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파일리, 혜성 착륙 성공!

bluefox61 2014. 11. 13. 11:27

 유럽우주국(ESA)의 탐사로봇 파일리가 12일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이하 67P)에 착륙하는데 성공하자 전 세계에서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매튜 겐지 교수는 이날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 우주 역사상 가장 어려운 착륙"으로 극찬하면서, 67P에 파일리를 착륙시키는 과정을 " 바람부는 날 눈을 감은 상태에서 풍선 하나를 도심의 한 지점에 내려놓는 것과 같다"로 평가했다.   준비기간까지 합쳐 약 20년간의 노력 끝에 ESA가 혜성 착륙이란 쾌거를 이룩해낸데 대해 유럽의 기술력에 대한 자존심이 회복됐다는 반응도 나오고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파일리의 혜성 착륙을 "유럽과 진보, 휴머니즘을 위한 성공"으로  평가했다.

<파일리가 하강 중 3KM 상공에서 찍은 67P>

 

<잘가, 파일리... 로제타탐사선이 파일리를 떠나보낸 후 위에서 찍은 사진>

 

<잘있어, 로제타..10년간 함께해줘 고마웠어... 로제타와 분리된 파일리가 위를 쳐다보며 찍은 사진>

 

 

하지만 ESA관계자들은 ‘작살(harpoon)’ 장치의 이상으로 인해 파일리가 혜성 표면에 제대로 고정돼있지 않은 상태여서 긴장하고 있다.중력이 극히 미미한 67P에서 파일리가 탐사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몸체를 단단히 고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CNN, 로이터,dpa통신 등에 따르면 ESA의 파일리 책임자인 스테판 울라멕은 12일 독일 다름슈타트에 있는 유럽우주관제센터(ESOC)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파일리가 한 번에 착륙하지 못하고  두번째 시도에 착륙한 듯하다"며 " 파일리가 부드러운 모래에 착륙한 건지, 아니면 다른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직은 잘 모른다. 13일에 명확하게 알 수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ESA 관계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로제타 탐사선과 분리된 파일리는 67P 표면에 내려앉는 순간 위로 떠올랐다가 두번째 착륙시도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착륙 즉시 작동하도록 돼있는 3개의 작살장치에 이상이 있다는 의미이다. 작살을 쏘는 힘 때문에  튕겨져나갈 가능성을 막기 위한 ‘반동추진엔진(thruster)’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BBC는 ESA 관계자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ESA는 현재 파일리와 로제타호 간 무선 연결이 끊어진 상태지만 이는 예견된 것이라면서 13일 연결이 정상화되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울라멕은 " 분명한 것은 (파일리가) 터치다운을 했고, 분명한 신호를 받았다는 것은 좋은 뉴스"라고 말했다. 파일리는 이날 로제타 탐사선과 분리한 직후 사진, 착륙하기 직전 67P 표면을 근접촬영한 사진을 지구로 보내왔다. 


  학자들은 파일리가 고정장치 이상으로 혜성 탐사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로제타 탐사선이 이미 엄청난 가치를 지닌 정보를 지구에 보내왔으며, 앞으로도 67P 궤도를 돌며 탐사활동을 계속할 수있다는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 자체를 성공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나사(미항공우주국)의 찰스 볼든 국장은 "태양계 탐사의   획기적인 순간이며, 탐사를 위한 국제협력의 이정표"라고 말했다. 나사는 파일리에 장착된 각종 실험기자재 중 3개를 제공했다. 장  자크 도르뎅 ESA 사무총장은 "우리가 (나사보다) 먼저 혜성에 착륙했다"며 "ESA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엄청난, 엄청난 일"이라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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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자>

 "모든 것이 순조롭다. 로제타 탐사선이 정확한 시간에, 정확한 지점에 탐사로봇 파일리를 혜성 표면에 안착시킬 수있을 것이다."
 지구로부터 5억 8000만km 떨어진 우주 공간에 떠있는 혜성 위에 세탁기보다 작은 크기의 무인 로봇을 착륙시켜 혜성 내부를 탐사하는 역사적인 프로젝트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면서, 전세계의 시선이 인류 최초의 혜성탐사에 도전하고 있는 유럽우주국(ESA)에 집중되고 있다.지난 2005년 7월 나사(미항공우주국)가 혜성 템펠 1호에 대한 충돌실험을 한 적은 있지만, 혜성 표면 위에 탐사로봇을 착륙시켜 성분과 내부구조를 조사하기는 인류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ESA는 12일 성명을 통해 " 총 4번에 걸친 최종 점검단계 중 첫 단계를 무사히 통과했다"며, 이변이 없는 한 12일 오전 8시 30분(GMT 기준·한국시간 12일 오후 5시  35분)에 로제타 탐사선으로부터 파일리가 분리될 것으로 예상했다.지난 2004년 3월 2일 아리안 5호 로켓에 실려 발사된 로제타 탐사선은 무려 60억km를 비행한 끝에 드디어 10년 8개월 10일 동안 품고 있던 탐사로봇 파일리를  극도로 울퉁불퉁한 지형을 지닌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이하 67P)의 ‘아길키아(이전 명칭은 ‘사이트(Site)J’)’지점에 내려놓게 된다.
 태양광 전지판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파일리는 다양한 탐사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자체 추진로켓은 없다. 따라서 분리부터 착륙까지의 모든 과정은 로제타 탐사선의 몫이다.만약 로제타가 궤도와 중력 등을 잘못 계산한 상태에서 파일리를 혜성에 내려 보낼 경우, 다른 곳으로 파일리가 튕겨나가거나 암벽에 부딛혀 박살이 날 수 있다. ESA에 따르면,약 100kg 무게의  파일리는 중력이 극히 적은 67P에서는 페이퍼클립 한 개의 무게보다도 가볍다. 파일리는 로제타로부터 분리된 후 매우 느린 속도로 하강,약 7시간 뒤인 오후 3시35분(한국시간 13일 오전 0시 35분)쯤 67P에 착륙한다. ESA는 이를 ‘공포의 7시간’으로 부르고 있다. 파일리는 67P에서 내년 12월 말까지 각종 실험을 수행할 예정이다.
 과학자들이 혜성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태양계 형성 초기에 만들어져, 당시의 물리적, 화학성 특성을 ‘화석’처럼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혜성을 ‘태양계의 타임캡슐’로 부르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혜성 연구를 통해 태양계의 진화 역사,지구의 물의 기원, 나아가 생명의 기원에 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크고 작은 두 개의 덩어리가 붙어있는 형태로 된 67P는 매초 우주공간으로 두 컵 분량의 수증기를 뿜어내고 있는데,태양과 가까워질수록 수증기 분출 활동이 더 활발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내년 8월쯤 태양과 가장 가까운 근일점(태양으로부터  약1억8600만㎞ 지점)을 지나치면서 67P가 엄청난 양의 수증기와 각종 물질을 분출하는 광경을 포착하는 것이 로제타와 파일리의 탐사 하일라이트가 될 전망이다.ESA와 나사는 파일리의 분리부터 도착까지 전 과정을 홈페이지를 통해 전세계에 생중계하고 있다.

▶왜 로제타, 파일리, 아길키아인가 =로제타는 1877년 이집트 라쉬드(영어지명은 로제타)에서 발견된 ‘로제타석(로제타 스톤)’에서 따온 것이다. 파일리 역시 이집트 나일 강의 섬 이름이다. 이 곳에 있던 사원과 오벨리스크를 통칭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파일리 사원과 오벨리스크는 아스완 댐 건설로 인해 강 수위가 높아져 침수될 위기에 처하자, 1970년 중반 인근 아길키아 섬으로 옮겨졌다. 로제타석과 파일리 오벨리스크는 이집트 고대 상형문자를 해독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유럽우주국(ESA)이 혜성 탐사선에 로제타, 탐사로봇에 파일리,탐사지점에 아길키아란 이름을 붙인 것은 고대상형문자 해독으로 인류 지성의 새 장을 열었듯이 미지의 우주를 이해하는 새로운 장을 열겠다는 야심의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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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1일자> 
 10년 8개월 10일을 기다렸다. 그동안 비행거리는 무려  60억km.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957일간 동면상태로 지내는 고통을 감수하기도 했다.
 오는 11월 12일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이하 67P)와  '역사적인 만남' 을 이루는 유럽우주국(ESA)의 로제타 탐사선의 이야기이다.
 전 세계 천문학자와 천문 애호가들이 애타게 기다려온 13억 유로(약1조 7294억 원)짜리 ?세기의 우주쇼?가 드디어 펼쳐진다.
 ESA가 로제타 탐사선을 쏘아올린 것이 지난 2004년 3월 2일. 나사(미 우주항공국)가 혜성 템펠 1호를 충돌체(임팩터)로 부수는 화려한 이벤트(2005년 '딥입팩트'실험) 를 펼치고, 탐사로봇 피닉스(2007년 발사)와 큐리오시티(2011년 발사)가 보내온 화성 사진들을  전 세계에 공개하며 뽐내는 동안 로제타는 묵묵히 성실하게 적막한 우주공간을 날아가 목표지점인 혜성 67P의 궤도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 12일 뒤 로제타는 11년 가까이 품고 있던 탐사로봇 ?파일리(Philae)?를 67P 표면에 내려놓을 예정이다. '엄마'로제타 품을 떠난 '아기' 파일리의 임무는 드릴로 23cm 깊이의 구멍을 파서 67P의 성분을 분석하는 일이다. 태양계가 탄생됐을 당시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서  '태양계의 타임캡슐'로 불리는 혜성이 사상 최초로 인류 앞에 속 살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로제타 미션, 왜 특별한가= ESA의 '로제타 미션'과 나사의 '딥임팩트'는 혜성을 탐사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하지만 과정과 의미는 크게 다르다. '딥임팩트'는 세탁기 만한 크기의 충돌체를 우주공간으로 보내 혜성 템펠 1호를 부숴뜨려 내부 핵과 결합상태,내부구조 등에 관한 자료를 얻기 위한 실험이었다.
 '로제타 미션'은 혜성의 울퉁불퉁한 표면 위에 탐사로봇을 착륙시켜 탐사활동을 펼친다는 점에서 '딥임팩트'프로젝트의 난이도와는 차원이 다르다.  67P는  태양으로부터 최대 8억 km 떨어진 지점에서 시속 약 13만 5000km로 움직이는 혜성이다. 로제타가 67P를 만나기 위해 60억 km나 날아가야 했던 이유는, 복잡한 선을 그리며 움직이는 67P 궤도를 따라잡기가 워낙 힘들기 때문이었다. 템펠 1을 맞추면 되는 ?딥임팩트? 의 비행시간과 거리는 약 6개월, 1억 2800만 km 였다. 하지만 지표면에 탐사로봇을 내려놓아야 하는 로제타는 지난 약 11년동안 67P 궤도에 들어가기 위해 수없이 주변을 날고 또 날야만 했다.
 화성과 달리 지표면이 극도로 울퉁불퉁한 67P에 파일리가 제대로 내려앉을 수있을지도 미지수이다. ESA는 최근 그나마 평평한 'J지점(J site)'을 착륙 장소로 지정했지만, 중력이 거의 없는 혜성에선 약 100kg짜리 ?파일리?가 그대로 튕겨져 나갈 가능성이 있다. '로제타 미션'에 들어간 13억 유로( 약 1조7294억 원)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이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선, '파일리'가 혜성 표면에 닿는 순간 자동 드릴 장치를 가동해 자신의 발을 꽉 고정해야 한다. 일단 여기까지 순조롭게 진행되면, 미션의 절반 이상은 이룬 셈이다.

 

 


 ▶왜 '로제타''파일리'인가 =ESA가 '로제타 미션'을 처음 수립한 것은 1993년이었다. 앞서 1986년 헬리 혜성이 지구에 근접하면서 혜성에 대한 학계와 일반의 관심이 크게 늘어났던 것이 계기가 됐다. 탐사선과 탐사로봇에 로제타와 파일리란 이름을 붙여줬다는 사실 자체에서 ESA가 이 미션에 얼마나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가를 잘 알 수있다.

 로제타란 이름은 1799년 이집트 라쉬드(영어 지명은 로제타)에서 발견된 일명 '로제타석(로제타 스톤)'에서 따온 것이다.BC 196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화강암 비석에는 이집트 상형문자, 이집트 민중문자, 고대 그리스어 등 세 가지 문자가 새겨져 있다. 19세기 초, 프랑스 언어학자 장 프랑수아 샹폴리옹는 유럽인들이 잘 아는 고대 그리스어를 바탕으로 이집트 상형문자의 의미를 최초로 번역해내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인류는 고대 이집트 세계의 언어와 역사, 문화를 이해할 수있게 됐다. 따라서 '로제타'는 인류 지성의 새 장을 열었던 로제타석처럼 미지의 우주를 이해하는 새로운 장을 열겠다는 ESA의 야심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특히 탐사선 내부에는 전 세계 약 1500개 언어로 제작된 약 1만3000페이지 분량의 문서를 담고 있는 '로제타 디스크'가 들어있다. 여기서 탐사선 이름이 로제타로 정해졌다는 설도 있다.파일리 역시 이집트 나일강에 있는 섬에서 따온 이름이다. 1815년 이 곳에서 발견된 오벨리스크에 새겨진 문자는 로제타석과 함께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의 비밀을 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로제타 탐사선은 11월 12일 오전 8시 35분(UTC 기준·한국시간 오후 5시 35분)부터 혜성 67P의 'J 사이트(site)'에 초속 1m의 속도로 탐사로봇 파일리를 내려놓는다. 파일리의 분리부터 착륙부터 걸리는 시간은 약 7시간. 오는 1015년 12월까지 파일리는 67P에서 채취한 각종 성분들을 분석해 얻은 자료와 영상을 독일 다름슈타트에 있는 유럽우주작전센터(ESOC)에 보내고, 상공에선 로제타 탐사선이 파일리와 ESOC를 연결하고 67P를 관측하는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로제타 미션>
 2004년
 3월 2일 로제타 탐사선 탑재한 아리안 5호 로켓 발사. 18분 후 로제타 분리 및 지상 관제소와 교신 성공
 
 2005년
 3월 4일 지구 근접 비행
 7월 4일 혜성 템펠 1호와 나사의 '임팩터' 충돌(딥임팩트 실험) 관측
 
 2007년
 2월 25일 화성 근접 비행 
 
 2008년 
 9월 5일 소행성 2867 슈타인스 근접 비행
 
 2010년
 7월 10일 소행성 21 루테시아 근접 비행
 
 2011년
 6월 8일 에너지 소모를 줄이기 위한 동면 개시
 
 2014년
 1월 20일 957일 만에 동면 해제, 지상 관제소와 교신
 8월 6일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와 랑데뷰
 9월 15일 ESA,탐사로봇 파일리 착륙지점 'J' 확정 
 11월 12일 오전 8시35분(UTC 기준·한국시간 오후 5시 35분) 파일리 분리 시작. 7시간 후 표면 안착 및 탐사 개시
 
 2015년
 12월 로제타 미션 종료
 

 ▶왜,혜성인가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이하 67P)는 최대 지름이 약 4km에 이르는 태양계의 혜성이다. 서울 여의도의 약 1.14배 크기이다. 지구와 목성 궤도 사이에서 시속 약 13만 5000km의 속도로  움직이며, 태양  둘레를 6.45년마다 한바퀴 씩 공진한다. 태양과 가장 가까울 때 거리는 약1억8500만km이며 가장 멀 때 거리는 약 8억km이다. 꼬리달린 별 혜성들이 그렇듯, 67P 역시 얼음과 먼지, 가스로 이뤄져있으며, 중력은 지구의 수십만분의 1에 이를 정도로 매우 미약하다.

 


 67P가 발견된 것은 지난 1969년. 당시 소련 키예프천문소의 클림 이바노비치 추류모프 연구원과 카자흐스탄의 알마아티천체물리학연구소의 스베틀라나 이바노브나 게라시멘코에 의해 발견됐으며,두 사람의 성을 따 혜성의 이름이 지어졌다.
 이 혜성의 정확한 생김새와 성분은 최근에서야 규명됐다. 당초 학자들은 67P가 울퉁불퉁한 하나의 덩어리로 이뤄진 것으로 생각했지만, 지난 7월 로제타 탐사선이 보내온 영상을 분석한 결과 크고 작은 두 개의 덩어리가 붙어있는 형태였다. 이후 67P는 오리의 머리와 몸통을 닮았다는 이유로 '오리 혜성'이란 별명을 갖게 됐다. 67P가 매 초마다 우주공간으로 두 컵 분량의 수증기를 뿜어낸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밝혀낸 것도 바로 로제타이다. 지난 6월 로제타에 탑재돼있는 마이크로파 감지기(MIRO)는 67P가 수증기를 뿜어내는 순간을 감지하는데 성공했다. 지금까지 관측 결과에 따르면 67P는 태양에 가깝게 다가갈 수록 더 자주 수증기를 뿜어내는 것으로 보인다. 수증기 분출은 약 100일마다 올림픽 규격 풀장 하나를 채울만한 양이다. 
 태양계 내에는 수십억개의 혜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과학자들이 혜성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태양계 형성 초기에 만들어져, 당시의 물리적, 화학성 특성을 '화석'처럼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혜성을 '태양계의 타임캡슐'로 부르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약  45억 년 전 목성과 같은 거대 행성들이 형성될 즈음, 이들을 만들고 남은 얼음 덩어리는 막 성장하는 이들 행성의 강력한 중력에 의해 태양계 밖으로 튕겨져 나갔는데 그 중 일부는 태양계를 탈출하지 못하고 외곽에 분포하게 됐다. 이 얼음 덩어리들은 태양열이 미치지 못하는 혹독하게 추운 지역에 분포하기 때문에 수증기, 메탄, 암모니아, 이산화탄소, 시안화수소 등이 꽁꽁 얼어붙은 채로 남아 있다. 즉 원시 태양계의 구성 물질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것. 혜성은 이러한 기체와 먼지가 얼어붙어 실제로 거무튀튀한 색깔을 띠기 때문에 '더러운 눈덩이'로 불리기도 한다. 이 '더러운 눈덩이'가 태양 근처에 접근할 경우  꽁꽁 얼었던 가스가 기화되면서 먼지가 빠른 속도로 방출된다. 혜성의 꼬리가 생기는 이유는, 태양과 가까워지면 혜성의 가스구름(코마)를 이루는 입자들이 이른바 '태양풍'의 영향을 받아 긴 꼬리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혜성 연구를 통해 태양계의 진화 역사를 풀어낼 수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혜성을 통해 지구의 물의 기원, 나아가 생명의 기원에 관한 실마리를 찾고 있다. 유럽우주국(ESA)뿐만 아니라 나사(미 우주항공국)도 화성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인류최초로 혜성(템펠1)충돌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나사는 지난 19일 혜성 사이딩 스프링 C/2013이 화성을 '종이 한 장 차이'로 스쳐지나가는 순간을 포착한 사진을 공개해 전 세계 천문학도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