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4년 7월 25일, 아산만 풍도 앞바다가 대포소리로 요동쳤다. 일본 순양함 부대가 청(淸)의 군함을 향해 대포를 쏜 것이었다. 일명 '풍도해전'에서 일방적으로 청을 제패한 일본은 8월 1일 청을 상대로 정식의 선전포고를 한 후 승승장구를 거듭하다가 9월 15일 평양전투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하루 뒤 청군은 결국 평양을 포기하고 압록강 건너 후퇴했다. 한 해 전 갑오농민전쟁이 발생하자 당황한 조선의 요청을 받고 한반도에 들어온 청군이 일본군에 쫓겨나가는 순간이었다. 9월 17일 일본군은 압록강 하구에서 청의 북양함대를 격파한 기세를 몰아 중국 본토로 진격한지 약 두 달만인 11월 2일 뤼순(旅順)을 점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