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셰일가스 환경파괴 논란

bluefox61 2011. 4. 12. 19:49

셰일가스가 세계 에너지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셰일가스에 대한 미국의 대대적인 개발붐에 이어, 한국 역시 관련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셰일가스가 본격적으로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부터이다. 채굴방법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해 뉴욕타임스 등 각종 언론들과 학계로부터 활발히 제기됐다. 셰일가스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계기로, 환경오염 논란을 살펴보자.


청정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는 천연가스가 석탄 등 화석연료만큼 지구온난화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천연가스의 친환경 에너지 신화가 무너질 경우, 미국 등 세계 각국의 대규모 천연가스 개발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뉴욕타임스(NYT)는 코넬대 연구팀이 곧 공식발표할 연구논문을 사전입수, 천연가스 생산 및 수송과정에서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메탄이 대기 중에 방출돼 온실가스효과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보도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는 것은 천연가스의 일종인 ‘셰일(shale·혈암) 가스’의 채굴 방식인 ‘수압파쇄’. 일명 ‘프래킹’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방법은 모래, 화학제를 혼합한 물을 고압으로 투사해 셰일층을 부숴 가스를 채굴하는 것으로 말한다. 문제는 프래킹 과정에서 방출되는 메탄의 양이 기존의 3% 내외가 아니라 7.9% 이상으로 나타난 것. 느슨한 가스관을 통해 누출되는 메탄의 양도 상당하다.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은 이산화탄소 다음으로 가장 큰 온실가스 주범으로 꼽힌다. 열을 가둬두는 성질이 있으며,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복사열의 약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나사(NASA·미 항공우주국) 산하 고다드우주연구소는 논문을 통해 메탄이 특정미립자의 상호관계로 인해 온실가스효과를 증폭시킨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지난 1월 비영리언론 ‘프로퍼블리카’는 미 환경보호국(EPA)이 천연가스 개발 및 수송과정에서 누출된 메탄의 양을 기존 수치보다 두 배로 늘려 잡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로버트 호와스 교수는 “천연가스가 석탄보다 낫다는 낡은 도그마가 과학적 검증없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정부와 가스개발업체는 대규모 천연가스 개발을 밀어붙이기 전에 최소한 보다 나은 검증작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캘리포니아주의 에너지 및 기후연구소인 ‘포스트카본연구소’ 역시 호와스 교수와 비슷한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을 오는 5월쯤 학계에 보고할 예정이다. 

데이비드 휴즈 박사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연구와 코넬대 연구결과를 근거로 할 때 친환경에너지 개발을 명분으로 한 대규모 천연가스 개발은 온실가스 방출을 더 악화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천연가스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늘리기보다는 기존 에너지의 효율을 개선하면서 풍력, 태양열 개발을 가속화하는 것을 바람직한 에너지 정책으로 주장했다. 

그러나 천연가스개발업계는 코넬대 등 학계의 연구성과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2023년까지 천연가스 생산량을 현재의 4배로 늘리겠다는 정부의 정책에 고무된 업계의 호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인 뎁스’사의 크리스 터커 대변인은 “코넬대 논문이 제시한 메탄 배출량을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호와스 교수가 ‘수압파쇄법’의 대표적인 반대론자란 점에 의구심을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