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지구촌 전망대

IS에 빠진 아이들..

bluefox61 2015. 2. 26. 11:18

지난 1월 터키 남부 도시 킬리스에서 자취를 감춘 김 군이 결국 수니 극단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해 훈련을 받고 있다고 한다. 김 군은 소원을 성취했는지 모르겠지만,인간이기를 포기한 만행으로 국제사회를 경악시키고 있는 IS의 대원이 된 아들을 둔 부모의 심정이 어떨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바다 건너 영국 런던에서는 세 부모가 초죽음이 돼있다. 지난 17일 부모 몰래 가출한 십대 소녀 3명이 터키를 거쳐 이미 시리아로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런던의 같은 학교 학생인 소녀 3명은 김 군처럼 터키 킬리스 루트를 이용해 국경넘어 시리아로 들어갔다.인터넷상에서 세 명과 접촉해 IS행을 꼬드긴 인물로 알려진 영국 국적의 20세 여성 아크사 마흐무드의 부모도 절망에 빠져있기는 마찬가지이다.19세 때인 지난 2013년 11월 시리아로 간 마흐무드는 IS 대원과 결혼한 후 일종의 ‘인터넷 대원 모집책’으로 활동 중이다.아크사의 아버지가 24일 영국 언론과 가진 인터뷰 기사를 보니, 딸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아버지의 답답함과 절망,분노가 생생하게 느껴지는 듯했다.


 

IS 대원이 되겠다며 제 발로 시리아로 찾아들어가는 청년들 때문에 지금 유럽은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가장 곤혹스러운 점은 IS 대원이 된 유럽 청년들을 특정 유형으로 규정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프랑스 만평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사건을 일으킨 쿠아치 형제처럼 주류사회로부터 소외됐단 청년들도 물론 있지만,지극히 평범한 중고등학생과 안정된 미래가 보장된 젊은이들도 많기 때문이다. 


유럽 사회가 이처럼 IS 패닉에 우왕좌왕하는 동안, 시리아행 젊은이들이 이용하는 루트를 가르키는 ‘지하드 익스프레스’는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 관광객 행세를 하면서 터키 이스탄불에 들어간 다음 시리아 국경지대로 이동하는 방식은 고전이 된지 오래다. 최근에는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 국경관리가 소홀한 불가리아 소피아를 통해 터키를 거쳐 시리아로 가는 루트가 인기라고 한다.


분단국인 남키프로스 터키공화국에 가서 정규 페리선을 타고 터키 남부 항구도시로 이동한 후 국경을 넘는 방법도 등장했다. 파리 유대인 상점 인질테러범 아메디 쿨리발리의 부인인 하야트 부메디엔은 사건 직후 출국하면서, 치안당국의 관심을 따돌리기 위해 스페인을 거쳐 터키로 들어가는 방식을 택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덴마크의 제2도시 오르후스는 급진이슬람주의에 경도된 청소년들을 위한 교화 프로그램을 성공시켜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한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비결을 듣겠다며 오르후스 시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했을 정도다. 


SSP(소셜서비스, 스쿨, 폴리스의 약자)로 불리는 이 프로그램의 핵심개념은 간단하다. 한마디로 사회,학교,치안당국이 똘똘 뭉쳐 소외된 청년들의 멘토가 돼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다. 싱겁기 짝이 없는 방법 같지만, 한 때 덴마크 최대 IS대원 수출지라는 오명을 썼던 오르후스에서 지난 1년 동안 발생한 IS대원이 1명에 불과했다니 효과가 있기는 한 모양이다. 결국 IS에 빠진 아이들을 구할 방법은 끝없는 관심과 사랑 뿐이란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