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바다에서, 밀림 속에서 죽어가는 로힝야 난민들

bluefox61 2015. 5. 27. 11:25

 말레이시아 국경지역 밀림에서 밀입국 알선조직들이 최근까지 운영해오던 캠프 수십 곳이 발견되고, 이 곳에서 암매장된 시신 수 백구가 쏟아져 나오면서 끔찍한 인권유린과 인신매매 실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26일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이 언론에 공개한 밀림 캠프 한 곳에서만 40구 이상의 시신이 발굴되는 현장을 목격했다면서,시설 내부에서 고문이 자행된 흔적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가까운 도로로부터 밀림 속으로 1시간 이상 걸어들어가야 하는 깊숙한 곳에 위치한  이 캠프는 경찰이 하루 전 태국과의 국경지역에서 발견한 28개 캠프들 중 한 곳으로 최대 4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이다. 경찰은 약 2년전 세워진 이 캠프에  불과 2~3주 전까지도 사람들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캠프들 중에는 1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곳도 있었다. 캠프에 수용된 사람들은 대부분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로 가려던 미얀마 로힝야 난민과 방글라데시인들로 추정되며, 밀입국 알선조직은 돈을 내지 못한 사람들을 붙잡아두고 고문,구타 등을 행하다가 죽으면 그대로 매장하고, 산사람은 인신매매 전문조직에 팔아 넘겼을 가능성이 높다.

 

 

 


 경찰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8개 캠프에 있는 무덤 약 140기에서 수 백구의 시신이 발굴됐다면서, 무덤 1기에  2구 이상의 시신이 묻혀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5월초 태국 쪽 국경지역에서 대거 발견됐던 캠프 및 암매장 묘지들과 말레이시아 쪽에서 이번에 발견된 것들 간의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다. 태국 경찰 간부 푸티차드 에카찬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 아직 수사 중이기는 하지만 양쪽 간의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밀입국 조직들이 미얀마와 방글라데시를 떠나 육로로 태국으로 들어온 난민 및 불법이주민들을 캠프에 수용했다가 국경 넘어 말레이시아 쪽 캠프로 이동시켰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 곳에서도 돈을 내지 못한 사람들은 인질로 잡혀 고문과 구타를 당하다가 목숨을 잃거나 팔아넘겨진  것으로 보인다.
 태국 정부는 지난 5월 초부터 국경지역에서 이 같은 캠프와 묘지들이 발견되자 대대적인 수사에 들어갔고, 이로 인해 육로가 막히게 된 밀입국 조직들이 난민들을 배에 태워 바다를 통해 밀입국을 시도하면서 이번 해상난민 사태가 촉발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아흐마드 자히드 하미디 말레이시아 내무장관은 현지 관리들이 밀림 속 비밀캠프의 존재를 알면서도 밀입국 알선 및 인신매매조직들로부터 뇌물을 받고 눈감아줬을 가능성에 대해 현재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