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로열베이비'탄생을 보도하는 영국 언론들의 태도 비교

bluefox61 2013. 7. 23. 13:02

신문사의 외신담당자로 오래 일하다보니, 각국의 언론 성향도 대충 파악이 됩니다.

그러다보니, 어떤 기사를 쓸때 어떤 언론사를 기준으로 삼아서 기사를 쓰면 되겠구나...하는 감도 오지요.

 

예를 들어, 구제금융으로 인해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는 그리스 기사를 쓸때는 보수적이긴 해도 대체로 중도성향이라고 볼 수있는 카티메리니(kathimerini)를 참조로 하고,  이탈리아의 한심한 정치판 기사를 쓸 때는 밀라노에서 발간되는 반베를루스코니 진보성향의 코리에르 델라 세라(corriere della sera)를 많이 보고, 교황 선출같은 기사는 로마에서 발간되고 바티칸 뉴스에 정통한 보수 성향의 라스탐파(la Stamp)를 메인 소스로 삼는 식이지요. 지난번 노르웨이 극우테러 사건이 일어났을때에는 현지 최대일간지이자 요 네스뵈 소설에도 많이 등장하는 신문 아프텐포스텐(Aftenpoten)에서 속보를 챙기고, 스페인 기사를 쓸때는 엘파이스(El Pais)를 많이 참조하지요.

 

이맇게 말하면, 제가 한 10개국어를 구사하는 듯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않습니다. 한국어라도 좀 제대로 해봤으면 하는게 소원이라면 소원이랄까..

비결은 뭐, 인터넷 시대에 워낙 영문 사이트들이 다 잘돼있다는 것이라고나 할까요. 카티메니리, 코리에르델라세라, 엘 파이스, 라 스탐파 모두 영어사이트를 운영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속보가 빨리빨리 업데이트 안되는 점이 있기는 한데, 그럴때는 구글 크롭번역기를 돌리면 대충 뭔소리인지는 알 수있지요.단 현지어->영어 번역으로 해야합니다.  

 

제 경험상, 구글번역기를 돌렸을때 가장 정확한 영어번역은 스페인어인 것같더군요.  미국에 스페인계가 워낙 많기때문인 것같습니다. 엘 파이스의 원어사이트를 영어로 돌려본 결과, 약 90%정도는 정확한 영어번역문을 얻을 수있습니다. 이탈리아어는 약간 어색한 점이 있는데, 속보를 파악하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뭔 소리인지 가장 헷갈리는 것은 북유럽 언어인 것같더군요.

브레이비크 테러 기사를 쓸때 아프텐포스텐 사이트를 많이 봤는데, 요상한 번역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사망자 업데이트나, 주요 반응 등을 파악하는데는 어려움이 없었고요.

 

장황하게 구글번역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오늘 영국 왕실에서 태어난 로열 베이비를 보도하는 영국 언론들의 서로 다른 태도랄까, 성향이 재미있었기 때문입니다.

 

가장 기준이 되는 것은 역시 BBC입니다. 기본적인 팩트에 충실하고, 관련자료들도 잘 모아놓았습니다.

공영방송이니까 왕실 뉴스에 광분할 것같지만, 홈페이지만 놓고 볼때는 그렇지도 않은 것같습니다. 물론 BBC 방송과 홈페이지는 조금 다를겁니다.

 

반면 보수지인 텔레그래프는 관련 보도를 여러 아이템으로 나눠 비교적 상세히 보도하고 있고,  중도 진보성향의 가디언은 톱기사와 두어건의 관련기사를 붙여놓은 정도입니다. 이에 비해, 더 선이나 미러 같은 대중적인 신문들은 매우 시시콜콜 다루고 있고요.

 

가장 흥미로운 시각은 진보지로 정평난 인디펜던트입니다.

톱기사는 팩트전달에 충실한데, 문제는 그 다음 순서로 올려져 있는 기사입니다.

제목을 보니 , "왕자는 같은 날 태어난 3명의 아기 중 1명과 달리 평생토록 빈곤이 무엇인지 모르게 될 것이다 (Royal baby: He's 1 in 2,000 born in the UK on the same day - but will know nothing of the poverty that will hit 1 in 3 of them )" 이네요.

 

축하는 하겠으나 , 오늘날 영국이 처한 현실을 잊지 말라는 것이지요.

 

 

 영국의 윌리엄(31)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31) 부부가 고대하던 첫 아들을 순산했다.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증손자인 '로열 베이비'의 탄생으로, 영국 왕실은 4대에 걸친 왕위세습구도를 공고히하게 됐다.
 왕실은 미들턴 왕세손비가 이날 오후 4시24분 런던 세인트메리 병원에서 몸무게 3.79kg의 남아를 순산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미들턴비는 출산을 앞두고 지난 19일 버크셔주 베클베리 친정에서 런던 켄싱턴궁으로 거처를 옮겼으며, 당초 예정일보다 1주일쯤 늦은 22일 오전 6시쯤 남편과 함께 병원에 입원한지 약 10시간만에 출산했다. 지난 3월 미틀턴비가 아기의 성별을 딸로 언급했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더 선은 윌리엄이 분만실에서 아내의 옆을 지키며 출산과정을 함께 했다고 보도했다.
 윌리엄 왕세손은 켄싱턴궁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여왕 폐하, 에딘버러 공, 왕세자와 콘월 공작비, 해리왕자 등 가족들이 아기 탄생 소식을 듣고 기뻐했다"며 "우리 부부는 이보다 더이상 행복할 수는 없다"고 감격을 나타냈다. 찰스왕세자도 성명을 통해 "최근 몇달간 많은 사람들이 내게 할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특별한 순간인지에 대해 이야기해줬다"면서 "난생 처음 할아버지가 돼 말할수없이 자랑스럽고 기쁘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관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가적으로 중요한 순간이지만 무엇보다 사랑스런 부부가 아기를 갖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아기 탄생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병원 앞은 물론 버킹엄궁 앞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 밤늦도록 축제 분위기가 이어졌다.이날 저녁 런던에서는 로열 베이비의 탄생을 기념해 런던탑과 시내 그린파크에서는 103발의 축포가 발사됐다.
 윌리엄 왕세손 부부의 첫 아들은 왕위 계승서열 3위에 올라 증조할머니 엘리자베스 2세 이후 할아버지 찰스 왕세자와 아버지에 이어 장차 영국 왕위를 물려받게 된다. BBC,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들은 산모가 이르면 23일 오전쯤 퇴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 다이애나비는 31년전 세인트메리 병원에서 첫아들 윌리엄을 낳은지 36시간만에 퇴원했다.  '로열베이비'의 모습이 처음으로 국민들 앞에서 선보이는 이 역사적인 순간을 잡기 위해 병원앞에는 수많은카메라 기자들이 벌써부터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왕실전문가들은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찰스왕세자와 고 다이애나비에 비해 비교적 자유스런 분위기에서 아기를 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 다이애나비는 윌리엄을 출산한 이후 유모 도움없이 직접 모유수유를 하고 싶어했지만, 약 3주정도만 모유수유를 한 다음에는 왕실전통에 따라 유모들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 반면, 미들턴 비는 병원 퇴원 후 거처인 켄징턴 궁에 머물다가 남편이 2주간의 출산휴가를 끝내고 군대에 복귀하게 되면 친정집으로 가서 당분간 머물 가능성이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영국 소매업계는 로열 베이비 탄생에 따른 경제효과가  2011년 윌리엄 왕세손 부부의 결혼식 때의 1억6300만 파운드(약 2782억원)를 뛰어넘는 2억4300만파운드(약 4155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열베이비'는 아버지 윌리엄(캠브리지 공작) 과 어머니 케이트 미들턴(캠브리지 공작비)의 작위를 이어 '캠브리지 왕자(Prince of Cambridge)'란 공식 호칭으로 불리게 된다. 이름은 며칠뒤 공식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텔레그래프 등의 보도에 따르면, 도박사이트 패디 파워는 아기의 이름 후보 1순위로 조지를 꼽고 있다. 확률은 1/2. 그 다음으로 제임스(1/4),알렉산더(1/8), 루이스(1/11), 헨리(1/12)순이다. 조지는 엘리자베스 2세의 아버지이자, 윌리엄 왕세손의 증조할아버지인 조지 6세에서 따온 것이다. 1714년 즉위한 조지 1세를 시작으로, 영국 역사상 조지란 이름을 사용한 국왕은 모두 6명이다.
 영국 왕실 가족의 이름은 롤모델로 삼고자 하는 선대 국왕이나 가까운 가족의 이름 서너개를 섞어서 것이 관례이다. 엘리자베스 2세 경우 정식 이름은 엘리자베스 알렉산드라 메리이고, 찰스 왕세자의 이름은 찰스 필립 아서 조지이다. 윌리엄 왕세손의 이름도 윌리엄 아서 필립 루이스이다. 이름과 작위가 워낙 길기 때문에, 보통 첫번째 이름만 부른다.
 하지만 첫번째 이름이 반드시 국왕의 이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조지 6세 경우 이름이 앨버트 프레데릭 아서 조지이지만, 1936년 형 에드워드 8세의 갑작스런 퇴위로 즉위하게 되자 네번째 이름인 조지를 자신의 왕위 이름으로 선택했다. 찰스 왕세자 역시 네번째 이름이 조지인만큼,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조지 7세가 될 수도 있다.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왕실의 전통을 그대로 따라서 첫아들 이름을 붙일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이다. '21세기 왕실'을 상징하는 젊은 커플답게, 부르기 쉽고 간단한 이름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두사람이 전통으로부터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아기의 이름을 고를 것이란 예측이 대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