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문제적 인간 베를루스코니

bluefox61 2011. 6. 14. 14:38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2주전 유권자들로부터 따귀를 얻어맞은 이래 이번에 두번째로 다시 뺨을 맞았다."
 

12일 이탈리아 국민투표에서 유권자들이 베를루스코니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정책 4건을 95%의 압도적인 표로 거부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집권 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우파정당 북부동맹의 고위당직자 로베르코 칼데롤리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총리에 대한 국민의 깊은 불신과 거부감을 지적했다. 총리가 2주전 오랜 정치적 기반인 밀라노와 나폴리 지방선거에서 참패당한 이래 이번 국민투표에서 또다시 싸늘하게 돌아선 민심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현지일간지 코리에르 델라 세라도 " 베를루스코니 정부 퇴출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현지 및 외신들은 미성년 성매수, 뇌물 및 탈세 혐의로 기소당하는 등 숱한 스캔들과 부패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권력을 유지해온 베를루스코니 총리 정치생명의 끝이 드디어 보이기 시작했다고 일제히 전망했다.중도 좌파 민주당의 미크로 메가지 당수는 베를루스코니의 퇴진을 강력히 촉구했다.
 

야당에 의해 추진된 이번 국민투표는 원자력발전소 재개, 상수도 민영화, 상수도 가격결정 민영화, 총리 및 각료들에 대한 면책특권 등 4가지 정책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묻는 형식으로 치러졌다. 

원전 경우 체르노빌원전사고 1년뒤인 1987년부터 현재까지 중단돼있으며, 베를루스코니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전체 에너지소비의 20%를 원자력에너지로 충당한다는 계획하에 원전건설재개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국민투표에서 원전반대의견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이탈리아는 스위스와 독일에 이어 유럽에서 세번째로 원전포기를 사실상 선언하게 됐다.
 

베를루스코니는 국민투표 실시에 앞서 "나는 투표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유권자들의 불참을 간접적으로 촉구했다. 투표율이 50% 미만일 경우 결과에 대한 법적 효력이 없다는 점을 이용해 투표율 낯추기에 안간힘을 쓴 것. 그러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젊은이들이 국민투표 참여를 독려한 결과 두표율은 57%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리의 임기는 2013년까지이다. 현재로선 연정에 참여한 북부동맹이 탈퇴할 기미는 없지만, 내부적으로는 베를루스코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오는 22일 의회는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치를 예정이다. 


<문제적 인간 , 베를루스코니> 

한 국가의 지도자들 중 베를루스코니만큼이나 문제적 인간도 없습니다. 
베를루스코니보다 더 이해하기 힘든 것은 이탈리아입니다. 베를루스코니를 세번씩이나 총리직에 앉혔으니까 말입니다.
17세 미성년 소녀 루비(현재는 성년)를 성매수했다는 혐의로 밀라노 검찰에 의해 기소당한 베를루스코니는 2013년까지 임기이니, 북부동맹이 연정을 깨고 나가지 않는한 그가 총리직에서 중도 퇴진할 가능성은 없는 상황입니다. 유럽 언론들조차, 어떻게 이탈리아에서 베를루스코니같은 사람이 쫓겨나지 않고 권력을 차지하고 앉아있는지 알 수없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지요. 앞의 이코노미스트 표지가 그런 정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대다수 언론들이 지적하는 것은 이탈리아 최대 언론재벌이 베를루스코니가 언론을 장악하고 있기때문에 권력을 유지할 수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그것도 그리 타당한 지적은 아닌 것같습니다 .코리에르 델라 세라 등 많은 미디어들이 줄기차게 베를루스코니 비판 기사를 쏟아내고 있거든요. 

일각에서는 19세기말 이탈리아 통일 후 최근까지 이어져왔던 이탈리아의 혼란스런 정치사에서 근본적인 이유를 찾기도 합니다. 정권교체가 너무 자주 일어난 탓에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환멸이 깊어졌고, 정치 무관심 역시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12~13일 국민투표에서 보듯, 최근들어서는 민심도 조금 달라진 듯합니다. 

언론에 비친 베를루스코니의 일반적인 이미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진을 보시죠. 
시선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 걸까요. 각선미? 아니면 엉덩이?
그런가하면 이런 제스처를 취한 적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참 화끈하게 비칠수도 있겠지만, 공식석상에서 국가지도자가 할 만한 행동은 아니지요.
그러다보니, 자기 국민들로부터 테러를 당한 적도 있습니다.
아마도 제 기억에는, 한 남자가 던진 에펠탑 상에 얻어맞아 코뼈가 부러진 적도 있었지요.  그 때 현장 모습입니다.


베를루스코니는 이 사건 후 잠시 휴가를 내고, 코 성형수술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 분 어록은 더 가관입니다.
이른바 '루비 스캔들'에 터지자, " 게이인 것보다는 낫지 않느냐"라고 말한 적도 있고,
모로코 출신의 돈없는 루비가 너무 안되보여서 돈 좀 주며 도와줬던 것뿐이라며 '키다리 아저씨 ' 행세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 발언에 대한 현지 반응은 대체로 " 지나가던 개도 웃겠다" 인 것같습니다.
"나는 너무 매력적이어서 여성의 사랑을 돈 주고 산 적은 한번도 없다"느니, " 지금 만나는 여성이 있는데 왜 성매수를 하겠느냐"고도 했습니다. 이 발언후 몇개월이나 지났는데, '만난다'는 여성이 언론에 드러난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이밖에 그의 호화찬란한 '어의상실' 어록을 참고로 보시지요. 차암, 오묘한 정신세계를 가진 분인 것같습니다. 

- ”무솔리니는 정적을 죽이거나 은퇴시키지 않았다. 무인도로 추방시켰을 뿐이다" (실제로 무솔리니도 반대파를 암살하였다)
 
- 2003년 7월, EU의장국의 연설에서 베를루스코니를 비판한 독일의 마르틴 슐츠 의원에게
“나는 나치 시절 독일의 강제수용소에 관한 영화 제작자를 알고 있다. 당신을 간수 역으로 출연할 것을 제안한다. 당신이라면 제격이다” (이 발언으로 독일과 이탈리아는 외교분쟁 직전까지 갔다)

- “선거기간중 섹스를 끊겠다” (전세계 선거 역사상 이런 발언을 한 지도자는 베를루스코니가 유일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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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모택동 집권당시 중국은 아기를 삶아서 비료로 썼다”고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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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15일 기자회견에서, 스페인 각료의 과반수가 여성으로 교체된 것에 대해
 “너무 선정적이다. 이탈리아에는 있을 수가 없다. 이탈리아는 우수한 남성이 넘칠 정도이고, 각료에 어울리는 유능한 여성을 찾는 것은 어렵다”

-2008년 11월 6일 버락 오바마 당선에 대해
“오바마는 젊고 잘생겼고 거기다 선탠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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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이탈리아에서 빈발하고 있는 강간사건에 대해서 의회가 대책마련을 촉구하자
“이탈리아는 예쁜 여자가 많기 때문에 강간이 사라지는 것은 무리다”
 
-이 발언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이탈리아인 여성을 칭찬해준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