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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전통문화 파괴논쟁 ..자하 하디드의 '갤럭시 소호'

bluefox61 2013. 8. 29. 11:36

 중국 베이징(北京)의 초현대식  쇼핑몰 '갤럭시 소호'가 전통 보존과 현대화를 둘러싼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10월 완공된 '갤럭시 소호'는 이라크 출신의 영국 국적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62)의 최신작.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하디드는 한국에서도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설계가로 잘 알려져있다. 베이징 도심에 자리잡고 있는 이 건물은 사무실, 쇼핑센터, 공연장 등이 합쳐진 복합건물로 '해체주의'적 건축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하디드의 작품답게 거대한 돔과 굽이치는 물결 형태를 띠고 있다. 먼 거리에서 바라다보면 마치 도시 한가운데에 외계의 비행선이 내려앉은 것처럼 보일 정도이다. 

 

 

 

 


 

 

 설계 단계부터 너무 튄다는 지적을 받았던 갤럭시 소호가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은 최근 영국 왕립건축가협회(RIBA)가 이 건물을 '루베트킨 상'후보작으로 선정하면서부터이다. 협회는 갤럭시 소호와 함께 싱가포르의 '가든 바이 더 베이(Garden By the Bay)'공원, 미국 뉴욕 브롱크스 지역의 주거건물인 '비아 베르데'를 후보작으로 뽑았다. 최종 수상작은 9월 26일 발표될 예정이다.


 문제는 갤럭시 소호 인근에 있는 전통가옥촌인 후통(胡同). 베이징의 전통문화 보존단체인 '베이징문화유산보호센터'는 최근  RIBA에 공개 서한을 보내 갤럭시 소호가 인근의 전통가옥 보존지구인 후통을 파괴했다고 맹비난하면서 후보 지명 철회를 공식 요청했다. 센터측은 "갤럭시 소호에 대한 RIBA의 지지가 부패한 관료들과 탐욕스런 개벌업자들의 결탁을 격화시킬 것이란 점에 많은 베이징 시민들이 실망하고 있다"면서 " 이 건물은 베이징의 문화유산을 파괴했을 뿐만 아니라 많은 법규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자하 하디드가 인터뷰에서 "베이징의 전통적인 공간패턴에서 (건축)영감을 얻었다"고 밝혔지만, 결과적으로는 이 건물이 베이징 전통문화를 파괴했다는 것이다. 가디언, 인디펜던트 등 영국 언론들은 물론 홍콩 일간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 등은 센터의 주장을 주요 기사로 다루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하지만, 자하 하디드 건축사무소측은 " (베이징)지역 디자인연구소와 손잡고 갤럭시 소호의 디자인 전과정을 진행하면서 중국 정부의 모든 건축규칙을 준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후통은 좁은 골목길들로 이뤄진 전통가옥촌을 말한다. 징기즈칸이 연(燕)나라 때부터 도시의 기능을 해오던 베이징을 초토화한 후 그 자리에 우물을 중심으로 새로운 길과 주거지를 만들었던 것이 후통의 시발점으로 추정된다. 후통은 몽고어로 우물(井)이라는 뜻인 '후통'(忽洞)의 음차라는 게 보편적인 학설이다. 그러나 급격한 도시화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한때 번성했던 후통은 현재 절반 이상 블도저에 밀려 파괴된 상태이다.
 후통의 급속한 파괴는 해외 문화운동가들도 꾸준히 제기해온 문제이다.  환경과 건축에 관심이 깊은 찰스 왕세자는 지난 2008년 후통을  콘크리트 아파트촌으로 바꾸려는 중국 정부의 재개발 계획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