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유럽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 예상보다는 좋지만...

bluefox61 2014. 10. 26. 11:05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럽은행감독청(EBA)이 26일 발표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및 일부 비유로존 국가(영국,노르웨이 등) 주요은행들의 재무건전성 평가(스트레스테스트)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오면서 시장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그러나 긴축재정에도 불구하고 줄기는 커녕 갈수록 늘어나는 공공부채, 2009년 이후 세번째 경기후퇴와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가능성 등 유럽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AFP통신 등은 ECB 발표를 인용해 대형은행 13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스트레스테스트(지난해 말 회계기준)에서 25개 은행이 '낙제'했다고 26일 보도했다. 이들 은행의 자본부족 총액은 250억 유로(약 33조 4000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유럽은행들의 자본부족 총액을 510억 유로로 전망했던 것보다는 훨씬 적은 규모이다. 그나마도 25개 은행 중 12개 은행이 올해 150억 유로 규모의 증자에 나선만큼, 나머지 13개 은행만 100억 유로의 부족분을 메우면 되는 것으로 결론났다. 따라서, 실제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은행은 13개 뿐인 셈이다. 낙제 은행들은 2주 안에 증자 계획을 제출하고 앞으로 9개월 내에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특히 이탈리아는 '낙제생' 25개 은행 중 9개나 이름을 올려 부실한 금융실태를 다시한번 드러냈다. 그리스와 키프러스 은행도 각각 3개씩이어서,'남유럽' 금융위기가 아직도 해소되지 못했음을 보여줬다. 

 

 


 이같은 결과에 시장은 비교적 환영하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독일 DIW경제연구소의 마르셀 프랏처 소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불확실성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이 됐다는 점에서 이번 테스트 결과는 상당히 성공적"이라면서 " 그러나 스트레스 테스트 만으로 유럽 중소규모 은행들의 신용축소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며 조심스런 자세를 나타냈다. 이번 조사에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평가도 적지 않다. 더블린 유니버시티칼리지의 칼 웰런 교수는 " (디플레이션이 반영되지 않은 것은) 스트레스가 그리 많은 상황으로 보기 어렵다"며 "테스트 결과를 보고 난 후 은행에 대한 신뢰성이 지난 주보다 좋아졌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25일자)에서 중병에 걸려 병상에 누운 유로존 경제를 커버스토리로 다루면서, "올해 초만해도 유럽 경제가 장미빛으로 보이는 듯했으나 지금은 달라졌다"며, 유럽 각국의 심각한 공공부채 문제를 지적했다.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채가 지난 2007년 평균 66%에서 2013년 93%로 증가했다는 것. 특히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2013년 공공부채는 GDP 대비 각각 175%,129%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럽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