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영화 이야기/영화로 본 세상

얼음과 화산의 나라 아이슬란드, '북쪽의 할리우드'로 떴다

bluefox61 2014. 3. 13. 11:06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사진)''토르:다크 월드''오블리비언''배트맨 비긴스''노아'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할리우드가 제작한 영화라는 점 이외에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아이슬란드에서 촬영한 작품들이란 점이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아이슬란드가 '북쪽의 할리우드'로 각광받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아이슬란드에 주목하는 미국 영화인들이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하더니, 최근들어선 아이슬란드에서 촬영한 영화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덩달아 아이슬란드의 영화 산업도 급성장해 다양한 업종들이 생겨나고 있다. '얼음과 화산의 나라'로 알려져온 아이슬란드가 영화 산업의 새로운 중심지가 되고 있는 것이다.

 아이슬란드가 주요 배경으로 등장하는 영화로는 앞의 5편 이외에도 제임스 본드 시리즈 중 하나인 '다이 어나더 데이''프로메테우스''베오울프'를 비롯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미개봉작 '인터스텔라'등 수십편이다.  TV 시대극 '왕좌의 게임'도 주 촬영지가 아이슬란드이다.

 

 

 

                           <오블리비언>

 아이슬란드가 영화감독들을 사로잡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독특한 자연경관이다. 현대적인 도시부터 황량한 우주공간까지, 아름다운 해변부터 광활한 사막까지, 빙하부터 불길이 치솟는 화산까지 다양한 모습을 한 나라에서 촬영하기 원한다면 아이슬란드 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의 벤 스틸러 감독은 아이슬란드영상위원회 홈페이지(http://www.filminiceland.com)에 올린 글에서 " 아이슬란드에 처음 왔을 때 다른 나라와 너무나 다른 지형에 매료됐다"며 "보이는 곳마다 영화적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는 곳"이라고 극찬했다.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이 가장 인상적으로 꼽는 장면도 주인공 월터가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아이슬란드의 장엄한 자연 속을 달리는 부분이다. 스틸러 감독은 영화 속에 나노는 히말라야와 아프가니스탄 장면 역시 아이슬란드의 바트나요쿨 국립공원에서 촬영했다. 자연재해나 대전쟁으로 폐허가 되다시피한 미래의 지구를 찍는데도 아이슬란드는 제격이다. 톰 크루즈가 지구에 남은 최후의 정찰병으로 등장하는 '오블리비언'에서 황량하기 짝이 없는 자연 공간은 모두 아이슬란드이다.

 곧 개봉할 영화 '노아'의 주요장면을 아이슬란드에서 찍은 대런 애로노프스키 감독은 " 아이슬란드는 내가 1990년대 처음 와봤을 때부터 꼭 한번 영화를 찍고 싶었던 곳"이라면서 " 아이슬란드의 자연경관은 지구상에서 가장 독특하고 가슴을 뛰게 만든다"고 말했다. 

 

 

 

 < 쥘 베른이 지구의 중심으로 향하는 통로의 입구가 있는 곳으로 지목한 아이슬란드의 스내펠스요쿨의 모습>

 

 

 아이슬란드의 독특한 자연경관에서 예술적 영감을 얻은 사람은 할리우드 영화감독들 뿐만이 아니다. 19세기 프랑스의 공상과학소설 작가 쥘 베른은 1864년작 '지구 중심으로의 여행'에서 지구의 중심으로 연결된 일종의 '입구'가 아이슬란드의 화산지대에 존재하는 것으로 묘사했다.

 물론 아이슬란드가 인기 촬영지로 떠오른데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후원정책도 한 몫했다. 아이슬란드 정부는 해외 영화가 자국에서 촬영할 경우 비용의 약 20%를 되돌려주는 '리베이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아이슬란드가 유럽연합(EU) 비회원국이기는 하지만, 이곳에서 촬영한 영화는 '유럽영화'로 분류돼, 쿼터제 등에 구애받지 않고 유럽시장에 접근할 수있다는 점도 비유럽국의 영화제작자들에게는 매력적인 요소로 꼽히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최근 기사에서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