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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그리스 연정이 집권당인 시리자 소속 의원들의 ‘반란’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난 16일 긴축 및 개혁법안 표결 때 ‘반대’ ‘기권’표를 던진 38명과 불참자 1명 등 시리자 소속 의원 39명이 당을 박차고 나와 분당을 감행할 경우, 집권 연정은 의회 내 다수 지위를 잃고 소수 정부로 전락하게 된다. 만약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될 경우, 치프라스 총리는 최대 860억 유로(약 108조원)규모의 3차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트로이카와 피말리는 협상을 벌이는 한편 국내에서는 의회 표결이 필요한 사안마다 보수 성향의 신민당 등 야당에게 표를 구걸해야하는 처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월 조기총선에서 승리했을 때는 물론이고, 7월 5일 국민투표에서 유권자 61.33%로부터 ‘오히(Oxi:반대)’표를 얻은 후 기세등등했던 때와는 천양지차의 신세가 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연내 조기총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9인의 시리자 반란자들


16일 새벽 그리스 의회에서 치러진 긴축 및 개혁표결 결과 찬성 229표, 반대 64표, 기권 6표가 나왔다. 현지언론 ERT, 카티메리니,로이터 통신 등은 반대 64표 중 절반인 32표가 여당인 시리자 당에서 나왔고,기권 표는 전원이 시리자 당 소속의원 표라고 분석했다. 지난 10일 치프라스 정부가 채권단에 제출할 새 개혁안을 의회표결에 부쳤을 때 시리자 내 반란표가 17표였던 것과 비교하면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번 표결 때에는 지난 6일 치프라스 총리에 의해 사실상 경질됐던 야니스 바루파키스 전 재무장관을 비롯해 시리자 내 강경파인 ‘좌파연대(Left Platform)’의 대표인 파나기오티스 라파자니스 에너지 장관이 공개적으로 반대의사를 나타냈다. 튀는 발언과 행동으로 구설수가 끊이지 않았던 조이 콘스탄토풀루 국회의장은 표결 직전 불참을 선언하고 회의장을 떠났다가, 표결이 끝난 후 돌아와서 개혁법안을 ‘사회적 학살’로 맹비난했다.
 

Seats 300
Political groups

Government (162)

Official Opposition

  •      ND (76)

Other Opposition


내각 역시 요동치고 있다. 나디아 발라바니 재무차관이 15일 치프라스 앞으로 "억압적인 방식으로 부여된 솔루션은 그리스와 국민들을 위해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사임을 표명했고, 디미트리 스트라툴리스  노동차관 역시 이날 사임했다.라파자니스 에너지 장관은 " 개혁법안에 반대하지만 정부는 지지하며, 우리는 시리자의 가슴과 정신이다"고 말했지만, 현지언론들은 라파자니스 역시 퇴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수정부 몰락 위기


지난 1월 조기총선에서 승리한 시리자당(149석)은 독립그리스인당(13석)과 손잡고 연정을 출범시켰다. 두 당의 의석수는 총 의석(300석)의 절반이 넘는 162석이다. 만약 ‘39인의 반란자’들이 채권단에 굴복한 치프라스의 리더십에 반기를 들어 탈당할 경우 집권 연정의 의석수는 과반 이하인 123석으로 줄어들게 된다. 반대표를 던진 32명만 탈당할 경우에도 의석수는 130석에 불과한다. 탈당사태가 현실화될 경우 현 정권은 소수정부의 지위로 몰락하게 되는 것이다. 의원들 외에도 시리자 중앙위원회 위원 201명 가운데 107명은 지난 15일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체결된  합의문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해 시리자의 내분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물론 치프라스 정부가 지금 당장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현지언론들은 의회 표결 때 시리아 소속 의원 40명 이상이 반대표를 던졌을 경우엔 치프라스가 총리직을 유지하기 어려웠겠지만, 일단 그 고비는 넘겼다고 분석했다. 치프라스는 15일 "당의 지지가 없으면 총리직을 수행할 수없다"고 밝혔지만, 하루전 ERT와의 인터뷰에서는  " 총리로서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며 퇴진설을 일축했다.


힘 얻는 연내 조기총선설


그리스 정가 안팎에서는 치프라스가 분열 위기의 시리자 당과 내각을 수습하기 위해 조기총선을 감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치프라스 개인에 대한 인기는 여전히 높은 편이기 때문에 조기총선에서 시리자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가브리엘 사켈라디스 정부 대변인은 16일 "지금은 구제금융에 집중해야할 때이며, 새로운 총선을 치르기 위한 즉각적인 움직임은 없다"며 조기총선 임박설을 부인했다.
 

그러나 샤랄람포스 차르다니데스 국제경제관계연구소(IIER)소장은 최근 아테네에서 문화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채권단의 긴축 요구를 둘러싸고 정치권의 갈등이 극심해지면, 결국 갈 길은 조기총선 뿐"이라면서 "올 가을쯤 조기총선이 치러지면서 그리스 정국이 또다시 요동칠 듯하다"고 말했다. 그리스의 저명한 국제문제 전문가인 타노스 도코스 박사(‘유럽 및 외교정책에 관한 그리스재단’ 사무총장) 역시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자 당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뉘어 싸우고 있는만큼  4~5개월 후 쯤 조기총선을 치러야할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 시리자 당의 복잡한 계파들 


그리스 집권여당 시리자 당이 구제금융과 추가긴축정책을 둘러싼 내부 갈등때문에 조만간 쪼개지고 말 것이란 전망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데에는 복잡하기 짝이 없는 당내 계파 구조와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시리자란 당명은 그리스어로 ‘급진좌파연합’이란 각 단어의 첫 글자를 따서 조합한 것이다. 이름 그대로 작은 정당 및 조직 20개가 모여서 만든 정당이 바로 시리자다.그러다보니 새로 합류하는 정당 또는 계파도 많고, 뜻이 맞지 않아 중도에 탈당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 2010년 최대 계파 ‘좌파,운동,환경연대(시나스피스모스)’내 급진파들이 탈당해 ‘민주좌파’란 새로운 당을 창당했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데올로기적으로도 사회민주주의,마오주의, 트로츠키주의, 좌파시민주의, 페미니즘, 환경주의, 유로공산주의 등 계파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극우정당 ‘황금새벽당’부터 공산당, 무정부주의(아나키즘)정당까지 스펙트럼이 매우 넓은 그리스의 전체 정치지형에서 보자면, 시리자는 극좌라기보다는 강경좌파쯤으로 보는 것이 합당할 듯하다. 


시리자의 뿌리는 2001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당시 신자유주의 반대를 부르짓던 좌파 정당들이 ‘좌파의 단결 및 공동행동을 위한 대화의 장’이란 이름의 느슨한 조직을 만들었는데, 여기 참여했던 정당들 중 ‘시나스피스모스’, ‘공산 환경 좌파 재생(AKOA)’‘국제노동자좌파(DEA)’‘좌파행동연합운동(KEDA) ’등이 2004년 총선을 치르기 위해 시리자란 새로운 이름 아래 뭉쳤다. 당시 총선에서 시리자 소속 후보 6명이 당선돼 의회 진출에 성공했다. 


시리자는 2013년 7월 당대회를 통해 단일 정당으로서의 체계를 갖췄고, 2015년 1월 조기총선에서 승리하면서 창당 11년만에 정권을 잡는데 성공했다. 시리자의 최대계파 ‘시나스피스모스’는 바로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이끌고 있다.이념적으로는 사회민주주의에 가깝다.1974년 아테네에서 태어난 치프라스는 고교 재학시절부터 공산당 청년조직 등에서 기성체제와 세계화 등에 대한 반대투쟁을 이끌어오다가 2004년 시리자 당을 만드는 과정에 깊숙이 참여했다. 2008년 제 5차 시나스피스모스 당대회에서 34세 나이에 대표로 선출된 그는 이듬해 시리자 당대회에서 당수 자리에 올랐고, 2009년 총선을 통해 의회에 입성했다. 


시나스피스모스 다음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계파는 ‘좌파연대(Left Platform)’이다. 시리자 내에서도 가장 강경파로, 파나기오티스 라파자니스 에너지 장관이 이끌고 있다.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좌파연대’에 ‘거친 녀석들(Wild Ones)’이란 별명을 붙여준 적도 있다. 긴축정책에 반대하는 것은 물론이고 유로에 대해서도 매우 비판적이다.그리스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선 유로화 대신 옛 화폐인 드라마크마화로 돌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Posted by bluefox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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