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드레스덴 보석박물관 털렸다...1.3조원어치 사라져
유럽 최고의 보석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는 독일 드레스덴 그뤼네 게뵐베('녹색 금고'란 뜻)박물관에서 25일(현지시간) 발생한 '2차세계대전 후 최악'의 도난 사건에 독일은 물론 전 세계가 충격에 빠져 있다.
1723년 작센 왕국의 아우구스트 1세에 의해 건립된 이 박물관은 '유럽의 보석상자'로 불릴만큼 호화찬란한 보석 공예품들을 소장하고 있어, 전 세계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소장품 중 어떤 작품이 도난 당했는지는 아직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현지언론 빌트, DPA,프랑스 AFP, 영국 가디언,미국 뉴욕타임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마리온 아커만 박물관 관장은 "보석 장식물(jewel garnitures) 세트 3개가 사라졌다"고만 말했다.
문제는 각 세트가 40여개의 다이아몬드, 루비, 진주, 사파이어 등으로 만든 장신구들로 구성돼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작센 왕국의 국왕 및 왕족들이 착용했던 목걸이, 귀걸이, 브로치, 버튼,홀(지팡이)등이 포함돼있다. 보도에 따르면, 2개 세트는 각 37개의 장신구들로 이뤄져 있고, 나머지 1개는 20여개의 장신구들로 구성돼있다.
따라서 도난 당한 보석 공예품들은 총94개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 박물관에는 '보석 장식물' 세트가 총 10개 있는데, 이중 3개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박물관 소장품은 약 3000개로 알려져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소장품은 일명 '드레스덴 그린(녹색)'으로 알려진 '녹색 다이아몬드 펜던트'이다. 이 녹색다이아몬드는 무려 40.7 캐럿이다. 아우구스트 2세가 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 드레스덴 그뤼네 게뵐베 박물관의 대표 소장품인 41캐럿짜리 녹색 다아이몬드 펜던트.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2019.11.26
'드레스덴 그린' 다이아몬드는 이번에 도둑들이 침입한 전시실과는 다른 전시실에 평소 전시돼있는데,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엔 마침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열리는 전시를 위해 대여된 상태였다. 이 전시는 25일부터 시작됐다.
도둑들은 드레스덴 박물관의 10여개 전시실 중 '보석의 방'으로 불리는 전시실만 털었다. 이 곳에는 수백개의 다이아몬드, 루비,에메랄드, 진주 등으로 만든 공예품 뿐만 아니라 금,은,상아, 호박으로 만든 정교한 조각상들도 전시돼있었다. 특히 에메랄드와 사파이어 수백 캐럿으로 제작된 63cm 높이의 흑인(무어)조각상도 이곳에 있다.
독일 드레스덴 그뤼네 게뵐베 박물관 소장 '무어상' . <사진출처:그뤼네 게벨베 박물관 홈페이지> 2019.11.26
하지만 도둑들이 크기가 큰 작품들은 놔두고 옮기기 쉬운 작은 작품들을 훔쳐갔다고 독일 언론들이 보도한 것으로 볼 때, 이 흑인 보석상은 도난 당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박물관 측은 이번에 도둑맞은 소장품들의 가격이 총 얼마나 되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문화적, 역사적으로 돈으로 환산할 수없다"는 이유에서이다. 다만 언론들은 최고 10억유로(약1조3000억원)어치가 도난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난 당한 작품들이 전 세계적으로 너무 유명하기 때문에 공개된 시장에서 세트로 팔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도둑들이 세트에 포함된 작품들을 하나씩 나눠 암시장에서 팔아치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다.
아커만 관장은 세트가 분리돼 각각 팔릴 가능성에 대해 "상상만해도 끔찍하다"며 절망적인 심정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