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경쟁인가, 협력관계인가..佛 테러로 본 알카에다와 IS

bluefox61 2015. 1. 12. 12:06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시리아를 중심으로 세력을 급격히 확장 중인 극단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치열한 테러 경쟁을 벌이는 한편 사안별로는 협력하는 새로운 전술을 구사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면서 각국의 대테러 당국이 초긴장하고 있다. 
 

이슬람극단주의와 테러리즘 전문가들은 프랑스 파리에서 지난 7일과 9일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샤를리 에브도 총기난사 테러범과 유대인 수퍼마켓 인질극 테러범이 각각 자신의 소속을 ‘예멘 알카에다’인 ‘아라비아반도알카에다(AQAP)’과 ‘IS’로 밝힌 점에 주목하고 있다. 샤를리 에브도 테러범인 셰리프(32)와 사이드(34)쿠아치 형제는 지난 9일 파리 인근 다마르탱의 인쇄소에서 인질극을 벌이다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하기 전 현지언론 BFM과 전화인터뷰에서 "예멘 알카에다로부터 임무를 부여받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셰리프와 쿠아치 형제는 2011년 7월 25일 오만을 거쳐 예멘에 밀입국해 사흘간 AQAP의 근거지인 예멘 마리브주 사막에서 무기를 다루는 법과 테러 전술을 훈련받았고, AQAP의 급진주의 고위 성직자 안와르 알 올라키(2011년 9월 미군 무인기 공습으로 사망)를 만난 뒤 8월15일 오만을 거쳐 프랑스로 귀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 다음날인 8일 파리 시내에서 여경찰관을 사살한 뒤 9일 수퍼마켓 인질극을 벌이다 사살된 아메디 쿨리발리(32)는 10일 공개된 테러 전 촬영 동영상에서 "나는 IS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에게 충성을 맹세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프랑스 연쇄테러를 계기로 알카에다와 IS가  지하드 운동과 테러를 놓고 경쟁에 나설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테러전문가인 스티브 에머슨은 폭스TV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IS에 밀려온 알카에다가 (프랑스 테러를 계기로) 새로운 기선을 잡게 될 것"이라며 "쿠아치 형제의 이름을 딴 전투부대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IS는 이라크 알카에다조직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최근에는 알카에다 지도자 아이만 알 자와리히와 AQAP의 하리스 알 나스하리의 리더십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특히 IS는 지난해 11월 예멘에 독자적 칼리프 국가건설을 선언해 AQAP과 대립각을 세웠다.
 

전문가들이 알카에다와 IS의 테러 경쟁만큼이나 우려하는 것은 두 조직의 협력 가능성이다. 쿨리발리가 동영상에서 "우리 팀의 (쿠아치)형제가 샤를리 에브도를 처리했다"며 "그들에게 (테러자금)수천유로를 줬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는 쿠아치 형제와 쿨리발리가 각각 소속 조직이라고 주장한 AQAP과 IS가 프랑스에서 사상초유의 ‘연합테러’를 사전모의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프랑스의 지하디즘 전문가인 와심 나스르는 보도채널 프랑스24와의 인터뷰에서 "이런(알카에다와 IS의 테러 협력) 상황을 보게 되리라고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다"며 놀라움을 나타냈고, 프랑스의 대테러 고위공직자 출신인 이브 트로티뇽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두 조직간의 반목 관계로 봤을 때 이번 연쇄테러를 함께 기획했을 것으로는 상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트로니뇽은 "과거에도 알제리의 무장조직들이 알제리 내부에서는 서로 싸우면서도 프랑스 공격에는 힘을 합친 적이 있다"며 "쿠아치 형제와 쿨리발리가 오랜 친분을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개인적 차원에서 자생적 테러를 모의했을 수있다"고 분석했다. 세 사람은 모두 2000년대 중반 알카에다 이라크지부(AQI)에 조직원을 모집해 보내는 ‘파리제19구네트워크(뷔트 쇼몽 네트워크)’의 일원이었고, 세리프 쿠아치의 아내와 쿨리발리의 동거녀 하야트 부메디언 역시 최근 약 500통의 전화통화를 했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
 

한편 프랑스 대테러 정보당국이 쿠아치 형제와 쿨리발리의 관계와 위험천만한 전력을 알고도 이번 테러 사건을 방지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샤를리 에브도 공범으로 지목됐다가 자수한 하미드 무라드(18)가 본인의 주장대로 무죄라면 , 당국은 엉뚱한 사람을 테러범으로 몰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데다가 사건 당시 자동차를 몰았던 공범이 누군지도 밝혀내야 한다.   

The Links Among the Paris Terror
Suspects and Their Connections to Jih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