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 양자경, 미얀마... 그리고 ,영화 '더 레이디'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 정부가 12일 6300명에 이르는 대규모 사면을 단행한 날,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양자경이 아웅산 수치를 연기한 영화 '더 레이디'가 공개됐습니다. 뤽 베송이 감독을 맡았다는 것이 좀 의외이기는 하지만, 양자경이 기가막힐정도로 수치의 이미지를 그대로 표현해낸 영화 스틸사진이 눈길을 끕니다.
군사독재정권에서 지난해 민간정부로 '겉모습'만 바뀐 미얀마에서 모처럼 변화가 일어나기는 나고 있는 것같습니다. 미얀마 관리들이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민족당(NLD) 당원 수백명을 포함해 정치범들이 수일내 사면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미뤄 이번 사면에 정치범들이 대거 포함됐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미얀마에서 민주화가 현실화될지, 평생을 조국을 위해 바친 수치의 앞날은 어찌될지 궁금해집니다.
먼저, 양자경이 수치를 연기한 '더 레이디'의 스틸들을 구경해보지요 .
양자경은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읽고 감동해 펑펑 울었고, 수치를 가능한 흡사하게 연기하기 위해 체중을 5kg 뺐다고 하네요
(뺄데가 어디있다고.. 흑)
오래전부터 수치의 외신사진을 보면서 느낀 것은 첫째 연약한데도 강철처럼 강인하다는 것이고, 둘째 오랜세월 핍박과 연금생활을 하면서도 어떻게 꽃으로 자신을 치장할 여유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었습니다. 수치의 사진을 보면 머리나 가슴에 꽃을 꽂을 때가 많거든요. 아마도 극악한 상황에서도 인간으로서의 아름다움, 조국의 자부심을 꽃으로 나타내고 싶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은 미얀마,아니 반정부 진영의 표현대로라면 버마가 열악한 나라이지만, 우리 버마인은 우아한 민족이다란 메시지를 전세계에 알리고 싶었던것같아요. 실제로 저같은 사람에게는 그렇게 느껴졌고요.
젊은시절 수치의 모습을 보시겠습니다. 영국인 남편 아리스와 결혼한지 얼마 안됐을때의 모습인 것같습니다.
그때는 앞으로 펼쳐질 시련, 남편이 전립선암으로 죽어가는데도 그를 보러 영국으로 가면 입국금지로 영영 돌아오지 못할까봐
갈 수도 없는 처지가 될줄은 몰랐겠지요. 당시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 등 수많은 사람들이 미얀마 정부에 아리스 박사의 입국을 허가라고 요구했지만, 미얀마 정부는 수치가 남편을 보러가면 되지 않냐면서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했지요. 결국 아리스는 아내가 자랑스럽다고 말하면서 1999년 영국에서 53세 나이로 사망했습니다. 남편의 사망소식을 듣고 수치는 어땠을까요...
그토록 아름답던 수치도 어느덧 주름진 얼굴이 됐네요.
마이클 아리스는 91년 미얀마에서 가택연금상태에 있던 아내를 대신해 두 아들과 함께 노벨 평화상을 대리 수상했습니다.
암진단을 받기 6년전의 모습이네요.
어머니없이 아버지의 마지막을 지켰던 아들은 최근 수치가 가택연금에서 해제된 후 미얀마를 방문해 어머니와 재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