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6]의 스틸 한장에 눈을 떼지 못한 적이 있었습니다. 양조위가 한 여자를 안고 있는 사진이죠. 여자는 등을 보인채 남자에게 안겨있습니다. 양조위는 여자의 어깨 넘어 허공을 응시하고 있지요.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이 한장의 사진에 양조위의 모든 것이 담겨있지 않은가요. 여자를 가슴에 안은채 이처럼 처절하게 우울한 눈빛을 지닐 수있는 남자가 양조위말고 또 있을까요. 양조위는 자기복제와 쾌락이 넘쳐나는 홍콩 영화계에서 마치 고요한 섬과 같은 존재가 아닐런지요. 나이가 들수록 더욱 더 깊어지고 여유로워지는 배우가 바로 양조위라고 생각됩니다. 그는 할리우드를 거치지 않고도 세계적인 배우로 자신의 입지를 굳건히 한 중화권 유일의 연기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왜소하고 평범한 외모의 이 남자의 어디에서 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