개월 동안 차근차근 세상에 내놓았다. 본업인 연기는 현재 올스톱.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그의 얼굴을 드라마에서 볼 일이 없다. 대신 그의 스케줄표에는 제..

인터뷰/윤제균

지난 2001년 언론사들이 선정하는 ‘올해의 10대 뉴스’에는 이런 항목이 있었다. ‘한국 영화의 조폭신드롬’. 되돌아보니, 그해 유난히 조폭이 등장하는 한국 영화들이 많긴 많았다. ‘친구’를 시작으로 ‘신라의 달밤’, ‘조폭마누라’, ‘달마야 놀자’가 모두 한 해에 상영됐으니 말이다. 2001년 끝자락에 조폭 코미디 한 편이 더 선보였다.‘두사부일체’. 윤제균(40)이란 신인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다른 조폭 코미디와는 조금 달랐다. 조직의 넘버2가 고교 졸업장을 따기 위해 뒤늦게 학교로 돌아간다는 설정의 이 코미디는 사학비리에 대한 강력한 비판을 담고 있었던 것. ‘두사부일체’는 극장에 걸려 있는 동안 박스오피스 1위를 한번도 차지하지 못하면서도 350만여명을 동원하는 흥행기록을 세웠다. 8년 전만 ..

인터뷰/작곡가 최영섭

마치 한편의 짧은 드라마를 본 듯했다. 오페라의 환희에 넘치는 장면이나 대규모 코러스 부분을 설명할 때 그는 두 손을 위로 치켜들거나 앞으로 쭉 내밀면서 직접 연기를 해보였다. 대사를 읊는 목소리도 한 옥타브쯤 높아져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남녀 주인공의 사랑이 위기에 직면하는 장면에서는 얼굴표정이 슬픔으로 가득찼고, 고난을 극복하기 위해 간절하게 기도를 올리는 장면에서는 절절한 몸짓을 해보였다. 20대 때 가졌던 꿈을 80세에 이룬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오롯이 기쁨일까, 시원섭섭함일까. 아니면 또다시 초조함을 느끼게 될까. 아마도 그 모든 것이 아닐까 싶다. 작곡가 최영섭(80)씨가 평생의 목표이자 꿈이었던 대작 오페라를 드디어 완성했다. 특히 올해는 첫 작곡회를 연 지 꼭 60년째 되는 해란 점에서..

인터뷰/사진작가 배병우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 영국 팝가수 엘턴 존, 벨기에의 필립 왕세자를 하나로 연결시켜주는 공통점은 무엇일까. 답은 바로 한국의 사진작가 배병우(59·사진)씨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6월 정상회담차 워싱턴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배병우씨의 사진집 ‘청산에 살어리랏다’를 선물로 받았다. 엘턴 존은 2005년 그의 유명한 소나무 사진을 보더니 “바로 나를 위한 작품”이라고 격찬하며 1만5000파운드(현재 환율로 약 3136만원)를 내고 구매했다. 당시까지 한국 사진 작품 판매가로는 최고기록이었다. 필립 왕세자는 올해초 “당신의 소나무 사진을 보고 너무나 감동을 받았다”며 배병우씨를 수도 브뤼셀의 왕궁으로 직접 초대하기도 했다. 배병우씨의 사진작품에 반한 이들은 세 사람말고도 일일이 손꼽기에 벅찰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