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이것이 화성의 게일분화구

bluefox61 2012. 8. 7. 19:47


나사(NASA·미항공우주국)는 6일 화성 표면에 착륙한 탐사로봇 큐리오시티가 전송한 게일 분화구의 주변 모습을 담은 흑백사진들을 공개했다. 사진 위쪽 멀리 흰색으로 보이는 것이 분화구 중앙에 자리잡은 샤프산이며, 그 아래 검은 줄처럼 보이는 것이 모래언덕이다. 

사진 앞쪽에는 큐리오시티의 그림자가 나타나있다.이번 프로젝트를 전담한 나사 산하 '제트추진연구소'측은 큐리오시티 카메라의 어안렌즈가 촬영한 영상을 바로 잡은 사진이라고 밝혔다. /나사·로이터연합뉴스


 

인류가 화성에 새롭게 눈떴다.

   

약 8개월만의 비행을 마치고 6일 오후 2시32분( 한국시간) 화성에 안착한 나사(NASA·미항공우주국)의 최첨단 탐사로봇 큐리오시티가 보내온 게일 분화구의 모습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큐리오시티가 화성의 목적지에 정확히 도달해 지구로 안착신호를 보내온 것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6일 오전 1시 32분(한국시간 오후 2시32분).큐리오시티는 수 분 뒤 흑백 '인증샷'사진을 전송, 앞으로 최소 2년간 자신의 활동지가 될게일 분화구의 주변 모습을 사실상 생중계하기 시작했다. 

사진에는 큐리오시티의 발밑에 있는 돌들이 섞인 흙과 광활하게 넓은 황무지같은 지형, 그리고 자신의 탐사 종착지가 될 약 5,4km 높이의 샤프산이 또렷이 보인다. 앞서 나사의 탐사선(랜더) 바이킹 1.2호( 1976년), 탐사선 패스파인더와 탐사로봇(로버) 소저너(1997년) , 탐사로봇 스피릿과 오퍼튜니티( 2004년) , 탐사선  피닉스(2008년)  등이 화성에 투입됐지만, 화성 적도 부근의 게일 분화구 안쪽에 착륙해 그 모습을 인류의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보이기는 큐리오시티가 처음이다.

 

<게일 분화구 샤프산아랫쪽에 착륙한 큐리오시티의 위치 (가상도)>



7일 현재 나사 홈페이지에 오른 게일 분화구의 사진들 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역시 샤프 산의 모습이다. 큐리오시티의 전면부 왼쪽 카메라가 포착한 이 흑백사진에는 멀리 샤프산이 보인다. 약 35∼40억년전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게일 분화구의 중앙에 자리잡은 샤프산은 마치 눈에 덮힌 듯 흰색을 띠고 있다. 

큐리오시티는 향후 약 6개월간 샤프 산 아랫쪽으로 천천히 이동하면서 토양 분석 등 각종 실험을 실시, 내년 중반쯤이면 산 중턱까지 올라갈 계획이다. 과학자들은 오래전 게일 분화구가 물에 잠겨있었다가 건조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화성의 기후 변화에 대한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큐리오시티는 앞으로 수일동안 고해상도 칼라사진 수백장을 지구로 전송할 예정이다.


화성 도착 첫날, 큐리오시티에게 부여된 가장 중요한 임무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있는 나사 산하 '제트추진연구소(JPL)'와  교신을 위한 안테나를 올려 작동을 시작하는 것이다.JPL 관제센터에서 큐리오시티를 원격조정하기 위해선 안테나의 정상작동이 필수적이다. 

큐리오시티에는 극초단파(UHF)ㆍ고출력ㆍ저출력 안테나가 달려 있다. 저출력 안테나는 큐리오시티의 위치와 상관없이 NASA에 관측 영상을 직접 전달하며,고출력 안테나는 NASA에서 하달하는 명령을 받는 '귀' 역할을 한다. UHF는 화성궤도 탐사위성 오딧세이와 르코네상스와의 교신용이다. 두 개의 위성은 큐리오시티가 보내온 정보를 지구로 중계한다. 이중 르코네상스위성은 큐리오시티를 탑재한 운반선이 낙하산에 매달려 화성에 내려앉는 순간을 340km 위 상공에서 카메라로 포착하는 임무를 멋지게 성공시켰다. 

큐리오시티의 원격조정을 맡은 10여명의 기술자 중 한사람인 스콧 맥스웰은 6일 CNN과 인터뷰에서"마치 태어나 첫걸음을 내딛는 자식을 지켜보는 심정"이라고 조바심과 기대감을 동시에 나타냈다. 

 

<나사는 6일 화성 르코네상스 궤도위성(MRO) 의 '고해상 이미징 과학실험(HiRISE)'카메라가 포착한 탐사로봇 큐리오시티의 화성착륙 장면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왼쪽의 두개의 점처럼 보이는 것이 폭 16m의 낙하산에 매달려 화성을 향해 하강하는 큐리오시티 운반선으로, 오른쪽은 확대한 모습이다.  운반선의 위치는 화성 지표면으로부터 약 3km 상공, 르코네상스 위성의 위치는 약 340km 상공이다. 나사는  "1분이라도 빨랐거나 늦었다면 포착하기 불가능했을 사진"이라고 밝혔다. 나사·AP연합뉴스>



<나사가 7일 공개한 큐리오시티 주변의 운반선 파괴 현장 모습. 큐리오시티를 내려놓은 후 운반선이 멀리 날아가 떨어지면서 부품들이 흩어져있는 장면이다. 가장 멀리 날아간 운반선 열판과 큐리오시티 간의 거리는 약 1000m이다. 이 사진은 궤도위성 르코네상스가 찍었다. 나사는 각각의 주변에 나타난 검은색 지역은 불이나거나해서 생긴게 아니고 , 지표면에 떨어지면서 흙먼지가 흩어져 그 아래에 땅이 드러난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큐리오시티의 화성착륙 성공으로 나사의 우주개발계획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폭적인 우주예산 감축위기로부터 기사회생할 전망이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나사 예산은 경제위기를 이유로 2010년 187억달러, 2011년 184억달러, 2012년 177억달러로 꾸준히 줄어들었다. 정부는 내년도 나사예산을 전년대비 최대 40% 삭감할 계획이지만, 큐리오시티의 성공으로 재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영국 텔레그래프지 등은 만약 이번 프로젝트가 실패했더라면 나사의 화성탐사 프로젝트가 최소 한세대정도 중단될 수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우주비행사 출신 나사 수석과학자 존 그런스펠드는 6일 큐리오시티 착륙성공직후 기자회견에서 흥분된 목소리로 " 국제적 협력 덕분에 프로젝트가 성공했지만 로버(큐리오시티)는 메이드 인 USA"라며 우주개발분야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특히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