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영화 이야기/영화로 본 세상

마이클 무어, 또 열받았다

bluefox61 2004. 5. 6. 15:33

9.11테러 전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오사마 빈 라덴 집안 간의 돈독한 사업관계 등을 폭로한 마이클 무어의 다큐멘터리 영화 `화씨 911'이 개봉전부터 미국내에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제작사 미라맥스의 모회사인 월트 디즈니사가 " 회사의 이익에 반한다"는 이유로 최근 미라맥스에 북미배급금지를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영화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화씨 911'은 오는 12일 개막되는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라있는 화제작으로, 올 여름 시즌에 미국내에서 개봉될 예정이었다. `화씨 911'은 부시 대통령 부자가 2001년 9.11테러 발생 전부터 오사마 빈 라덴 가문과 경제적으로 깊숙한 관계를 맺어왔으며 , 테러 직후 텍사스에 거주하고 있던 빈 라덴 친척을 서둘러 출국시키는데 부시 행정부가 개입한 정황 등을 폭로하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5일(현지시간) 기사에서 월트디즈니사가 `화씨 911' 개봉 저지에 나선 것은 " 플로리다 주에서 벌이고 있는 놀이공원, 호텔 등 각종 사업에 미칠 경제적인 타격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디즈니는 부시 대통령의 동생인 젭 부시가 주지사로 있는 플로리다 주정부로부터 다양한 세제혜택을 받아왔으며, `화씨 911'에 담긴 내용이 주지사의 심리를 건드릴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디즈니측은 뉴욕타임스의 주장을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그러나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파당적 정치싸움에 끌려들어가는 것은 회사에 바람직하지 않다"" 미국 국민 대다수의 의견을 배제한 영화를 배급하는 것은 회사의 정신에 반한다"고 밝혀 , `화씨 911'에 대한 배급금지 요구가 어쨌든 정치적인 고려 속에서 내려진 것임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무어 감독은 5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와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사태는 이 나라에서 비판적인 예술작품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또 "내 영화에 대해 지나치게 파당적이라고들 하는데 , (이라크)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 나라에 살고있는 가난한 노동자 편에 서있다 점에서 기꺼이 파당적이란 비판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미라맥스측은 "디즈니의 배급금지요구는양사간의 합병조건에 어긋나는 전례없는 일"이라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미국의 대표적인 반 부시운동가인 무어감독은 미국 총기문화의 정치 경제적 연관성을 파헤친 `볼링 포 콜롬바인'으로 2003년 아카데미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으며, `멍청한 백인들'` 친구, 내 나라는 어디있지'등의 베스트셀러들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