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이탈리아 정치판 '배반의 드라마'

bluefox61 2013. 10. 2. 12:00

 이탈리아 정치판에서 '배반의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다.
 탈세 실형 선고에도 불구하고 종신 상원의원직을 고수하기 위해 연정 붕괴 공작에 나선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7) 전 총리에 대해 최측근 인사들이 반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코리에르 델라 세라,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언론들은 베를루스코니의 '몽니'때문에 사망 직전에 놓였던 연립정부가 생명을 부지할 수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1일 이탈리아 증시가 상승세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알파노와 베를루스코니>

 


 지난 20여년동안 이탈리아 정치를 휘둘러온 베를루스코니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나온 인물은 안젤리노 알파노(42) 전 부총리 겸 내무장관. 집권 민주당의 연정파트너인 자유민주당(PdL)의 사무총장으로, 베를루스코니의 최측근 중 한명이다. 지난 2008년 37세 나이에  이탈리아 역사상 최연소 법무장관으로 임명됐을만큼 베를루스코니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왔다.
 그러나 알파노는 1일 엔리코 레타 총리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 PdL의 모든 의원들이 연정에 지지표를 던져야 한다는게 나의 신념"이라고 말했다. 2일 레타 내각 재신임 투표 때 당차원에서 지지표를 던지겠다는 것이다. 알파노는 지난 9월 30일 베를루스코니의 명령에 따라 당 소속 장관 4명과 함께 부총리와 내무장관직을 내놓기는 했지만, 경제적으로 난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연정을 무너뜨리려는 베를루스코니에 대해 강한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PdL 중진 상원의원인 카를로 지오바나르디 역시 레타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한 상태이다.


 현지언론들은 베를루스코니가 PdL을 '포르자 이탈리아'란 이름으로 재창당한 후 조기총선에서 승리해 '단독정부'를 출범시키려는 야심을 가지고 있지만, 알파노 등 최측근의 이탈과 당내 온건파의 외면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라 레푸블리카는 알파노 전 장관이 PdL에서 탈당한 의원들과 레타 총리와 함께 일할 독립 그룹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1일 보도했다. 그러나 레타 내각이 재신임을 받지 못할 경우, 의회해산과 조기총선이 불가피하다.  
 앞서 지난 9월 30일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PdL 간부회의에서 "(민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해) 더러워진 옷가지들을 집에서 세탁해야 한다"며 연정탈퇴를 사실상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