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넘치는 멕시코인들이 역사를 만들고 있다."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
아카데미영화상에서 멕시코 출신 감독들이 2년 연속 감독상을 휩쓸면서,멕시코 영화의 저력에 새삼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아카데미영화상에서는 알폰소 쿠아론(53)감독이 우주공간에서 홀로 표류하는 여성조종사의 사투를 그린 ‘그래비티’로 감독상을 수상했고, 올해는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51)가 ‘버드맨’으로 감독상은 물론 작품상 촬영상 각본상 등 핵심부문을 휩쓸었다. 특히 촬영감독 엠마누엘 루베스키는 지난해 ‘그래비티’에 이어 올해 ‘버드맨’으로 오스카 트로피를 연거푸 품에 안았다.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 22일 수상식이 끝나마자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냐리투와 루베스키의 수상을 ‘멕시코의 영광’으로 극찬했고, 최대 일간지 엘 우니베르살은 23일자 기사에서 ‘멕시코를 위한 밤이었다"고 평했다. 영화팬들은 할리우드에서 ‘멕시코 대세’가 이대로 이어질 경우,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이 가장 유력한 또 한 명의 멕시코 감독으로 판타지물의 대가 기예르모 델토로(50)를 지목하기도 한다. 델토로는 지난 2007년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한 비극적인 동화 ‘판의 미로’로 아카데미 촬영상, 분장상, 미술상을 수상했다.
쿠아론 , 이냐리투, 델토로
쿠아론, 이냐리투, 델토로는 이른바 ‘뉴 멕시칸 시네마’의 시대를 본격적으로 연 감독들도 꼽힌다. 50대 초반 나이인 세 사람은 지난 2007년 멕시코시티에서 ‘차차차’란 영화사를 공동설립해 활동해온 동지이자,사업파트너,절친 사이이다. 델토로가 이냐리투의 ‘비우티풀(2010)’의 프로듀서였던 것처럼, 직접 감독하지 않을 때에는 서로의 작품제작을 도와주기도 한다.
멕시코 현지언론들은 이들을 ‘ 쓰리 아미고스(세 친구)’란 애칭으로 부른다. 세 사람은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시답지않은 상업영화들이 대부분이었던 멕시코 영화계에 마약과 폭력, 빈곤, 에이즈 등 사회성 강한 작품들을 선보여 큰 관심과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미 영화업계지 할리우드리포터의 존 해치트는 지난 22일 NBC와의 인터뷰에서 "쿠아론,이냐리투,델토로의 공통분모는 위험을 감수한다는 것"이라면서 "이들은 기술의 한계, 영상의 한계, 스토리 텔링의 한계에 도전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립대(USC)영화과의 엘리자베스 데일리 교수는 " 쿠아론,이냐리투, 델토로가 성공하면서 할리우드가 재능있는 멕시코 영화인들에게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전문매체 인디와이어는 최근 기사에서 멕시코 영화의 장점으로 다양성, 강렬한 주제의식, 풍부한 문학·문화 전통 등을 꼽았다. 미국과 가깝다는 ‘지리성’도 빼놓을 수없는 부분이다. 멕시코 현지 영화매체 카나시네에 따르면, 지난 2000년에는 영화제작편수가 28편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30편으로 늘어났다.
쿠아론, 이냐리투, 델토로의 뒤를 잇는 ‘신세대 멕시코 감독’으로는 2012년 학내 왕따 문제를 다룬 ‘애프터 루시아’로 칸국제영화제의 ‘주목할만한 시선’상을 수상한 미헬 프랑코(36), 마약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 미인대회 당선자를 그린 ‘미스 발라(2011년)’로 극찬을 받은 헤라르도 나라뇨, 2013년 ‘우리는 귀족이다’란 작품으로 흥행바람을 일으킨 가스 알라스라키(36) 등이 꼽힌다.
특히 알라스라키는 올해 초 동영상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와 13부작 드라마 ‘클럽 데 게로스’ 연출계약을 맺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NBC에 따르면,이 작품은 올 하반기쯤 방송될 예정이다.알라스라키는 ‘클럽 데 게로스’로 전세계 약 5700만명 가입자를 가진 넷플릭스에 처음으로 스페인어 드라마를 선보이는 멕시코 감독이란 기록을 세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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