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NSA, 휴대전화 위치정보 매일 50억건 수집

bluefox61 2013. 12. 5. 12:00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전세계적으로 하루 평균 50억 건에 달하는 휴대전화 위치정보를 수집해온 사실이 추가로 폭로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NSA가 미국 및 해외의 이동통신망에 불법으로 접속해 전세계적으로 휴대전화 수억 개를 추적해왔고 이 과정에서 하루 평균 50억 건의 위치정보를 수집했다고 전 NS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빼낸 문서를 토대로 4일 단독 보도했다.  


앞서 지난 9월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도 NSA가 iOS와 안드로이드OS는 물론, 비교적 보안이 안전하다고 알려진 블랙베리OS까지 해킹해 스마트폰에 담긴 이메일, 문자메시지, 연락처, 위치정보를 고스란히 수집할 수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폭로한 바있다. 하지만 위치정보 수집의 구체적인 규모와 방법이 드러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0월 키스 알렉산더 당시 NSA 국장은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지난 2010년과 2011년에 휴대전화 위치정보를 추적하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시도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이 때 수집한 기록을 정보분석용으로 사용한 적이 없으며 작전상 가치가 없다는 판단하에 결국 프로젝트 자체를 폐기했다" 고 증언한 바있다. 


그러나 WP에 따르면, 2012년 10월 NSA의 대테러 분석팀이 작성한 문건에는 휴대전화를 가지고 해외여행하는 미 국민의 위치정보를 추적할 때 해외통신망에 들어가는 기술적 방법을 설명하는 내용이 나온다. NSA는  방대한 분량의 휴대전화 위치정보를 '코트래블러(CO-TRAVELER)'란 프로그램을 이용해 분석해 사용자의 동선은 물론 상대편 통화자들과의 관계를 '지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WP는 지적했다. 


만약 이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미 정보 당국은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휴대전화를 감시수단으로 사용해 테러용의자뿐만 아니라 무고한 일반 시민들이 언제 어디에서 누구와 접촉하는지 등에 관한 사적 정보를 무차별로 수집해왔다고 할 수있다.또 알렉산더 국장은 의회에서 위증한 셈이 된다.


 

지금까지 스노든의 문서를 통해 NSA가 미 국민들의 컴퓨터와 전화를 도·감청해 방대한 정보를 수집해왔고, '다섯개의 눈(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 에 포함된  4개국 정보기관들과 정보를 공유했으며, 적성국뿐만 아니라 핵심동맹국 정상과 국제기구들을 도·감청해온 사실 등이 드러났다. 


여기에 휴대전화 위치정보 수집은 또하나의 심각한 프라이버시 침해라는 점에서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소속의 론 와이든(오리건) , 마크 우달(콜로라도) , 바버라 미컬스키(메릴랜드) 하원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이미 의회에서 NSA의 휴대전화 위치정보 수집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이를 막기 위한 법적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의 기술전문가인 크리스 소고이언은 WP와 인터뷰에서 " 위치정보 수집이 민감한 문제인 이유는 프라이버시 보호가 더이상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라면서 "자신의 위치를 숨기고 싶다면 모든 통신수단을 끊고 동굴 안에 들어가 사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ACLU는 공식논평을 통해 "방대한 규모의 위치정보 추적 프로그램이 공공의 토론없이 시행돼 수많은 미국 국민들의 행보가 정부에 의해 감시,기록됐다는사실은 너무나도 놀라운 일"이라며 "정부는 죄없는 국민들의 정보를 수집하지 말고 범죄 용의자에 대해서만 감시를 집중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