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샤를리 엡도를 살려라.. 프 , 언론계 힘합쳤다

bluefox61 2015. 1. 9. 15:16

 "우리, 프랑스 언론은 샤를리 에브도가 계속 신문을 발행하는데 필요한 인적, 물질적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됐다.(테러로) 스러져간 분들의 이름으로  언론자유를 계속 수호해나겠다."
 프랑스 전 언론이 테러 사건으로 직원 10명을 잃은 샤를리 에브도를 살리기 위해 한 마음으로 나섰다. 언론과 표현의 자유 수호 앞에서는 우파도, 좌파도 없었다. 오로지 " 어떤 위협과 공포에도 결코 굴복하지 않는다"는 굳은 신념만이 있을 뿐이었다. 신문잡지 유통업계도 동참을 선언했다. 샤를리 에브도를 전국의 주요 판매대에서 전면배치해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8일 프랑스의 주요 일간, 잡지, 방송사의 대표는 공동성명을 통해  샤를리 에브도의 정상발행을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현재까지 성명서에 서명한 언론사 대표는 총 33명. 대표적인 보수 우파 일간지인 르피가로의 마르크 푀이에 대표부터 중도 성향 일간지 르몽드의 루이 드레이퓌스 , 진보성향의 주간지 옵세르바퇴르의 마티외 크루아상도 대표에 이르기까지 프랑스 언론계의 거물들이 총망라돼있다. 통신사 AFP, 프랑스 최대 미디어 그룹 프랑스 메디아 몽드, 대중적 주간지 파리마치와 렉스프레스 대표 등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보도채널 프랑스24는 동참을 원하는 언론사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지 레제코에 따르면, 프랑스 언론계는 샤를리 에브도가 정상적으로 신문을 발행할 수있도록 25만 유로(약 3억 2354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구글도 디지털언론지원기금에서 25만 유로를 샤를리 에브도를 위해 내놓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통 좌파 일간지인 리베라시옹은 샤를리 에브도에 사무실을 제공하기로 했다.
 그러나 ‘물적 지원’보다 더 시급한 것은‘인적 지원’이다. 소수정예 체제로 운영돼온 샤를리 에브도는 이번 테러 사건으로 대표 만평작가들을 비롯해 직원 10명을 잃었다.물질이나 대체인력으로는  결코 메꿀 수없는 엄청난 손실이다. 참사를 모면하고 살아남은 직원이 정확히 몇 명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샤를리 에브도가 정상적으로 신문을 발행하기 어려운 상태인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샤를리 에브도는 8일 인터넷사이트(charliehebdo.fr)를 통해 오는 14일 정례발행일에 신문을 발행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회사 변호사 리샤르 말카는 8일 리베라시옹과의 인터뷰에서 " 샤를리 에브도의 발행부수는 평소 약 3만부, 특정 이슈가 있을 때에는 약 20만부를 발행해왔다"며 " 오는 14일자는 100만부가 발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현재 컴퓨터도, 펜도 없는 상태이지만 살아남은 사람들끼리 계속 신문을 만들어나가기로 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말카는 " 그들(테러리스트 또는 극단이슬람주의자)은 샤를리 에브도를 죽이지 못한다"면서 " 멍청함은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러 사건 당시 외출하는 바람에 살아남을 수있었던 칼럼니스트 파트릭 페루는 TV 인터뷰에서 흐느껴 울면서 " (샤를리 에브도를 계속 만들어나가는 일이) 힘들겠지만 포기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프랑스 뿐만 아니라 영국,독일,미국 등 세계 각국의 언론들도  ‘총보다 강한 펜의 힘’을 선언함으로써 샤를리 에브도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표명하고 있다.

 

 샤를리 에브도 테러사건이 발생한지 48시간도 채 지나지않아 유럽 각국 극우세력들이 심상치않은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해 각국 지도자들이 ‘유럽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단결’과 ‘이성’을 촉구하고 있지만, 극우세력들은 "올 것이 왔다"며 반이슬람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프랑스의 대표적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당수는 8일 프랑스2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 단결 운운하는 것은 애처롭기 짝이 없는 정치적 술수일 뿐"이라며, 정부와 정치기득권 세력들이 프랑스 국민들의 생명과 자유를 위협하는 극우이슬람주의의 위험을 외면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특히 르펜 당수는 " 사형제 부활을 국민투표에 부치자"는 제안까지 했다. 프랑스는 34년전인 지난 1981년 사형제를 폐지했다. 르펜은 " 나는 늘 국민들이 직접 중요한 문제를 투표로 결정할 수있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며,테러범을 처벌하기 위해선 사형제가 부활해야한다는 주장을 폈다.
 영국의 극우정당 영국독립당의 나이젤 패라지 당수는 지난 7일 L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진짜 문제는 영국과 유럽의 잘못된 다문화주의 정책"이라며  "영국 시민권을 가진 사람 중에도 숫자는 적지만 체제 전복을 노리는 ‘제5열’이 암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발언이 알려지자 정치권에서는 오는 5월 총선을 앞두고 패라지가 샤를리 에브도 테러사건을 반이민정책 선전 수단으로 삼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매주 월요일마다 드레스덴에서 반이슬람 시위를 열고 있는 ‘유럽의 이슬람화에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은 페이스북에 "지난 12주동안 우리가 경고했던 이슬람 세력이 프랑스에 일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오는 12일은 샤를리 에브도 테러사건이 일어난 후 처음으로 열리는 시위이다. 현재 분위기로는 최대 참가자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
 반면 극단 수니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는 8일 자체 방송 알바얀라디오를 통해 샤를리 에브도 테러범 3명을 ‘영웅’으로 극찬했다.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AQIM)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테러범 일당을 ‘진실의 기사단’으로 명명했다. AP통신 등은 샤를리 에브도 사건 이후 알카에다 홍보잡지 인스파이어에 실린 ‘공격목표’리스트가 트위터 상에 다시 등장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만평작가 스테판 샤르보니에의 얼굴에는 가위표가 그어져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영국 정보기관 MI5의 앤드류 파커 국장은 8일 연설에서 "2013년 10월 이후 시리아의 이슬람극단주의 세력의 지시를 받았거나 그들로부터 영향을 받은 테러 계획이 최소 20건에 달한다"며 " 최근 수개월 사이 영국을 겨냥한 3건의 치명적인 테러 계획을 막았다고 이같이 밝혔다"고 밝혔다. 그는  IS가 영국을 겨냥한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대처하기 매우 어렵고 결국 언젠가는 막아낼 수 없을 것 같은 매우 심각한 위협을 맞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는 11일 유럽과 유럽 내무장관들은 프랑스 파리에서 반테러 국제회의를 개최해 대응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