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주의 디트로이트는 제게 자동차뿐만 아니라 모타운, 에미넴, 마이클 무어로 기억되는 도시입니다. 그리고 또하나, 영화 <서칭 포 슈거맨>을 통해 만난 시스토 로드리게즈가 살고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또하나 제 언니도 30여년동안 그곳에서 살고 있습니다(정확하게는 디트로이트 외곽 도시).
그 덕분에, 디트로이트를 직접 둘러볼 기회가 있었지요. 하지만 정확하게 기억나는 풍경은 거의 없습니다. 언니가 매우 위험하다면서, 자동차 창문을 모두 닫고 시내를 쏜살같이 지나가는 정도로만 구경을 시켜줬기 때문이죠. 다만, 디트로이트 시내와 외곽 도로를 지나면서 봤던 풍경들, 보다 구체적으로는 집주인이 버리고 나간듯 비어있는 집들, 여기가 세계최강국 미국이 맞나 싶을 정도로 쓰러지기 일보직전의 집들이 기억납니다.
디트로이트는 에미넴이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영화 '8마일'로도 잘 알려진 곳입니다. 8마일은 디트로이트를 도시와 주변 도시로 나누는 '8마일 로드'를 뜻하는데, 백인과 흑인, 부유층과 빈곤층을 나누는 경계,에미넴 자신이 속해 있고자 하는 계층과 실제 자신이 속한 억압된 환경을 가르는 선의 의미를 가지고 있지요.
아무튼, 결론적으로 디트로이트에 대한 이미지는 좋지 않은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디트로이트가 과거에도 이랬던 것은 아닙니다.
자동차를 제외하고도, 문화적 역사적 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 곳이 바로 디트로이트이거든요.
마이클 무어의 책 '히어 컴스 트러블'을 보면, 디트로이트의 옛 모습을 묘사한 대목이 나옵니다. 무어는 인근 도시 플린트 출신이지만, 디트로이트를 오가면서 성장기를 보냈습니다.
300여년의 역사를 지닌 디트로이트는 포드, 제네럴모터스, 크라이슬러의 탄생지이기도 하지만
남북전쟁 이전에는 남부 도망노예들을 북부 자유주와 캐나다 쪽으로 비밀리에 도피시켜주는 지하 인권조직들의 활동으로 유명했고
1960년대에는 흑인 민권을 주장하는 대규모 폭동이 벌어졌던 곳이며,
전설적 레코드레이블 모타운이 태어난 곳이기도 합니다. 아레사 프랭클린, 수프림스, 미러클스, 스티비 원더,잭슨브라더스 등등 모타운의 가수들은 떠올리기만해도 가슴이 지금도 두근거릴 정도이죠.
그랬던 디트로이트가 결국 부채를 이기지 못해 파산신청을 했다고 합니다.
제 언니가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한때 영화를 누렸던 곳의 마지막 모습을 보는 듯해 기분이 묘합니다.
미국 자동차산업의 중심지이자, 미국 제조업의 상징도시인 디트로이트가 180억달러(약20조2626억원)가 넘는 빚더미를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18일 결국 파산을 선언했다.AP, 뉴욕타임스, CNN 등 미국 언론들은 미국 역사상 파산한 지자체 중 디트로이트가 최대 규모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디트로이트 시의 이번 파산선언은 한때 경제호황을 누린 지자체라도 성장동력을 잃고 과감한 개혁기회를 놓칠 경우 결국에는 파산이란 치욕을 피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의 다른 파산위기 도시들을 물론 전세계 지차제에 경고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Detroit’s Bankruptcy Is the Nation’s Largest
YEAR
FILED
POPULATION
AFFECTED
APPROXIMATE DEBT
MUNICIPALITY
2013
2011
1994
2012
2012
2008
701,000
659,000
2.4 million
292,000
213,000
116,000
$18 billion
$4.2 billion
$2.0 billion
$1.0 billion
$492 million
$175 million
Detroit
Jefferson County, Ala.
Orange County, Calif.
Stockton, Calif.
San Bernardino, Calif.
Vallejo, Calif.
지난 3월 미시간 주정부에 의해 디트로이트시 재정위기 비상관리 책임자로 임명된 케븐 오어 변호사는 18일 디트로이트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오후 미시간주 연방법원에 파산보호(챕터 9)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길로 가고 싶지는 않았지만 우리 모두를 위한 새로운 출발"이라면서 "디트로이트는 위대한 도시이지만 지난 60여년동안 내리막길을 걸었다"고 밝혔다. 주정부 차원에서 경제지원을 하는 등 그동안 디트로이트시의 파산을 막기 위해 노력해온 케빈 스나이더 주지사 역시 "현재로서 합리적인 대안은 이것 뿐"이라면서 이번 결정이 불가피한 것이었음을 강조했다.
디트로이트는 전세계 자동차애호가들에게는 포드, 제네럴모터스(GM), 크라이슬러 등 미국 3대 자동차회사의 고향, R&B 음악팬들에게는 전설적인 레코드레이블 모타운의 탄생지, 랩음악광들에게는 래퍼 에미넴의 음악적 뿌리로 잘알려진 곳이다. 그러나 제조업 위축으로 인한 인구감소, 세원 급감, 그리고 방만한 예산집행과 부정부채가 겹치면서 현재는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중 하나로 몰락했다. 실업률은 미 전국 평균의 배(약 16.3%)에 달한다. 오어 변호사는 16페이지에 달하는 파산신청서에서 시내 신호등 40%가 고장난상태이며, 빈집은 7만채가 넘고, 범죄신고 및 화재 신고 후 대기시간이 전국 평균(11분)보다 무려 50분이나 긴 1시간에 이른다며 파탄난 시행정 상황을 공개했다.
지자체 파산을 규정해놓고 있는 법인 '챕터 9'에 따르면, 미 지자체 파산 절차는 기업 또는 개인이 파산보호 신청을 통해 채무 상환을 일시 유예받고 기업 회생 절차를 밟을 수 있는 과정과 비슷하다. 파산 신청 도시는 채무상환을 유예받는 대신 공무원 인력 감축과 연봉 삭감, 공기업 민영화, 지자체 소유 자산 매각 등과 같은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도시의 재정 수지를 개선하기 위한 공공요금 인상과 증세 노력도 요구된다. 신인도 하락도피할수없다. 2008년 5월 파산한 캘리포니아주 벨라지오는 파산 신청 이후 5년 동안 채권 시장에서 외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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