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들/세상의 모든 동물

아기곰 시쿠

bluefox61 2011. 11. 22. 20:33

덴마크의 아기곰 시쿠가 전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스칸디나비아야생공원에서 살고 있는 시쿠는 생후 며칠도 되지 않아 

어미에게 버림받아 죽을 위험에 처해있었으며,

현재는 사육사 3명에 의해 24시간 보살핌을 받으며 건강하게 자라나고 있다고 합니다.



아기 북극곰답게 귀엽기 짝이 없는 모습을 가진 시쿠는 유튜브에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인터넷 스타로도 뜬 상태입니다.

모습을 보시지요.시쿠(Siku)는 덴마크어로 '바다의 얼음'이란 의미라고 합니다.



 

혀를 빼물고 정신없이 잠이 든 모습의 사진도 있네요.

 


 

시쿠는 지금은 가고없는 독일 베를린 동물원의 크누트를 떠올리게 합니다.

2006년 12월 6일 베를린 동물원에서 태어난 크누트도 어미에게 버림받고 죽을뻔한 것을 

사육사인 도르플레인의 돌봄을 받으며 커서 세계적인 스타가 됐지요. 

당시만 해도 북극 곰이 태어나자마자 인간의 손에 의해 양육되기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어서, 

과연 죽지않고 정상적으로 성장할지 여부가 세계적인 관심사였습니다. 

일부 동물보호주의자는 아무리 동물원 안에 있는 북극곰이지만,

 인간이 키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베를린 동물원 당국을 비판했고요.



크누트가 엄청나게 인기를 끌면서, 동물원이 상업적으로 크누트를 이용하고 있다는 비난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크누트는 그 귀여움으로 모든 비판자들의 심장을 녹여버렸습니다. 

특히 사육사 도르플레인과의 관계는 매우 인상적이었지요.

 도르플레인은 크누트 덕분에 국가로부터 훈장까지 받았습니다.

누가 뭐래도 크누트와 도르플레인의 관계는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이었다고 할 수있습니다.

 

 

'아빠!'라고 말하면서 애교를 부리는 것같지요?

아빠 코는 어떤 맛일까..라며 햩기도 합니다.


크누트는 생후 몇개월쯤 되자 몸이 엄청 커버렸지요. 그런데도 아빠바라기는 여전했습니다.

도르플레인과 크누트는 하루에 몇시간쯤 정해놓고 동물원 우리내에서 서로 노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그 시간마다 관람객들이 엄청나게 몰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문제는 크누트가 한살쯤 되어서 너무 커져버린 다음이었습니다.

크누트가 위협적인 성격이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커져버려서 사육사가 우리 안에 마음대로 돌아다닐 경우 위험해질수도 있었던거지요.

그래서 동물원 당국은 도르플레인에게 크누트와의 접촉금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자나깨나 꼭 붙어있었던 크누트와의 이별이라니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요. 

크누트도 그걸 알았을까요.


헤어지기 전의 모습입니다.

 

 

도르플레인은 크누트와 헤어진지 채 1년도 못된 2008년 9월 자신의 아파트에서 죽은채 발견됐습니다.

평소에도 암 등의 지병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직접적인 사인은 심장마비였습니다.

독신이었지만 혼자 살았던 것은 아니고, 오랜 여자친구 그리고 둘 사이에서 난 어린 아이도 

함께 지내왔기 때문에 외롭지는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크누트와 다시는 예전처럼 함께 놀 수없게 된 것이 너무나 슬펐던 것일까요.


그의 죽음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했던 것같습니다.아니,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크누트가 사랑하는 아빠의 죽음을 느꼈을까요?

늘 먹이를 던져주던 그가 더이상 오지 않는다는 것은 알았겠지요.

동물원은 다른 암컷 곰과 살게해줄려고 노력했는데, 크누트는 별로 관심을 나타내지 않았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크누트가 관람객들의 손동작 같은 걸 (예를 들어 사진찍는 동작) 따라하는등

정신적으로 이상증세를 나타내기도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크누트가 다시 언론의 관심을 받은 것은 2011년 3월 19일이었습니다.

관람객들 앞에서 갑자기 픽 쓰러지더니 물 속에 빠져버린 겁니다. 

당시 관람객들이 찍은 동영상을 보면 크누트는 갑자기 한자리에서 뱅글뱅글돌며 이상 행동을 보이더니, 

다리 한쪽을 부들부들 떨다가 옆으로 쓰러져 물 속에 떨어져 버립니다. 

관람객이 몰리는 낮시간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고, 크누트가 쓰러지는 순간 

사람들이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고 난리가 났다고 합니다. 

그리곤 , 크누트는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동물원측은 사인을 뇌염이라고 밝혔습니다.


 

아빠 도르플레인이 죽은지 만 2년반만에 크누트도 그 뒤를 따라간 것이지요.

크누트의 나이는 4살이었습니다. 보통 곰의 수명이 야생 상태에서 30년안팎, 

동물원에서는 40년 넘는 경우도 적지않은데 크누트의 죽음은 너무 빠른 것이었지요.

 

 


크누트는 천국에서 아빠와 재미있게 놀고있겠지요? 

"여러분 저 여기있어요.."라고 하는 것처럼 앞발로 인사를 보내고 있네요.

지구온난화로 죽어가는 제2, 제3의 크누트들이 부디 건강하게 살 수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얼음이 없어서 수백km를 헤엄쳐가야하는 북극곰들, 먹이가 없어져서 

심지어 자기 새끼까지 잡아먹는다는 충격적인 뉴스가 더이상 들리지 않는 세상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