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생명과 자유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구성된 것입니다.
그 사명을 다하지 못한다면, 주권자인 국민은 정부를 교체할 권리가 있습니다.
저는 늘 독립선언문의 정신을 존중하고 있습니다.
지구상에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부정하는 세력이 있다면 마땅히 응징되어야 합니다.
진실에는 타협이 없습니다. 제가 발언대에 오른 것도 바로 그것때문입니다.
여러분의 냉청한 이성에 호소합니다.
위대한 원칙은 변할 수없고 , 어떤 것에도 결코 흔들리지 않습니다."
제임스 스튜어트의 열정적이고 풋풋한 이미지로 기억되는, 프랭크 카프라 감독의 1939년작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에 나오는 대사 중 하나이죠.
주인공 제퍼슨 스미스가 상원 연단에서 열변을 토하는 대사입니다.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는 잭슨시의 상원의원이 임기 중 갑자기 급사하는 사건으로 시작합니다.
같은 주의 또다른 상원의원과 주지사는 그들이 밀어부치고 있는 댐 건설계획을 계속 추진하기 위해 , 새 상원의원으로 자기네 말을 잘 들을 꼭두각시를 세우려 하지요.
그렇게해서 낙점된게 보이스카웃 단장 제퍼슨 스미스입니다.
스미스는 많은 기대를 가지고 워싱턴 의회로 향합니다.
그리고 , 눈치없게도 댐이 건설될 계곡을 야영장으로 만들기 위해 나섭니다.
하지만, 금권정치가들은 댐 건설 법안을 상원에서 통과시키기 위해서 온갖 방해공작을 펼치지요.
그리하여, 등장하는 것이 이 영화를 그토록 오랜세월동안 '최고의 정치영화'로 만든 필리버스터 장면입니다.
스미스가 댐건설 법안 통과를 막기위해 발언권을 얻어 필리버스터를 감행하는 것이지요.
연설은 장장 24시간에 걸쳐 이어지고, 의회 밖에서는 난리가 납니다.
의원실에 스미스를 지지하는 편지가 쏟아져 들어오며 , 댐 건설을 막으라는 목소리가 빗발치게 됩니다.
이 영화가 미국에서도 큰 화제와 감동을 낳은 것은 ,
1930년대 미국 정치 역시 국민들에게 많은 실망을 안겼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현실에는 없는 순수한 정치인 스미스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꼈다고 하겠습니다.
아무튼, 미국 필리버스터 역사에서 변화가 일어나게 됐습니다.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이 필리버스터를 막을 수있는 의결정족수를 대폭 낮춘 법안을 통과시킨 겁니다.
공화당의 무분별한 필리버스터로 국정이 파탄나는 것을 그대로 더이상 두고 볼 수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공화당은 당연히 "다음 선거에서 우리가 다수당이 되면 오늘 일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이를 갈았고요.
사실 , 필리버스터가 미국식 민주주의의 상징이었던 시대는 이미 끝난게 사실입니다.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도 소수당이 될 때마다 필리버스터를 이용해먹곤 했으니까요.
지금은 이를 갈고 있는 공화당도 자기네들이 상원 다수당이었던 2000년대 중반에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기 위한 법안을 추진했던 적이 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표결결과를 '역사적인 변화'로 표현했지만,
정쟁의 수단을 전락한 필리버스터의 역사가 새삼 씁쓸한 뒷맛을 남깁니다.
미국 연방 상원이 21일 고위 공직자 인준안에 대한 필리버스터(의사진행 방해)의 차단 요건을 완화하는 법안을 전격적으로 통과시켰다.민주당이 다수당인 상원(총100석)은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기 위한 절차표결(prodedural vote)의 가결 정족수를 현행 60표에서 51표로 낮추는 법안을 상정, 찬성 52표와 반대 48표로 가결처리했다.
네덜란드어 '해적'에서 유래된 필리버스터는 의회 소수당이 다수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 의사진행을 합법적으로 저지하는 행위를 뜻하며, 절차표결은 특정 안건에 대한 토론을 마칠지 여부를 결정하는 표결이다. 당초 상하원 모두 필리버스터를 허용했으나, 하원 경우 의석이 대폭 늘어나면서 현재는 의원의 발언시간을 제한하고 있다. 상원에서는 고위 공직자 인준안 등에 대한 전체회의 표결을 진행하기에 앞서 토론종결을 위한 절차표결(procedural vote)을 실시하며, 여기에서 60명 이상이 찬성하면 필리버스터를 할 수 없었으나 앞으로는 51명만 찬성하면 필리버스터를 막을 수 있게 됐다. 의원의 발언시간을 제한하고 있다. 필리버스터를 차단하기 위한 의결정족수는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여서, 당초 정원의 3분의 2였다가 1975년 60표로 줄었고, 38년만에 다시 51표로 줄어들어 앞으로는 과반 표만 넘으면 고위 공직자 인준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막을 수있게 된다.단, 대법원 법관 인준안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지명자의 순조로운 의회 인준이 예상되는 가운데 민주당이 이른바 '핵옵션(nuclearoption)'으로 불리는 필리버스터 무력화 법안을 들고 나온 이유는, 지난 5년간 버락 오바마 정부의 공직자 인준 및 다양한 정책에 대한 공화당의 반대가 소모적 정쟁으로 변질돼 더이상 방치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도 관련법안이 상원을 통과한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공화,민주 양당 모두 (필리버스터 남용으로부터) 결백하지 않지만 오늘날의 (국정)방해 패탠은 정상이 아니다"며 " 국정을 멈추게 하는 이 무모하고 가혹한 도구(필리버스터)를 끝낼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거에서 패배한 소수당이 다수당이 추진하는 정책의 발목을 잡는 수단으로 변질된 필리버스터를 "선거 결과로 나타난 민의에 맞서 싸우는 것"으로 비판하면서 "미래의 세대를 위해 미래 세대를 위해 이런 방식이 정상적인 것으로 자리잡게 놔둘 수없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5년간 유례없는 의회의 방해"를 언급하면서 "(필리버스터가) 양당간의 타협과 능력있는 인사의 공직 임명을 방해하며 일자리 창출과 총기규제법을 막았다"며 사실상 공화당을 강하게 비난했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역시 "미국 역사상 대통령이 지명한 고위공직자의인준안에 대해 168차례의 필리버스터가 있었는데 이 가운데 절반이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였다"며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반면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 민주당이 오늘의 결정을 후회하게 될 때가 올 것"이라며 "우리는 오랜 경험상 입장이 바뀔 때가 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정권 때인 2006년, 상원 다수당이었던 공화당은 소수당 민주당의 필리버스터 전략을 막기위해 절차표결 정족수를 51표로 낮추는 '핵옵션'을 추진했다가 포기한 전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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