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부터 약 3개월 동안 겨울 폭우에 시달리고 있는 영국 남서부 지역에서 템즈 강이 범람해 홍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BBC, 가디언, 로이터통신 등은 10일 템즈 강줄기를 따라 홍수가 발생해 버크셔,서리, 서머싯 지역 등에서 최소 16개 도시가 물에 잠겼다고 보도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불어난 강물을 감당하지 못하고 둑이 무너진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 세이번, 와이강이 지나는 일부 지역에서도 강물이 범람해 홍수가 발생했다. 환경국은 10일 현재 약 300곳에 홍수 경계령 및 경고령을 내린 상태이다.
지난 1월 홍수피해를 입은 글로스터 지역에서 건물 5000채가 아직도 물에 잠겨 있는 가운데, 10일 추가로 최소 900가구가 더 침수됐으며 런던시 남서쪽 템즈강 저지대도 잠겼다. 런던 패딩턴역 발 레딩 행 열차편이 10일부터 중단됐고 런던-윈저, 데번- 콘월 간 열차편도 최소 13일까지 중단될 예정이다.
하지만 11일부터 13일까지 또다시 남부, 중부, 웨일즈 지역에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내린다는 예보가 나왔다. 10일 기상청은 하루 평균 최소 3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하고 '황색 경보'를 내렸다. 향후 24시간 내 강물 수위가 더 높아지면서 홍수 피해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앞서 기상청은 이번 겨울철 영국 남부 지역 강수량이 조지 3세 재위 때인 1766년 이후 248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강수량을 합친 양은 1910년 이후 104년 만에 최대이고, 시속 110km를 기록했던 지난해 12월 폭풍은 1969년 이후 44년만에 최고치이다.
영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회계감사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폭우와 홍수로 인한 영국 경제 피해를 약 6억 파운드(약 1조 561억 원)으로 10일 추산했다. 그러나 보험업계에서는 피해복구에만 약 10억 파운드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폭우와 홍수로 인해 영국 경제성장률이 0.1∼0.2% 포인트 낮아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올해 영국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2.4∼2.8%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10일 긴급구호금 300만 파운드(약 52억 8000만원)를 집행하는 등 이재민 구호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10일 도셋을 방문했고, 닉 클레그 부총리도 남부 피해지역을 둘러봤다. 캐머런 총리는 10일 현지에서 전화로 '코브라' 긴급 각료회의를 주재하면서, "지금은 남 탓을 할 때가 아니라 피해대책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일부 각료들이 환경국의 미온적 대처를 비난하고, 환경국이 이에 반박하고 나서면서 볼썽 사나운 모습을 국민에게 노출했던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노동당 등 야권에서는 현 정부의 무리한 긴축정책으로 인해 자연재해 관련 대책 예산이 대폭 삭감돼 피해가 더 커졌다고 비난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홍수 피해지역에서는 구호보트가 없어서 이재민들이 놀이용 오리배를 타고 대피하며 분통을 터트렸다고 현지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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