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이스라엘 하마스, 대규모 포로교환

bluefox61 2011. 10. 12. 14:07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정세가 모처럼만에 흥미진진한 국면을 나타내고 있다. 

11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하마스의 지도자 칼레드 마샤알과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집트의 중재로 2006년부터 5년간 하마스에 억류돼온 이스라엘 병사 길라드 샬리트와 이스라엘내 교도소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전사 1027명을 맞교환하기로 했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1대 1027의 맞교환이란 방식도 놀랍지만, 이번에 석방될 팔레스타인 전사들 중 유명인사들이 다수 포함돼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하마스는 물론 요르단강 서안을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끈질긴 석방요구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이스라엘은 요지부동으로 이들의 석방을 거부해왔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왜 이렇게 파격적인 포로교환을 받아들인 것일까. 하마스와 대화를 거부해왔던 이스라엘이 노리는 것은 무엇일까. 하마스는 왜 샬리트를 내주기로 한 것일까. 이번 협상은 이스라엘에게 유리한 것일까, 하마스에게 유리한 것일까. 자치정부의 마무드 압바스수반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우선, 이번에 석방되는 인물을 살펴보자. 


길라드 샬리트는 평범한 19세 이스라엘 군인이었다가, 어느날 갑자기 이-팔 갈등을 상징하는 주인공이 됐다. 2006년 가자접경지대에서 근무중이던 그는 하마스에 의해 붙잡혀 가자로 끌려갔다. 
이스라엘은 샬리트를 구출한다는 명목으로 가자지구를 전격적으로 침략해, 수천명의 사상자를 초래했지만 결국 샬리트를 찾아내지는 못했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이 샬리트란 인물을 상징적으로 내세워 가자침략을 정당화하려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현재 그가 어디에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하마스는 2009년 샬리트의 동영상을 공개함으로써 그가 여전히 생존해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렸다. 샬리트의 부모는 그의 석방을 위해 전임 올메르트 총리는 물론이고 현 총리 네타냐후 관저앞에서 농성을 벌여오고 있다. 두사람은 정부가 가자 침략에만 관심이 있고, 정작 샬리트를 평화적 협상을 통해 구출해내는데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비판해왔다.

이스라엘 교도소 쪽에서 석방될 것으로 보이는 인물들 중 최고 관심사는 마르완 바르구티(52)이다. 

1,2차 인티파타 지도자였던 바르구티는 2002년 서안 라말라에서 이스라엘 보안대에 체포된 후 지금까지 이스라엘 교도소에 수감돼있다. 한때 평화주의를 주장했다가 대이스라엘 폭력에 뛰어든 그는 '팔레스타인의 만델라'로 불릴 정도로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다. 현재팔레스타인 인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정치인 중 한명으로 봐도 무방하다. 
특히 그는 압바스 자치정부 수반의 한때 동료이자, 가장 강력한 경쟁자란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치정부의 근간을 이루는 파타당의 핵심멤버였던 그는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였던 2004년 11월 자치정부  구성을 위한 총선에 출마했다. 압바스 측의 압력으로 한때 출마의사를 접는 듯했던 그는 결국 자신의 아내를 통해 전격적으로 출마신청서를 냄으로써 압바스에 도전을 선언했다.
바르구티가 이번에 라말라로 돌아오게 된다면, 한때 포스트 -아라파트 자리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던 바르구티-압바스 간의 미묘한 알력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스라엘 당국자는 12일 바르구티가 석방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언론들의 보도를 일단 부인했다. 
일부 언론들은 하마스가 이스라엘과의 협상에서 바르구티 등 핵심인물 40여명의 해외망명을 수용했다고 보도했다. 즉, 바르구티가 석방된다하더라도 라말라나 가자로 돌아가지 못하고 해해외에 체류하게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압둘라 바르구티의 석방여부도 관심사이다. 

마르완 바르구티와는 특별한 혈연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하마스의 핵심 전사들 중 한명이다. 물론 국제사회에는 극렬한 테러분자로 낙인찍혀있다. 하마스가 연관된 약 100여건의 테러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2000년대 초반 체포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수감생활 중이다. 폭탄제조와 테러모의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하마스의 엔지니어'로도 알려져있다.

그럼,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대규모 포로 석방에 합의한 이유는 무엇이고, 어떤 노림수를 갖고 있는 것일까.

일단, 네타냐후는 국민적 인물인 샬리트의 석방을 평화적으로 이끌어냄으로써 정치적으로 큰 성과를 거두게 됐다. 외부적으로는 팔레스타인자치정부의 유엔 국가승인 추진 ,내부적으로 폭발하는 사회적 정치적 분노 여론에 직면해있는 그로서는 샬리트의 귀환을 정치적 돌파구로 삼을 수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 1년넘게 거부해온 팔레스타인과의 협상을 곧 재개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유엔 국가승인 시도로 외교적인 코너에 몰려있던 그는 샬리트 석방협상 타결로 기존의 강경보수의 이미지를 벗고 자신의 평화추구 의지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전달하는 효과를 얻을 수있을 듯하다. 

또하나는 하마스와 압바스 정부 간의 괴리효과이다. 

이번 협상에서 이스라엘은 압바스 정부를 쏙 빼놓고 하마스와 일종의 '직거래'를 했다. 이를 통해 압바스 정부를 압박하려는 것이 네타냐후의 전략이 아닌가 싶다.

하마스는 두말할 것도 없이, 샬리트 한명을 내주고 1027명의 전사를 귀환시키는 '수지맞는 장사'에 성공했다.
칼리드 마샤알 하마스 지도자 역시 정치적 위상이 강화되는 효과를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상을 막후에서 이끌었던 이집트 과도정부 및 군사위원회 역시 '민주화 시위'로 약화됐던 역내 외교적 영향력을 회복하는 성과를 올리게 됐다.

낙동강 오리알 격으로 난처해진 것은 마무드 압바스 자치정부 수반이다. 유엔 국가승인으로 내부 지지율이 급등한 그로서는 느닷없는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간의 포로교환 협상타결이 그리 반갑지 않을 수도 있을 듯하다. 물론 베네수엘라를 방문 중인 그는 협상 뉴스를 듣은 후 기자들에게 " 많은 사람들이 풀려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