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영화 이야기/영화로 본 세상

[루스체인지]

bluefox61 2006. 7. 19. 16:03
9.11테러는 과연 부시 행정부의 완전범죄에 가까운 자작극이었는가. 뉴욕 세계무역센터(WTC)는 비행기 충돌로 인한 충격과 화재로 무너져내린 것이 아니라, 건물 내부에 미리 설치된 폭발물들이 연달아 터지면서 인위적으로 철거된 것일까.

9.11테러가 미국 정부의 자작극이었다는 주장을 나름대로 꼼꼼한 증빙자료들을 근거로  입증한 다큐멘터리 한편이 최근 인터넷상에서 네티즌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제의 작품은 미국의 젊은 다큐멘터리 감독 딜런 에이버리(22)가 지난 2005년 11월 제작한 <루스 체인지 (Loose Change)>. 지난 6월부터 검색사이트 구글을 비롯한 각종 인터넷사이트에 무료로 공개(현재 공개된 파일은 두번째 에디션)되면서 미국 등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이 영화에 대한 입소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9.11테러 조작설이 제기된 것은 사건직후부터이다. 한마디로 ,  빈 라덴이 이끄는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가 저지른 것이 아니라 미국 정부에 의해 조작된 것이란 주장이다. 이른바 음모이론이다. 프랑스 저널리스트 티에리 메이상의 무시무시한 사기극 9.11테러 음모설을 제기한 대표적인 저서 중 하나라고 할 수있다.  

9.11테러 조작설은 루스벨트 행정부의 진주만공습 사전인지설부터 시작해 케네디 암살 조작설, 마릴린 몬로 살해설 등에 이르기까지 20세기 현대사의 굵직한 음모이론들의 맥락을 잇고 있다. 수천명의 무고한 시민들이 죽음을 당했을 뿐만 아니라 냉전체제의 붕괴이후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의 심장부를 가격한 엄청난 사건이었다는 점, 그리고 그 이후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적인 외교정책이 국제사회를 주도하면서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전쟁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9.11테러는 음모이론의 최적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루스 체인지>가 네티즌들로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미국 정부가 그동안 공개하고, 미국 주류언론들이 보도해온 9.11테러사건 전말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자료들을 집중적으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명쾌한 논리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설득력을 더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지난해말 공개된 이후 <루스체인지>의 오류만을 집중적으로 분석한 별도의 사이트까지 나와있을 정도로 이 영화의 한계와 문제점에 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루스체인지>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딜런 에이버리는 당초 9.11테러에 관한 극영화를 만들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정부발표와 일치하지 않는 점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알게 됐고, 결국에는 픽션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픽션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관련자료들을 모아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게 됐다.
말소리보다 더 큰(Louder Than Words)이란 의미심장한 이름의 프로덕션을 이끌고 있는 그는 CNN, NBC, 폭스뉴스 보도자료를 비롯해 정부가 공개한 공식보고서, 그리고 프랑스 다큐 형제작가인 노데 형제감독의 9.11현장 다큐화면 자료를 사용해 영화를 만들었다. 한마디로 독자적인 조사작업의 결과가 아니라, 이미 공개된 자료를 다른 각도에서 꼼꼼히 살펴본다면 누구가 기존 정설과 전혀 다른 진실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알게될 것이라는게 에이버리 감독의 주장이다.
제작사측은 극장개봉 대신 2005년말부터 인터넷을 통해 DVD로 영화를 판매하기 시작했고, 약 반년뒤인 올 6월부터 구글비디오 사이트를 통해 무료 다운로드 서비스를 개시했다. 에이버리는 이 영화를 통해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9.11테러 또는 네오콘관련 심포지엄에 종종 연사로 초대받기도 하는 유명인사가 됐다. 방송전문지인 브로드캐스트에 따르면, 지난 6월 14일 미 하원에서 이 다큐멘터리가 특별상영된 적도 있다고 한다.

 

▲<루스 체인지>는 어떤 내용인가.


81분짜리인 이 다큐멘터리는 9.11테러와 관련된 의외의 사실들을 담고 있다. 이중 대부분은 주류언론을 통해 거의 다뤄지지 않았던 것들이다.

먼저 , 케네디 정권때 국방부 일부 매파 주도로 쿠바개입의 빌미를 만들기위해 쿠바침공 조작 프로젝트가 진행된 적이 있으며, 부시 행정부에 들어와서는 럼즈펠드 장관에 의해  펜타곤(국방부건물)에 대한 모의테러 프로젝트가 은밀하게 진행돼 가상훈련까지 수차례 이뤄졌다는 증거가 있다고 에이버리 감독은 주장한다.

그는 한 걸음 나아가 ,9.11 당시 납치된 보잉 757 여객기가 펜타곤과 충돌한 현장사진들을 검토해보면 통상적인 여객기 충돌로 결코 볼 수없으며 오히려 크루즈 미사일 공격에 의해 파괴된 것으로 봐야할 증거가 뚜렷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당시 현장 목격자들은 일반 여객기와 달리 충돌한 비행기의 기체 측면에 창문이 전혀 없었고, 비행기 연료가 타는 냄새가 아니라 화약냄새가 진동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특히 펜타곤 건물에 생긴 둥근 구멍모양의 파괴 흔적은 비행기 기체모양과 일치하지 않는다.

세계무역센터 붕괴 과정에도 미심쩍은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최첨단 공법의 건물이 아무리 비행기의 공격을 받았다하더라도 불과 몇십분만에 완전히 무너져내린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영화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섭씨 1100도의 고온에서 안전보증을 받은 강철들을 사용한 무역센터 건물이 화재로 한꺼번에 녹아내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런 주장을 언론들을 통해 제기했던 몇몇 전문가들이 이후 소속기관에서 해고되거나 , 갑자기 말을 바꿔버리는 일이 자주 발생한 점도 의아한 부분이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경우, 1945년에 B25 폭격기 한대가 안개속에 방향을 잃고 79층에 부딛혀 화재가 발생했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2004년 베네수엘라에서 56층짜리 건물이 무려 17시간이 불탔을때도 붕괴되지는 않았다. 무역센터 건물 2개와 부속건물인 무역센터 제7호건물은 세계 역사상 화재로 주저않은 유일한 건물들이다. 그만큼 무역센터의 붕괴는 매우 이례적이란 이야기이다.

영화는 초기 구조활동에 투입됐던 뉴욕시 소속 소방관들의 증언 및 통신자료들을 인용하고 있는데, 이들은 건물안에 들어갔을 때 아랫쪽 층에서 잇달아 폭발음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소방관들의 통신기록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테러 발생 약 1년동안이나 공개금지 상태였다가, 겨우 일부분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따라서 낡은 건물들을 없앨 때 동원되는 폭파공법에 의해 무역센터건물들은 붕괴됐다는 것이 에이버리 감독의 결론이다. 그는 건물의 아랫쪽  층 주요 부분에  폭발물이 미리 설치돼있었을 것이며, 테러 몇주전 돌발적인 긴급소방훈련이 몇차례 실시돼 건물 주요 시설부분에 대해 소개령이 내려진 적이 있었던 일 등을 폭탄설치의 반증으로 제시한다.

승객들의 용감한 저항으로 테러를 막아냈던 유나이티드 항공 소속 UA93호기의 추락상황에도 수긍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우선 승객들의 통화기록들을 보면 지나치게 침착하거나 다시걸겠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특히 민항기의 일반적인  비행고도인 6100m에서는 무선전화 연결이 1%에 불과한데, UA93편 기내에서 그렇게 많은 통화가 이뤄졌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비행기추락지점에 별다른 잔해가 남아있지 않고 몽땅 화재로 녹아없어졌다는 수사당국의 조사결과도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 감독은 기내통화 내용이 조작됐으며, UA 93편 추락도 테러에 의한 것이 아닐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9.11테러 직후 미국정부는 주범으로 오사마 빈 라덴을 지목하면서, 그 증거로 빈라덴의 비디오테이프를 공개했다. 그러나 이 비디오 속의 빈 라덴은 그 이후 공개된 빈라덴과 얼굴모습이 다르고 , FBI 자료에 왼손잡이로 나와있는 것과 달리 비디오 속 빈라덴은 오른손을 능숙하게 사용하며 ,이슬람 율법이 금하고 있는 금반지를 손가락에 끼고 있었다.

에이버리는 영화 끝부분에서 미국은 납치됐다. 알카에다에 의해서도, 빈라덴에 의해서도 아니다. 바로 한 줌의 반역자에 의해 미국이 납치된 것이다. 질문을 던져라, 그리고 답을 요구하라란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루스 체인지>는 무엇이 틀렸나


이 영화가 공개된 이후 비판자들뿐만 아니라 전문가들로부터도 수많은 오류가 지적됐다. 특히 일부 보수성향의 비판자들은 TV드라마 엑스파일류의 근거없는 설을 내세워 관객들의 이성보다 감정에 호소하는 영화라고 질타하고 있다.

오류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특정자료의 의도적인 배제 및 생략이다. 웹사이트 911reserch.wtc7.net에 의하면, 펜타곤 관련 장면에서 감독은 여객기가 충돌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는 관련자들의 증언만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 대형민간여객기가 충돌한 것을 목격했다는 증언자들이 당시 무려 100명이 넘었다는 것이다. 결국 감독이 의도된 결말을 도출하기 위해 객관성을 유지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밖에도 △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충돌한 비행기는 B25가 아니라 그보다 1/3 크기에 불과한 작은 비행기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건물에 미친 충격이 크지 않았으며 △UA93편의 추락전 비행고도는 약 1830m로 낮아서 무선통화 연결에 어려움이 없었고

△승객들의 통화내용 조작은 기술적으로 사실상 불가능하며 △ 무역센터 붕괴과정에 관한 주장에도 문제점이 많다는 점 등이 지적되고 있다. 이 중 상당부분들은 에이버리 감독도 공개적으로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비판자들조차 <루스 체인지>가 9.11테러에 대한 새로운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아직도 설명돼야할 부분이 많다는 점을 인식시켰다는 점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911reserch.wtc7.net은 많은 오류에도 불구하고 <루스 체인지>는 9.11테러에 관해 보다 진지하고 시급한 조사를 요구하는 의문들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