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영화 이야기 189

12년의 성장기록 .. '보이후드'

평범한 듯하면서도 묘하게 마음을 울리는 영화.. 감독과 배우들이 12년동안 매년 일정한 날짜에 만나서 영화를 조금씩 찍어나갔다는 '메이킹'과정보다도 삶에 대한 링클레이터의 따뜻하고 위안이 되는 시선이 더 인상적인 영화. 영화 속의 엄마(패트리샤 아케트)의 외침 , " 인생을 이만큼 살면 뭔가가 더 있는 줄 알았어"란 말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아릿한 통증을 느끼게 만드는 영화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흐르던 , '패밀리 오브 더 이어'의 '히어로(Hero)'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도 흐르던 그 노래 . http://www.youtube.com/watch?v=mHeK0Cwr9sg&feature=player_detailpage "Hero" Let me go I don't wanna be your her..

영화 '사막에서 연어낚시'를 통해 본 예멘의 오늘

최근 개봉한 영화 '사막에서 연어낚시' 의 원제는 '예멘에서 연어낚시하기(Salmon Fishing in Yemen)'입니다. '개같은 나의 인생''초콜렛'등으로 잘 알려진 라세 할스트룀 감독의 2011년도 작품이지요. 이완 맥그리거가 영국의 어류학자인 알프레드 존슨 박사,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에밀리 블런트가 컨설팅회사의 열정적인 직원인 해리엇 쳇우드 탤보드, 그리고 전형적인 '정치 홍보꾼'인 총리 홍보수석으로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가 출연하는 영화이죠. 원작은 폴 토데이의 2007년도 동명 소설입니다. 원작자가 왜 하필이면 그 많은 중동 국가 중 예멘을 이야기의 배경으로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작품 속에서도 잠깐 언급되기는 하지만, 어쩌면 중동 국가 중 예멘이 그나마 연어가 서식할 수있는 자연환..

푸른여우가 사랑한 배우 로렌 바콜

로빈 윌리엄스의 사망으로 세상이 떠들썩하지만, 저는 오늘 외신을 통해 보도된 할리우드 명배우 로렌 바콜의 사망에 더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그렇다고 윌리엄스를 싫어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푸른여우 취향에 '너무 대중적'이라고나 할까요. 로렌 바콜은 푸른여우가 사랑하는 여배우 톱 10 리스트에서 한번도 빠져 본 적이 없는 배우입니다. 물론 나이는 많지요. 12일 89세로 세상을 떠났으니까요. 하지만 할리우드 누아르 영화의 걸작 '빅 슬립'과 '키 라르고'를 보신 분들은 제 마음을 이해할 겁니다. 특히 '빅 슬립'에서 나즈막한 허스키 보이스, 혼을 빼놓는 눈동자, 반짝이는 금발머리, 그리고 세련된 옷차림까지 매력을 과시했던 로렌 바콜을 만난 후 , 그녀는 항상 사랑하는 여배우 리스트의 앞자리에 놓여왔지..

'천번의 굿나잇'과 '독수리 먹잇감 기아소녀' 사진 논란

프랑스 중견배우 줄리엣 비노슈 주연의 '천번의 굿나잇(A Million times Goodnight)'은 포스터 사진의 달달한 모녀 이미지와는 달리 매우 묵직한 주제를 다룬 영화입니다. 감독은 노르웨이, 자본은 스웨덴 핀란드 등 노르딕 국가, 촬영은 아일랜드에서 이뤄진 다국적 영화이기도 하지요. 영화는 세계최고 분쟁지역 보도사진가인 여주인공 레베카가 직업정신과 윤리, 그리고 남편과 어린 두 딸을 둔 아내이자 어머니로서 겪는 극심한 갈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직장과 가정을 양립하기 위해 갈등을 겪는 것은 모든 직장여성들의 공통적인 문제이지만, 레베카가 겪는 갈등은 훨씬 더 치열합니다. 살인과 강간, 기아와 폭력이 난무하는 세계 곳곳을 누비며 그 현장을 카메라에 담는 것이 그녀의 일인만큼 , 언제나 생과 사의..

'리스본행 야간열차'로 본 포르투갈의 아픈 역사

이베리아 반도의 독재역사라고 하면, 으례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스페인 프랑코 독재(1939~1975년)입니다. 워낙 길고도 잔악했던 데다가, 수많은 예술작품의 소재가 된만큼 전세계인의 기억에 지금도 또렷히 박혀 있기 때문일겁니다. 반면 포르투갈 독재역사는 스페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명을 덜 받아온게 사실입니다. 안토니우 드 올리비에라 살라자르의 독재(1932~1968년)체제도 프랑코 못지않게 잔혹했다고 합니다. 30년 넘게 1당 독재정권을 유지하면서 비밀경찰 피데(PIDE)를 통해 인권탄압을 자행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올해는 마침 포르투갈 독재의 역사를 끝낸 '카네이션 혁명'이 일어난지 꼭 40년이 되는 해이지요. 카네이션 혁명(포르투갈어: Revolucao dos Cravos, 별명: 리스본의 ..

IRA, 실종자들...그리고 영화 '섀도우 댄서'

BBC 등 영국 언론들이 4월 30일 북아일랜드 신페인당의 당수인 게리 애덤스의 체포를 일제히 톱 뉴스로 보도했습니다. 애덤스가 체포된 이유는 신페인당의 뿌리라고 할 수있는 '아일랜드해방군(IRA)'이 1972년에 저지른 , 한 30대 어머니의 납치와 살해사건에 연루돼있기 때문입니다. 게리 애덤스란 인물이 영국과 북아일랜드에서 가지고 있는 의미가 워낙 크기 때문에, 그의 체포와 살해혐의는 당연히 핫뉴스일수밖에 없습니다. 요즘은 좀 수그러들었지만, 한때 영국과 북아일랜드는 그야말로 끔찍하게 서로 싸웠고, 그 와중에 숱한 사람들이 희생됐지요. 애덤스에 대한 법적 처리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겨우 잠잠해진 북아일랜드가 다시 요동칠 수도 있습니다. 애덤스는 1997년 13일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인근 스토몬트..

얼음과 화산의 나라 아이슬란드, '북쪽의 할리우드'로 떴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사진)''토르:다크 월드''오블리비언''배트맨 비긴스''노아'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할리우드가 제작한 영화라는 점 이외에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아이슬란드에서 촬영한 작품들이란 점이다. 아이슬란드가 '북쪽의 할리우드'로 각광받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아이슬란드에 주목하는 미국 영화인들이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하더니, 최근들어선 아이슬란드에서 촬영한 영화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덩달아 아이슬란드의 영화 산업도 급성장해 다양한 업종들이 생겨나고 있다. '얼음과 화산의 나라'로 알려져온 아이슬란드가 영화 산업의 새로운 중심지가 되고 있는 것이다. 아이슬란드가 주요 배경으로 등장하는 영화로는 앞의 5편 이외에도 제임스 본드 시리즈 중 하나인 '다이 ..

특이한 정신세계의 소유자 오다기리 님.. 꽃미남을 거부하는 꽃미남

오늘 포털 사이트를 보다가 큭 웃었습니다. 일본 영화배우 오다기리 조 때문이었지요. 국내 개봉하는 영화 '행복한 사전'을 홍보하기 위해 방한했던 모양입니다. 그의 기자회견을 보도하는 사진의 제목이 저를 웃겼습니다. "난해한 패션" 이란 제목이었지요. 오다리기 조가 패션을 통해 자신의 특이한 정신을 드러낸게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사실 영화 속에서는 단정하거나, 자유로운 이미지 정도로 등장하는데 비해 이른바 사복패션에서는 '정장'차림은 커녕 '상식적인' 수준의 패션을 보여준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죠. 패션으로 보건대, 오다기리 조는 정신세계도 남다를게 분명합니다. 극도로 폐쇄적인 성격이 아닐까도 싶습니다. 사진을 보면, 웃는게 거의없이 뚱한 표정을 지을때도 많고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듯한 패션과 달..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마저... 마약으로 세상을 떠난 연기의 천재

그는 단역으로도 빛이 나는 배우였습니다. 한마디로 그는 '신 스틸러(Scene Stealer)'였지요. 주연이든, 단역이든 상관없었습니다. 그를 맨 처음 본 것은 1996년작 였습니다. 이 영화에서 그는 이름도 기억할 수없는 기상학자 중 한 명이었지요. 하지만, 토네이도 추적에 미친 광적이면서도 유쾌한 캐릭터를 연기해 주연배우인 헬렌 헌트와 빌 팩스턴을 압도할 정도였지요. 이후 그는 등에서 연이어 관객들의 시선을 끌었지요. 폴 토머스 앤더슨의 에선 남자 간호사, 스파이크 리 감독의 의 소심한 영어선생, 토드 루이소 감독의 에서 자살한 아내의 흔적을 더듬는 남편 등 호프만은 배역의 크기와 상관없이 언제나 스크린에서 반짝이는 명배우였습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2005년, 호프먼은 로 그야말로 '대박'을 터트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