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스페인 열차사고, 속도광의 어이없는 만용?

bluefox61 2013. 7. 26. 12:00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에서 24일 발생한 고속열차 탈선사고 사망자가 80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사고 열차의 기관사가 평소 과속 운전을 자랑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제한 속도의 배가 넘는 과속이 꼽히고 있는 가운데,  속도광 기관사의 어이없는 실수에서 비롯된 사고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지언론 엘파이스는 사고 열차 기관사 프란치스코 호세 가르손 아모(52)가 지난 2012년 3월 8일 페이스북에 운전대 속도계가 시속 200km를 가르키는 순간을 사진으로 찍어 올린 사실이 드러났다고 25일 보도했다. 30년동안 국영 렌페철도의 기관사로 일해온 그는 지난해부터 이번 사고가 발생한 마드리드-페롤 구간을 운행해왔다.
 과속을 자랑하는 그의 페이스북 사진에 동료 기관사로 보이는 사람들이 "친구, 브레이크 잡아"란 메시지를 올리자,가르손은 "이게 한계속도야. 더 빨리는 안돼, 그러면 벌금 처벌 받아"란 답글을 올렸다. "속도조사관에게 걸리면 (근무)포인트 깎일거다"란 메시지에는 "조사관 옆을 지나갈때 속도계조차 측정할 수없는 초고속으로 달리는 것도 괜찮겠네,하하"라고 답했다. 사고로 부상을 입은 기관사는 현재 인근 병원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엘파이스는 전했다.
 사고는 24일 '산티아고의 길'로 유명한 스페인 북서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시 인근 코너 부분에서 발생했다. 렌페 철도 측은 블랙박스 분석이 끝날 때까지 사고원인을 속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25일 공개된 비디오 자료 분석에 따르면 사고 열차는 시속 80km가 제한속도인 코너 부분을 시속 180km로 달리다가 균형을 잃고 안전벽에 충돌하면서 탈선했다.
 사고 열차의 모델은  렌페S370으로, 캐나다의 비행기 및 열차 제조사인 봄바르디어사와 스페인의 탈고사가 콘소시엄을 구성해 제작했다. 전기와 디젤을 연료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형이며, 고속철로와 일반철로를 동시에 이용할 수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사고 열차는 마드리드-올메도 구간은 고속철로, 올메도-우렌세 구간은 일반철로, 우렌세-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구간은 다시 고속철로로 달렸다. 고속철로 운행시 최대속도는 시속 250㎞,일반철도는 시속 220km이다. 스페인의 대표 고속열차인 AVE(최대속도 시속 310km)보다는 느린 기종이다. 현지언론들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코너는 굽어진 각도가 너무 급해 평소에도 승객들이 불안감을 느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스페인 정부, 갈리시아 주정부는 3∼7일 간의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 국왕 후앙 카를로스 2세는 25일 사고현장을 찾아 유가족과 부상자들을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