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스웨덴 연정, 출범 2개월만에 풍비박산 왜?

bluefox61 2014. 12. 4. 11:40

 스웨덴의 중도좌파 정부가  극우정당의 반이민주의 벽에 부딪혀 출범한 지 불과 2달만에  붕괴됐다.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의 소수연정을 이끌어온 스테판 뢰프벤 총리는 3일 의회가 정부 예산안을 부결한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 3월 조기총선을  제안했다.공영방송 SVT 등  현지언론과 dpa 통신은 내년 3월 22일 총선이 치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스웨덴에서 조기총선이 치러지기는 1958년 이후 56년 만이다.
  뢰프벤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극우) 스웨덴민주당이 스웨덴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내년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올바른 판단을 내려줄 것을 호소했다. 연정파트너인 녹색당도  " 인종혐오주의를 주장하는 작은 정당이 국정을 이끌지 못하도록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뢰프벤 총리>


 이번 사태는  복지강화를 내세운 정부의 내년 예산안이 3일 의회 표결에서 총 349표 중 과반에 못미치는 153표를 얻는데 그치면서 벌어졌다. 원내 제3당인 극우 스웨덴민주당은  표결 전부터 내년도 난민 신청이 역대 최고인 9만 5000명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난민 수용을 절반으로 줄이지 않으면 예산안을 부결시키겠다며 정부를 강하게 압박했다. 스웨덴민주당의 이 같은 대정부 ‘협박’에 야당연합이 협력하면서, 결국 표결에서 정부의 예산안이 부결된 것이다. 
 예테보리대 정치학과의 헨릭 에켄그렌 오스카르손 교수는 dp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9월 총선 당시와 여론의 변화가 거의 없다"며 내년 조기총선에서도 현 의석 구도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즉, 당분간 정치불안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 9월 총선 결과, 총 349석 중 소수연정인 사민당과 녹색당이 각 113석, 24석을 차지하고 있다. 사안별 협조를 약속한 좌파당은 21석이다. 반면 야당연합은 142석, 독자 세력인 극우 스웨덴민주당은 49석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스웨덴민주당은 유럽 경제위기에 대한 유권자들의 우려에 힘입어   약 13%의 득표율을 기록, 의석 수를 기존의 2배로 늘였다.   
 한편 영국, 프랑스,이탈리아 등에서도 반이민주의를 내세운 극우정당들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정부는 내년 5월 총선을 앞두고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극우 영국독립당을 견제하기 위해 강도높은 이민규제, 이주근로자에 대한 사회보장 혜택 삭감 등을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의 극우정당 국민전선을 이끌고 있는 마린 르펜 당수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최근 정계복귀한 니콜라 사르코지 대중운동연합(UMP)당수를 넘어서는 인기를 누리며 2017년 대선 승리를 노리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유럽연합(EU) 탈퇴론과 반이민 정책을 내걸고 있는 북부연맹의 마테오 살비니 당수의 인기가 급부상하고 있다.북부연맹은 최근 에밀리아 로마냐 지방선거에서 집권 민주당에 패배하기는 했지만,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포르차(전진) 이탈리아’당보다 앞서는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돌풍을 불러일으켰다.  

 

 북유럽 3국 중 극우주의의 뿌리가 가장 깊은 국가는 스웨덴이다.  스웨덴은 1986년 올로그 팔메 총리 암살사건에서 보듯 정치인을 겨냥한 테러가 심심치않게 발생해온 국가이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밀레니엄시리즈'의 작가인 고 스티그 라르손이 몸담았던 주간지 `엑스포`는 스웨덴의 극우조직 동향을 전문적으로 감시, 폭로하는 언론으로 유명하다. 스웨덴에서는 극우주의를 고발하는 언론인을 노린 자동차폭탄테러도 수차례 발생한 적이 있다. 스웨덴의 친나치 극우세력의 뿌리는 멀리 2차세계대전 독일 나치 점령기까지 거슬러올라간다. 나치부역자들이 극우세력으로 자리잡았고, 지하 범죄조직과도 손잡고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노르웨이는 스웨덴에 비해 극우세력이 상대적으로 조직화돼있지 않은 편이다. 극우주의가 사회적으로 핫이슈가 된 적도 거의없다. 지난 2009년 총선에서 약 23%의 지지율을 얻으며 제1야당으로 부상한 `진보당'도 일각에서는 영국의보수당과 비슷한 정치이념을 가진 정당으로 보고있다. 물론 극우정당이란 비판도 적지않다. 하지만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 테러사건을 계기로 노르웨이 내에도 `외톨이형' 극우주의자가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노르웨이 경우 총인구 480만명 중 약 11%가 이주민이다. 이주민 중 상당수는 같은 북유럽 또는 독일, 폴란드 출신이고 이슬람계는 약 3%이다. 그러나 그동안 인종적,종교적 동질성이 높았던 만큼 최근 빠르게 늘고 있는 이민자 유입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점점 더 첨예해지고 있다. 
특히 수도 오슬로 경우엔 전체 인구의 약 28%가 외국 출생자이다. 오슬로 한 주민은 FT와 인터뷰에서 "밖에서 보기엔 오슬로가 풍요로운 도시로만 보이겠지만 백인 부유층이 사는 서쪽 지역과 가난한 이주민이 주로 거주하는 동쪽 지역으로 분리돼있다"면서 "서쪽지역 거주민의 평균수명이 동쪽 주민에 비해 10년 많을 정도로 경제격차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경제난이 발생하면서, 오슬로의 이런 상황은 북유럽 다른 대도시에서도 유사하게 나타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