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그리스 '민중의 개' 쏘세지... 세상을 떠나다

bluefox61 2014. 10. 13. 06:47

지난 2011년 그리스 반긴축 시위가 극렬했을 당시 , '민중의 개'로 그리스 국민은 물론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루카니코스가 지난 5월 세상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항상 시위때마다 현장에 나타나고, 또 항상 민중의 편에 서서 경찰을 향해 짖어댔던 루카니코스를 기억하며 , 당시 쓴 글을 다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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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0.19>

 

그리스가 이번 한주동안 총파업과 시위로 몸살을 앓고있습니다.
그리스 재정위기를 추적하고 있는 제가 요즘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뉴스 하나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분노하는 개' 또는 '폭동 개(Riot Dog)' , 쏘세지입니다. 그리스어로는 '루카니코스' 또는 '루크'라고 불리는데 
이게 쏘세지란 뜻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쏘세지 색깔하고 비슷해서 붙여진 이름이 아닐까 싶습니다. 

쏘세지가 유명해지다보니, 이분이 시위현장에 출몰하는게 외신 뉴스로 다뤄질 정도입니다.
"한동안 안보여서 모두들 궁금해하던 폭동개가 다시 등장했다..."식입니다.

이 개의 진짜 이름이 뭔지, 주인은 있는건지, 아님 떠돌이 개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아마도 주인없이 아테네 거리를 떠돌아다니는 개인 것같습니다. 
이 분은 2008년 아테네에서 벌어진 한 시위 때 처음으로 언론사 사진기자들의 눈에 띄였다고 합니다.
처음엔 아테네에 엄청 많은 개들 중 하나이겠거니 했는데, 이 사진 저 사진에 다 들어가있고, 
중요한 시위때마다 나타나서 주목하게 됐다는 거지요. 

신기한 것은 쏘세지가 바로 '민중' 편이라는 겁니다. 경찰들을 향해 격렬하게 짓고, 최루가스도 무서워하지 않고 시위 전면에 나설뿐만 아니라, 쉴때는 꼭 시위대 틈에서 쉰다고 합니다.  그러나보니 민중의 개, 국민 개가 된거지요. 

앞서 2000년대 초중반에도 아테네에 유명한 폭동개가 있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붙여준 이름은 케닐로스. 
2005년 원인모르게 시신으로 거리에서 발견됐는데, 아마도 노환이었을 것으로 사람들은 생각했답니다.
털 색깔이 케닐로스와 쏘세지가 비슷해서 모자관계가 아닐까하는 시선도 있지만, 알 수없는 일이지요. 

한번 보실까요.

 

 



시위대 맨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것 좀 보셔요. 목걸이를 두르고 있는 것을 보면 ,주인이 있는것도 같은데...
학생들이 돌봐주곤 한다니까  그들이 매준것일수 있겠지요. 

방송사가 쏘세지를 취재한 동영상도 있습니다.
"재정위기와 긴축조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어봤을까요 ? ^^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bV1of08TFoc

쏘세지는 최루가스, 경찰을 절대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경찰을 향해 엄청 짖기도 합니다.


 

 


경찰이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에게 해산을 명령하면 그 앞에 드러누워 "날 잡아잡수"하며 경찰 약을 올리기도 합니다.
이러니 시위대의 사랑을 어찌 독차지하지 않을 수있겠습니까. 


 


워낙 스타가 된 개라서, 함부로 붙잡아가기도 어렵겠지요?
유명해지다보니, 쏘세지를 소재로 한 만화까지 등장했습니다.


부디 사랑받는 국민 개가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