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게트 폭탄'이 가시화되는 것일까.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근호(17일자)가 유럽의 심장부에 자리잡은 '시한폭탄'으로 지목한 프랑스에 대해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가 트리플A 신용등급 박탈을 선고했다. 지난 1월 13일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AA+로 강등한지 10개월만이다.
피치는 프랑스에 대해 여전히 최고등급(AAA)을 부여하고 있다. 앞서 S&P의 등급강등 발표는 니콜라 사르코지 당시 대통령의 재선가도에 직격탄이 됐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지난 5월 취임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역시 국제사회에서 추락하는 신용등급의 저주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독일과 함께 유럽경제를 이끄는 양대축인 프랑스 경제가 곤두박질칠 경우 그 파장은 그리스와 스페인 위기를 합친 것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무디스는 19일 성명에서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종전 Aaa에서 Aa1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5월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한데 이어 예상대로 약 6개월만에 등급을 한 단계 강등한 것이다. 무디스는 등급전망을 기존의 '부정적'으로 유지해 앞으로 상황이 악화될 경우 추가등급 강등 가능성을 시사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보고서는 "프랑스경제가 유럽의 위기국가들에게 크게 노출돼있는데다가 노동시장과 서비스시장의 경직성 및 부진한 혁신 등으로 인해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중국 등의 경기둔화로 인해 프랑스의 수출기업들이 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경제성장 전망이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앞서 이코노미스트는 프랑스 위기가 내년에 더 심각해질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올랑드 대통령이 오랫동안 시한폭탄 제거를 외면해왔다"고 비판해 프랑스 정부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유럽연합(EU)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가 지난 15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0.2%. 제로에 가까운 수치이지만, 유로존 전체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그래도 예상보다 좋은 수치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4분기에는 다시 제로 또는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프랑스의 내년 성장률이 정부 예상치인 0.8%의 절반 수준인 0.4%에 그칠 것"이라며 "전면적인 노동시장 개혁이 없으면 이탈리아나 스페인처럼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후 최대규모의 긴축단행, 부자세 등 세금인상 등을 통해 재정적자를 줄이고 경기회복을 이끌려는 정부의 안간힘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한편 프랑스 제1야당 '대중운동연합(UMP)'는 19일 장 프랑수아 코페 후보가 프랑수아 피용 후보를 근소한 차로 제치고 당대표로 선출됐다고 공식발표했다. 하루 앞서 실시된 대표선서에서 두 후보 모두 승리를 주장하며 상대방을 선거조작으로 비난하는 등 최악의 막장으로 치닫았던 사태가 일단 정리된 것. 그러나 UMP의 내부갈등이 한동안 지속되면서, 위기를 맞은 국가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치권의 대응에도 차질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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