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러시아,루블화 가치 폭락에 빵값 폭등까지..곡물 수출 제한조치

bluefox61 2014. 12. 23. 12:06

 루블화 가치 추락으로 2008년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러시아가 22일 자국산 곡물 수출 제한 카드를 뽑아들었다.러시아가 곡물수출 제한 조치를 취하기는 지난 2010년이후 약 4년만에 처음이다.러시아 정부가 밝힌 제한 조치의 이유는 인플레이션 압박 해소와  식량안보이다. 하지만 러시아가 세계 4대 곡물수출국이자 세계최대 밀수출국이란 점에서 이같은 조치가 국제 곡물시장에 미칠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으로 인해 촉발된 신냉전이 국제유가와 루블화 가치의 급락에 이어 식량 안보전쟁으로 확대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산 밀의 최대 수입국은 이집트와 터키로, 지난 2010년 러시아의 곡물 수출 제한조치가 이듬해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를 촉발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22일 각료회의에서 " 식량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곡물 수출에 대한 행정적 제한을 고려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 부총리는 현지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메드베데프 총리가 24시간 내에 곡물 수출을 제한하기 위해 관세 부과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출제한 범위,관세율,발효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AFP통신 등은 러시아 곡물수출업자들이 이날 총리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수출제한 조치에 준비할 기간이 필요하다며 내년 3월 1일 발효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러시아가 올해 사상최대 풍작을 기록했으나, 달러대비 루블화 약세로 곡물수출이 급격히 증가해 러시아 내 밀 가격은 지난 9월 이후 약 40% 상승한 상태라고 전했다.

 

 

 러시아 정부가 지난 2010년 이후 약 4년만에 취한 곡물수출 제한조치의 배경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22일 각료회의에서 "식량안보를 위해 곡물수출 제한 조치를 고려할 때가 됐다"고 밝히면서 "최근 루블화 가치가 요동치면서 수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즉 올해 들어 루블화 가치가 사실상 반토막나면서, 국제 곡물시장에서는 가격이 싸진  러시아산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다는 것이다. 곡물수출업자들의 입장에서도 국내시장보다는 해외로 수출해 달러화나 유로화를 받는 것이 훨씬 유리한 상황이다. 지난 7월 이후 해외로 수출된 러시아산 곡물은 약 2100만t, 올 한해동안에는 총 2800만t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러시아는 대풍을 맞아 약 1억 400만t에 이르는 곡물을 수확했다. 하지만 수출이 급격히 늘어날 경우, 러시아 국내 밀가격이 상승해 가뜩이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물가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러시아 국내 밀가격은 지난 9월 이후 약 40%나 상승했고, 빵값은 연말 휴가시즌을 앞두고 10%나 상승한 상태이다. 빵값이 폭등하게 될 경우 정부에 대한 서민층의 불만이 폭등해 정치 불안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번 조치가 2008년 외환위기 당시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악몽을 떠올리며 불안해하는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이다.
 국제 곡물시장에서는 러시아의 곡물수출 제한이 미칠 파장을 주시하면서도, 지난 2010년 때처럼 국제곡물가가 폭증하는 사태를 초래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2010년 당시와 달리 올해는  국제적으로  곡물 수확량이 많아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조치가 전면적인 ‘금지’가 아니라 ‘제한’에 머물 경우에는 파장이 더 적을 수 있다. 러시아산 곡물의 최대 수입국인 이집트 터키 인도 아르메니아 등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수출을 허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 최근 몇주간 국제곡물가격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조치를 발표하기 이전부터 수출용 농산물 선적량을 평소보다 대폭 줄여, 조만간 곡물수출을 제한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프랑스 컨설팅사 아그리텔의 애널리스트 세바스티앙 퐁슬레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시장에서는 이미 (제한조치를) 예상했던 일"이라면서 "비공식적이었던 것이 공식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면적 수출금지와 일부금지의 두 가지 가능성 중 후자 쪽에 더 무게를 뒀다.라보뱅크 인터내셔널의 스테판 포겔 농산물시장 리서치 부문 대표는 "시장은 러시아 관세 조치에 대한 세부사항이 발표되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특히 터키와 이집트가 제외될 것인지가 시장의 주 관심사"라고 말했다.호주뉴질랜드뱅킹그룹(ANZ)은 "러시아 관세가 내년 중순 이후에도 적용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며 "내년 겨울 작황을 예측할 수 있는 내년 하반기쯤 되면 러시아 정부도 수출을 재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