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영화 이야기/영화로 본 세상

차이나머니, 할리우드 공략 본격화

bluefox61 2014. 12. 4. 11:38

 차이나머니의 할리우드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블룸버그통신 등은 중국의 부동산 재벌 왕젠린(王健林) 완다(萬達)그룹 회장이 미국 할리우드의 영화제작 및 배급사인 라이온스 게이트의 지분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1일 보도했다. 지난 6월 상하이(上海)를 거점으로 하는 투자회사 푸싱(復星)인터내셔널이 신생 영화사 스튜디오8에 12억달러(약 1조3350억원)를 투자한 적은 있지만, 라이온스 게이트와 같은 준메이저급 영화사의 지분을 중국기업이 인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997년 캐나다 뱅쿠버에서 출범해 미국 샌타모니카에 본사를 두고 있는  라이온스 게이트는 ‘헝거게임 ’시리즈를 비롯해 수많은 작품들을 제작, 배급했으며 독자적인 음반 레이블도 가지고 있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기업가치는 약 47억 달러로 추정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왕회장은 지난 10월 라이온스 게이트의 마크 라치스키 회장을 만나, 라치스키 회장이 보유한 지분 37%  전부 또는 최대주주가 될 만큼의 주식을 인수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완다그룹의 지분인수설이 나돌면서 1일 라이온스 게이트의 주가는 전주 대비 3%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012년  완다 그룹은  미국 2위 영화관 체인인 AMC엔터테인먼트를 26억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왕 회장은 ‘007’시리즈를 가지고 있는 메이저 영화사 MGM의 투자에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 151억 달러의 자산을 소유하고 있는 왕회장은 완다그룹을 세계적인 영화 및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최근 한 외신인터뷰에서 " 우리의 관심은 문화, 오락, 전자상거래"라면서,오는 2020년에는 세계 영화시장의 약 20%를 장악하겠다는 야심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왕회장은 현재  칭다오(靑島)에 세계 최대규모의 영화 촬영소를 건설 중이다.약 80억 달러의 건설비가 투입되는 이 곳에는 촬영소 20개를 비롯해 영화관, 극장, 밀납인형 전시관, 요트클럽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푸싱그룹이 투자한 스튜디오 8은 워너브러더스픽처스 제작부문에서 오랜 기간 근무했던 제프 라비노프가 세운 신생 영화제작사다. 라비도브는  크리스토퍼 놀란, 벤 애플랙 등 할리우드의 수많은 인재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밖에 지난 10월 미국 서부지역을 방문한 알리바바의 잭마 회장 역시 할리우드의 영화사들을 ‘관광’하며 투자 대상을 물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에 따르면, 잭마 회장도 라이언스 게이트 지분 인수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가하면 할리우드의 중국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은 지난 2012년 중국의 국영 상하이 미디어그룹 등과 손잡고 오리엔탈 드림웍스를 만들어, 현재는 2015년 개봉예정인 ‘쿵푸 판다3’을 제작 중이다. 오리엔탈 드림웍스는 내년 중 상하이에 드림웍스 캐릭터들을 소재로 한 대형 테마공원을 착공할 예정이다.유니버설 스튜디오 역시 베이징(北京)에 대규모 영화테마파크를 건설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중국 자본의 할리우드 공략과 할리우드의 중국 시장 진출은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이다. 중국은 한단계 수준높은 엔터테인먼트 컨텐츠를 필요로 하고 있고, 할리우드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화시장 중국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중국의 영화산업 매출은 약 36억 달러로 전년대비 27%나 성장했다. 반면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영화산업 매출은 109억 달러로, 전년대비 1% 성장하는데 머물렀다. 차이나 머니에 목마른 할리우드는 중국의 까다로운 검열을 통과하기 위해 줄거리와 배역을 바꾸거나, 문제가 될만한 장면을 아예 먼저 잘라내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디즈니영화사는 지난해 개봉된 ‘아이언맨 3’에 중국 배우를 끼워넣었는가 하면 중국 버전을 따로 제작했고, 워너브러더스는 배두나가 출연한 ‘클라우드 아틀라스’ 의 중국 개봉때  상영시간 172분 중 무려 40분 분량을 삭제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한편 2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언론매체 감독기구인 신문출판광전총국은 예술가와 영화·방송 제작자들을 농촌으로 내려 보내 ‘정신수양’을 시키는 하방(下放)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마오쩌둥(毛澤東) 시대에 지식인들을 농촌에 내려 보내 농민들 속에서 함께 지내도록 한 하방 운동의 최신판인 셈이다. 이처럼 중국 당국이 문화 예술분야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과연 중국 자본과 할리우드의 결합이 어떤 성과물을 낼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