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세 부모 아기, 내년 영국에서 태어난다

bluefox61 2015. 2. 4. 16:10

세계 최초로 유전자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켰던 영국이 이번에는 세계 최초로 엄마 2명, 아빠 1명을 가진 아기를 탄생시키는 국가가 됐다.
 

3일 영국 하원은 미토콘드리아 대체시술에 의한 체외인공수정 허용을 골자로 한 ‘인간수정 및 배아법 ’수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382 대 반대 128표 통과시켰다.BBC, 가디언 등은 법안이 상원에서도 통과돼 오는 10월쯤 발효되면, 내년 중 세계 첫 3부모 아기가 영국에서 탄생될 것으로 일제히 전망했다. 


하원에서 법안이 통과된 후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 (인간이) 신 노릇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아기를 원하는 부모들에게 가능성을 주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제인 엘리슨 보건장관도 "(미토콘드리아 질병으로)고통받는 가족들이 어두운 터널 끝에 빛을 만나게 됐다"며 "(영국이) 대담한 일보를 내딛었다"고 격찬했다. 미토콘드리아 대체시술을 처음 개발한 더그 텀불 뉴캐슬대 교수는 " 체외인공수정 기술 발전의 중요한 장애물을 뛰어넘었다는 사실에 영국은 자랑스러워해야 할 것"이란 반응을 나타냈다. 


하지만 법안에 반대해온 의원들은 물론 영국 국교회 등은 "아기 1명을 태어나게 하기 위해 2명의 생명(난자)을 죽이는 미토콘드리아 대체시술은 비윤리적이며 안전하지도 않다"며 우려와 비판을 제기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핵 바깥에 있는 부분으로,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세포핵과는 별도로 독자적인 디옥시리보핵산(DNA)를 지니고 있다. 미토콘드리아 DNA가 변이되면 심각한 대사질환, 당뇨병, 암, 알츠하이머, 근육위축증, 뇌장애, 심장병, 시각장애 등이 나타난다.정자도 미토콘드리아를 갖고 있지만 수정 직후에 분해되므로, 미토콘드리아병은 어머니를 통해서만 유전된다.영국에서만 해마다 약 150명, 미국에서는 약 4000명의 아기가 이 질병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토콘드리아 대체시술의 방법은 두 가지이다. 첫번째는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가진 산모의 난자에서 핵을 추출해 건강한 미토콘드리아를 가진 기증 여성의 난자에 삽입한 다음 아버지의 정자와 체외 수정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수정이 이뤄진 단세포배아에서 미토콘드리아 결함이 있는 난자의 핵과 정자를 함께 추출해 건강한 미토콘드리아를 가진 난자에 삽입한 다음 산모의 자궁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여성 2명의 난자와 남성 1명의 정자를 이용하게 된다는 점에서, 언론들은 이런 방법으로 태어나게 될 아기에게 ‘3부모 아기’ 또는 ‘디자이너 베이비’란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하지만 학자들은 미코콘드리아 DNA가 한 인간의 DNA 구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054%에 불과해, 미토콘드리아 대체시술로 태어나는 아기가 부모의 유전자를 99.8%를 물려받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이 방법으로 태어난 여성들은 모두 ‘혼합된 DNA’를 자손에게 물려주게 된다.
 

법안에 따르면  미토콘드리아에 선천적 결함이 있는 여성 환자가 대체시술을 받으려면 보건부 산하 인간생식배아관리국(HFEA)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즉 HFEA는 각 환자의 유전적 질환 상태를 판단하고 시술이 과연 필요한지를 결정하는 권리를 갖는다. 미토콘드리아 기증은 장기기증과 동일하게 인정받으며, 기증자의 신원은 법적으로 철저한 보호를 받는다. 이 시술로 태어난 아기가 성장해 기증자에 대해 알고 싶어 해도 정부 또는 의료진에 정보공개를 요청할 권리가 없다. 또 의료진은 시술로 태어난 아기의 의학적 상태를 반드시 모니터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