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들 110

서울 촌 것, 제주 올레를 가다(8)- 4월 제주의 추억, 우도와 2코스

봄의 끝자락인 4월하순에 또 제주를 다녀왔습니다. 지난 11월 이후 약 반 년만이네요. 첫날엔 올레 1-1 코스인 우도를 걸었습니다. 유채꽃이 흐드러진 우도의 모습들입니다. 제주 2코스를 처음 걸었는데, 참 아름답더군요. 올레 2코스는 광치기 해변부터 고성, 대수산봉, 혼인지를 지나 온평리 바닷가까지 이어지는 코스입니다. 물빛 고운 바닷길부터 잔잔한 저수지를 낀 들길, 호젓한 산길까지 색다른 매력의 길들이 이어지지요. 대수산봉 정상에 서면 시흥부터 광치기해변까지 아름다운 제주동부가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정말 제주의 top 3에 들어갈만한 절경이 아닌가 싶네요. 제주 특유의 생태계인 곶자왈의 숨골. 땅 속 구멍으로부터 나무 줄기가 솟아있습니다. 발 아래에 빈 공간이 있다는 이야기.. 곶자왈에는 돌과 돌 사..

재미로 보는 칸영화제 이야기(2)-드레스코드에 얽힌 추억

최근 칸국제영화제에서 현장 진행요원이 하이힐을 신지 않은 여성을 입장시키지 않았다고 해서 큰 논란이 됐었지요. 영화배우와 감독 몇몇이 언론에 대고 집행위원회를 비난하는 말을 하기도 했고요. 사태가 커질 조짐을 보이자, 집행위원회에서는 현장 요원이 좀 오바를 했고, "우리는 하이힐 필수 착용같은 드레스 코드 없다"고 해명했고요. 그 뉴스를 보면서, 오래전 제가 경험했던 칸영화제 드레스 코드의 추억을 떠올리지 않을 수없었지요. 그 때 적은 사연은 이렇습니다. 세계에서 드레스 코드가 가장 엄격한 곳은 아마도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일 겁니다. 휴양도시로 이름난 칸은 영화제 기간동안 오후 5시만 넘으면 거리에 턱시도 차림의 남자와 화려한 드레스를 빼입은 여성들로 거리가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저녁 타임(저녁 8시와 ..

재미로 보는 칸 영화제 이야기 (1)

얼마전에 칸국제영화제가 끝났지요. 그 이후에도 전해지는 수상작 뉴스 등을 보면서, 그곳에서 보냈던 두번의 5월이 자꾸 생각나는군요. 칸영화제를 동경하는 영화광들을 위해 제가 경험한 칸영화제의 이모저모를 문답형식으로 수다 떨어볼까합니다. 단, 오래전의 경험임을 미리 알려둡니다. 한 10여년전?^^ 요즘 그 쪽 분위기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프랑스란 나라가 한국처럼 뭘 신속히 바꾸는 나라가 아니니만큼, 대동소이하지 않을까 싶네요. 1.칸영화제에 가면 누구나 실컷 영화를 볼 수있다? 천만에 말씀, 만만에 콩떡입니다. 우선 영화제 기간동안 칸에 모이는 인간들은 크게 4종류입니다. 첫째 출품작과 관련된 제작진 및 배우, 두번째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 및 평론가 세번째 영화제와 동시에 열리는 마켓에 온 수..

한 밤의 철학파티..파리,런던,베를린 돌아 뉴욕으로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밤새 철학 강의를 듣고 토론하는 이색 행사가 최근 미국 뉴욕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5000명이 넘는 일반인들이 철학 강의를 듣기 위해 행사장 밖에서 새벽까지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져 주최 측이 깜짝 놀랐을 정도이다. 지난 24일 저녁부터 25일 아침까지 뉴욕의 프랑스 문화원과 미국 우크라이나 연구소 건물에서 열린 화제의 행사 이름은 ‘철학의 밤(Night of Philosophy)’. 주최자는 프랑스 문화원이다. 지난 2010년 파리에서 처음 시작돼 영국 런던 , 독일 베를린 등을 옮겨 다니며 열렸다. 특히 지난해 베를린에서 열린 ‘철학의 밤’은 많은 철학자들을 배출한 국가답게 많은 청중이 몰렸고, 분위기도 매우 뜨거웠다. 미국에서는 이번에 처음 열린 ..

LP가 살아났다

디지털 음원 시대에 레코드가 부활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뉴스위크 등은 최근 기사에서 영국과 미국에서 지난해 레코드 판매 실적이 전년 대비 50% 넘게 늘어나면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컴팩트디스트는 물론이고 음원 다운로드조차 스트리밍에 밀리고 있는 판국에,턴테이블의 바늘로 음악을 듣는 지름 30cm의 LP 레코드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죽은 줄로만 알았던 레코드의 르네상스(부활)이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에서 약 100만 장의 LP레코드가 팔렸다. 1996년 이후 18년 내 최고 실적이다. 영국에서도 지난해 약 129만 장의 LP레코드가 팔려 20년내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4월까지 판매 실적은 전년 동기 69%나 늘었다.싱글 레코드 판매..

런던시, 버스킹을 문화상품으로 키운다

영화 ‘원스(Once)’에는 거리에서 노래하며 예술과 사랑을 꿈꾸는 버스커(busker), 일명 ‘거리의 악사’들이 등장한다. 유럽은 서구 각국의 대도시에서는 어김없이 거리에서 노래하거나 연주하는 버스커들을 쉽게 만날 수있다. 거리에서 행인들을 대상으로 공연하는 행위는 ‘버스킹’이라고 한다. 영국 런던이 버스킹을 대표 문화 상품으로 키우기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매년 젊은 버스커들을 대상으로 ‘버스킹 경연대회’를 여는데 그치지 않고, 아예 7월 18일을 ‘내셔널 버스킹 데이’로 제정해 런던 관광명소인 트라팔가 광장을 중심으로 시내 곳곳을 버스커들의 천국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제조건은 있다. 버스커 스스로 실력을 키워서 수준높은 공연을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지켜야할 규칙은 지켜야한다는 점이다..

프라도 미술관의 특별한 전시회

"관람객들은 거장의 회화작품을 마음껏 만지세요." ‘건드리지 마시오’란 경고문 대신 ‘마음껏 만지세요’란 안내문이 내걸린 전시회가 스페인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화제의 전시는 프랑스의 루브르, 러시아의 에르미타주미술관과 함께 세계 3대 미술관으로 꼽히는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의 ‘프라도를 만지다(Touching the Prado)’. 지난 1월부터 6월말까지 이어지는 이 전시회에서는 관람객들이 프란시스코 고야, 디에고 벨라스케스, 엘 그레코의 회화 작품을 손으로 만지면서 감상할 수있다. 시각장애자들이 머릿 속에서 상상만 했던 스페인 거장 화가들의 작품을 직접 손끝으로 느끼면서 감격을 감추지 않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전했다. 전시 중인 작품들은 물론 오리지널이 아니라, 3D 프린팅 ..

은둔작가 하퍼 리 새 책 출간...논란은 계속된다

지난해 8월, 미국 앨러배머주 몬로빌에서 활동하는 여성변호사 토냐 카터는 법무대리를 맡고 있는 고객의 금고 안을 살피던 중 누렇게 변한 종이에 싸인 꾸러미 하나를 발견했다. 포장지를 벗겨보니 오래된 원고뭉치였다. 앞부분을 읽어보던 카터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소설 ‘앵무새 죽이기’의 주요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시대 배경은 1930년대 대공황기가 아니고 흑백인종 갈등기인 1950년대 중반이었기 때문이었다. ‘앵무새 죽이기’의 화자였던 주인공 소녀 스카웃은 성숙한 숙녀로, 백인여성 성폭행 혐의로 체포된 흑인을 변호하던 스카웃의 아버지 애티커스 핀치는 노인으로 등장한다. 카터는 ‘고 셋 어 워치맨(Go Set a Watchman)’이란 제목의 원고를 들고 몬로빌 외곽 메도스의 한 ..

맨손으로 요세미티 엘카피탄 암벽을 오른 사나이들

*읽기전!! '엘카피탄'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요세미티국립공원내에 있는 거대한 바위산입니다. 19세기 중반 스페인의 한 부대가 이곳을 탐사한 것을 기념해 '엘 카피탄(영어로는 캡틴이란 뜻)'이 붙었다고 합니다. 이 곳을 오르는 코스는 무려 100여개나 됩니다. 요세미티공원의 엘카피탄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초급 중급 고급 전문가 코스 등으로 세분해 난이도 별표까지 붙어있습니다. 이번에 미국 등반가들이 프리크라이밍으로 등정에 성공한 '돈 월(Dawn Wall)'은 100여개 코스 중 하나인데, 난이도가 높기로 정평나있습니다. 1970년대에 처음 코스가 열렸는데, 그때 등반가들은 엄청나게 많은 못을 밖아가며 오르는데 20여일이 걸렸다고 합니다. 이 코스가 프리크라이밍으로 정복되기는 이번이 처음인거죠. 다른 난이..

스미스소니언 컬렉션, 온라인으로 보세요

전 세계 예술 애호가들이 미국 워싱턴DC의 스미스소니언박물관으로부터 엄청난 규모의 새해선물을 받았다. 스미스소니언박물관의 동양 예술품 컬렉션인 프리어·새클러 갤러리가 소장품 4만691점의 사진을 홈페이지(http://www.asia.si.edu/collections/edan/default.cfm)에 무료로 공개한 것. 신석기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와 지역의 예술품들을 컴퓨터 화면으로 구경할 수있을 뿐만 아니라 사진을 내려받아 저장할 수도 있다. 사진은 인쇄용으로 쓸 수있을 만큼 고해상도이다.줄리언 레이비 박물관장은 5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소장품의 온라인 공개를 ‘예술의 민주화’로 표현하면서 "아시아 예술에 대한 사랑과 연구를 증진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 우리는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