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악화일로 그리스 사태와 유로존 '탈퇴' 절차

bluefox61 2015. 6. 18. 11:30

그리스 구제금융 체제 만료일(30일)이 열흘 남짓 밖에 남지 않았지만, 18일과 19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와 유럽연합(EU)재무장관회의에서도 구제금융 잔여금 72억 유로(약 9조 1050억 원)를 집행하기 위한 그리스와 채권단 간의 타결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17일 아테네를 긴급 방문한 베르너 파이만 오스트리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미 적절한 개혁안을 (채권단에)제안했다"며 "(채권단 요구대로) 연금을 추가 삭감할 수있는 여유분이 이미 소진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채권단이 연금삭감에 집착하고 있는 이유를 도무지 이해할 수없다"며 "만약 명예로운 타협과 경제적으로 합당한 솔루션을 이루지 못할 경우, 파국적인 정책에 ‘단호한 반대(big no)’를 선언한 데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연금 수급 개시연령 상향 등으로 2016~2022년간 25억 유로를 절감하는 방안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채권단이 추가 연금 삭감을 통해  재정수입을 올해 18억 유로 늘릴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지언론 카티메리니는 이날 밤 치프라스 총리와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전화통화를 했지만, 양측 모두 새로운 제안을 내놓지 않아 대화가 불과 10분만에 끝났다"고 보도했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17일 BBC, 로이터 등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와 EU 재무장관회의에서 타협안이 도출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회의가 실패로 돌아갈 경우 이번 주말에 긴급 EU 정상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리스 위기 관련 주요 일정>

6월

18일 유로존 회원국 재무장관회의 (룩셈부르크)
19일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 재무장관회의 (룩셈부르크)
21일  EU 긴급정상회의 (전망 ·공식 개최일은 25일)
22일  합의 실패 시 그리스 뱅크런 사태,금융통제 등( 전망)
25일  EU 정상회의(21일 긴급 회의 개최시 취소 가능성있슴)
30일 그리스 구제금융 체제 만료. 그리스 정부가 국제통화기금에 약 16억 유로 부채 상환 실패시 사실상 디폴트 상황

 

7월
1일 치프라스 정권 붕괴(전망)
20일 그리스,ECB에 총 35억 유로 부채 상환 예정일. 상환 실패시 공식적인 디폴트 및 유로존 탈퇴 또는 축출 불가피 


<그리스 부채 상환 주요일정> *단위 =유로  *자료=가디언, 스트랫포

6월 
19일 16억 (만기도래 채권)

30일 16억  (IMF 부채 상환)

7월 
10일 20억(만기도래 채권)
13일 5억 (IMF 상환)
14일 9000만(만기도래 채권)
19일 2억2500만(국채 이자)
20일 35억(ECB 부채 상환),3억8100만(국채이자)

8월 
1일 1억 7800만(IMF 부채 이자)
7일 10억 (만기도래 채권)
20일 32억 (ECB 부채상환), 1억9400만(국채 이자)

9월 
15억 (IMF 상환)

10월 
4억 4800만(IMF 상환)

12월 
12억 (IMF 상환) 


지난 주까지만해도 그리스와 채권단 간의 협상타결이 임박한 듯한 분위기였지만, 지난 14일 실무 협상에서 양측이 연금 삭감을 두고 충돌한 이후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치프라스 총리가 "채권단이 그리스를 약탈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융커 집행위원장은 "시리자 정부가 그리스 유권자를 속이고 있다"고 맞받아치는 등 험악한 분위기이다. 만약 그리스 정부가 트로이카(유럽연합 유럽중앙은행 국제통화기금)로부터 구제금융 잔여금 72억 유로를 받지 못할 경우, 오는 30일 IMF에 16억 유로를 상환하지 못해 사실상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상황에 빠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그리스 중앙은행의 야니스 스투르나라스 총재는 17일 의회에 제출한 연례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협상이 실패하면 디폴트가 발생하고 결국 유로존과 EU 탈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디폴트 우려로 인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그리스 은행에서 인출된 돈이 300억 유로 규모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이 콘스탄토풀루 국회의장은 스투르나라스 총재가 정부의 협상을 방해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블룸버그,BBC 등은 독일과 영국 등 유럽 각국이 그리스 디폴트 상황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 유로존 탈퇴 절차 


유럽연합경제통화동맹(EMU)조약에는 유로존 회원국의 탈퇴 관련 조항이 없다.특정 회원국을 나머지 회원국들이 축출하는 절차를 규정한 조항도 없다. 따라서 회원국이 자발적인 판단에 따라 유로존을 탈퇴하고자 할 때, 취할 수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유럽연합(EU) 탈퇴이다. 물론 영국처럼 EU회원국이면서 유로존에는 가입하지 않은 국가들이 있지만, 이미 유로존에 가입해있는 국가가 탈퇴하는 것은 의미가 다를 수밖에 없다.


EU조약상 회원국 자격을 강제로 박탈할 순 없으나 회원국의 자발적인 판단에 의한 탈퇴는 가능하다. EU체제를 규정한 리스본 조약 50항에 따르면 EU회원국이 자발적 탈퇴를 원할 경우 탈퇴의사 통보, 유럽이사회와의 협의, 유럽의회 동의, 유럽이사회 투표, 탈퇴 허가 순으로 진행된다.


탈퇴를 희망하는 국가는 유럽이사회에 통보하고 집행위원회가 협상 개시를 유럽이사회에 요청하면 유럽이사회는 탈퇴 절차, 협의 기간, 향후 EU와의 정치·경제적 관계를 고려해 신청국과 충분한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협의 후 합의점에 도달하면 유럽의회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진행된다. 유럽의회는 집행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미리 단순다수결(simple majority)에 의해 EU 탈퇴에 대한 동의 여부를 결정한다.


유럽의회가 동의할 경우 유럽이사회는 가중다수결(qualified majority)에 의해 탈퇴 승인 여부를 정한다. 가중다수결은 회원국의 국력(인구수, 경제력 등)에 따라 투표수를 차등 분배하고 이를 합산해 가결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방식으로 기존 만장일치체제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됐다. 


가중다수결에 의해 통과하려면 전체 투표수 352표 중 255표 이상(72%), 28개국 중 15개국 이상(55%) EU 총인구의 65% 이상의 기준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 유럽이사회에서 가중다수결로 가결되면 탈퇴가 공식적으로 승인되며 탈퇴 희망국에 적용됐던 EU조약은 탈퇴 합의가 완료된 날 효력이 중지된다. 


EU탈퇴 시 EU회원국으로서 누렸던 지위와 혜택을 상실하며 EU조약을 대신할 자국의 새로운 법안이 필요하다.탈퇴를 통보한 날로부터 2년 이내에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유럽이사회 탈퇴 신청국이 기간 연장에 만장일치로 동의하지 않는 이상 EU조약 효력이 중지된다. 유로존으로부터 탈퇴하기 위해 EU를 탈퇴했던 국가는 일정 기간과 평가과정을 거쳐 다시 EU에 가입할 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