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세계경제, 여기저기서 경보음

bluefox61 2014. 10. 13. 11:31

이머징 마켓(신흥시장)이 활력을 잃고 '새로운 저성장 시대'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쏟아지면서, 글로벌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시장조사업체 캐피털 이코노믹스가 이머징 마켓 19개국의 경제지표를 분석한 결과를 인용해, 전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경제를 자랑해온 이머징 마켓에서 "저성장이 영구 고착(permanent fixture)'화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분석에 따르면, 이머징 마켓 19개국의 지난 8월 산업생산량과 2분기 소비 지출이 2009년 이후 최저수준으로 급락했다. 지난 7월 이머징 마켓 전체 국내총생산(GDP)성장율은 4.3%를 기록해 6월 4.5%에 비해 0.2% 포인트 하락했다. 8월에는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이머징 마켓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 닐 쉬어링은 FT와의 인터뷰에서 " 8월 성장률이 2009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라틴아메리카 경우 브라질의 올해 GDP 성장률이 지난해 2.5%에서 곤두박질 친 0.3%로 예상되고 있다.
 아시아는 그나마 다른 지역보다 나은 편이다. 8월 아시아 이머징 마켓의 산업생산량 성장률은 5%를 기록해 전체 평균 2%보다는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 아시아에서도 중국 성장둔화로 인해 에너지가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컨설팅업체 나우캐스팅 이코노믹스의 재스퍼 맥마혼은 내주 발표될 중국의 3분기 GDP 성장률이 6% 선으로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2분기 7.5%를 기록했던 GDP 성장률이 3분기에는 6.8%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중국 정부는 이같은 전망을 일축하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 11일 독일 함부르크서 열린 양국 비즈니스 리더 회의에서 "중국 경제에 부담을 주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올해 7.5%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며 자국 경제성장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밝혔다.
 하지만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쉬어링은 "이머징 마켓의 이런(성장둔화) 현상은 새로운 표준(new normal)"이라며 "앞으로 5년 동안에도 상황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UBS은행의 조지 매그너스 수석 고문도 국제통화기금(IMF)이 2011년 하반기 이후 신흥시장의 성장률 전망치를 6차례나 하향 조정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신흥시장이 2006~2012년 기록했던 이례적인 고속성장은 이제 끝났다"고 지적했다. 인베스텍 애셋 매니지먼트의 투자전략분석가 마이클 파워스는 FT와의 인터뷰에서 "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종료와 중국 경제의 둔화가 이머징 마켓의 썰물 현상에 영향을 미치는'두 개의 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경제가 저성장의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유로존이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세번째 '경기후퇴(recession)' 국면에 직면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7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유로존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0.8%와 1,3%로 전망해 7월 전망치(1.1%, 1.5%)에서 각각 0.3% 포인트, 0.2% 포인트 하향조정했다. 특히 보고서는 유로존이 올해 3분기부터 내년 2분기 사이에 경기후퇴를 기록할 확률을 약 40%로 상향조정했다. 지난 4월에 20%였던 것이 6개월 사이에 2배로 증가한 것이다. 이같은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지난 2009년 유로존 위기 이후 3번째 경기후퇴가 될 것으로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분석했다. 특히 보고서는 유로존이 디플레이션( 경기후퇴 속 물가하락)에 진입할 가능성을 30%로 전망했다.

 

 


 살인적인 실업률과 긴축재정 등을 극복하고 가까스스로 회복하는 듯했던 유로존 경제가 또다시 심각한 위기국면을 맞게 된 데에는 '유럽경제 엔진' 독일 경제의 위축이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독일 경제부가 6일 발표한 8월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면서, 유럽 경제를 이끄는 기관차의 엔진이 멈춰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유로존이 최악의 위기를 맞았던 지난 2009년 1월 이후 5년 7개월내 최대 하락으로,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인 1.5%보다 큰 폭으로 후퇴한 수치다.7월 수치 역시 1.9% 증가에서 1.6% 증가로 하향 조정됐다. 전날 발표된 8월 공장주문이 전월대비 5.7%나  급감한 데 이어 산업생산 역시 대폭 후퇴하자 독일 뿐 아니라 유로존 경기 회복에 대한 회의감이 확산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여름휴가 등으로 인해 자동차업계의 가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산업생산이 급감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과도한 우려론을 차단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출 중심의 독일 경제가 글로벌 저성장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동유럽 및 러시아 수출 감소 등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FT 등은 앙겔라 메르켈 정부가 경기회복 방안으로 세금감면과 투자확대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언급했다. 하지만 독일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 완화 정책에는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옌스 바이트만 독일 중앙은행(분데스방크) 총재는 지난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자산유동화증권(ABS) 매입을 포함한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부양 계획에 분명한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이런 가운데 오는 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69차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11월 호주 G20 정상회의에서는 저성장 돌파 방안을 둘러싼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