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트의 사망사실이 알려지자마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 지난 수십년동안 미국인들에게, 특히 시카고 시민들에게 로저는 곧 영화였다"며 고인을 평가했다. 오바마도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 시카고 시민이었다.
영화배우 스티브 마틴은 "굿바이 로저 에버트, 그동안 재미있었어요"라고 애도를 표했고, 다큐멘터리영화감독 마이클 무어는 " 당신에게 수백만개의 엄지손가락을 보냅니다"라고 밝혔다. 70년대에 시카고 지역 공공TV를 통해 방송되기 시작했던 인기TV영화평론 프로그램 '시스켈과 에버트'에서 에버트가 시청자들에게 추천하고픈 영화에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고(섬 업·thumb up), 추천하고 싶지 않은 영화에는 엄지손가락을 아래(섬 다운·thumb down)로 향하곤 했던 것을 추모글귀에 인용한 것. 에버트가 양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투 섬스 업(two thumbs up)' 영화는 곧 최고의 영화를 가르키는 표현으로 자리잡았다.
에버트는 동료였던 시스켈이 지난 1999년 53세 나이에 뇌종양으로 사망한 이후에도 후배 평론가 리처드 로퍼와 함께 TV 영화평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해왔으며, 2006년 아랫턱 제거수술을 받아 더이상 말을 할 수없게 되기 이전까지 TV 뿐만 아니라 200여개의 신문잡지에 칼럼을 게재하는 등 꾸준히 활동해왔다. 지난 2010년에는 TV에 직접 출연해 음성합성기를 이용해 말하면서도 변치않는 유머감각을 과시하기도 했다.
1942년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 어바나에서 태어난 에버트는 15살때부터 지역신문에 스포츠기사를 기고하기 시작했으며, 일리노이대를 졸업한후 1967년 시카고선타임스에 입사해 영화담당기자와 평론가로 일했다. 그는 현학적인 수사를 배제하고 일반 영화관객들이 알기 쉽게 영화의 본질을 정확하게 짚어낸 평론으로 유명하다. 1975년에는 영화 비평으로는 처음으로 평론 부문 퓰리처상을 받았고 2005년에는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이름을 올렸다. 투병생활 중에서도 그는 지난 한해동안 300여편의 평론을 발표했다. 저서 15편 중 일부는 국내에도 번역출간됐다.트위터 팔로어는 82만7000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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