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노르웨이는 뭉크 앓이 중

bluefox61 2013. 4. 11. 11:08
'절규'로 유명한 노르웨이의 '국민화가' 에드바르 뭉크(1863∼1944) 탄생 150주년을 맞아 노르웨이 전역이 '뭉크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 

 

뭉크의 149번째 생일인 지난해 12월 12일부터 시작된 탄생 150주년 기념행사는 올 연말까지 1년동안 노르웨이는 물론 세계각지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공식 홈페이지인 뭉크 15에 소개된 중요행사만 60여개에 이를 정도이다. 뭉크가 남긴 수백점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회는 물론이고 관련 저서 출간, 음악회, 무용회, 학술세미나, 연극을 비롯해 뭉크의 발자취를 뒤좇는 관광 프로그램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주한 노르웨이대사관은 지난 3월 20일부터 서울 삼각지 지하철 역사의 환승 통로에 뭉크 작품 20여점을 사진으로 전시(사진)하고 있다. 

스톡홀름에서는 이미 지난 2월초부터 1880∼1920년 뭉크의 작품들을 선보이는 '뭉크!'전시회가 열리고 있고, 오슬로에 있는 헨리크 입센(1828∼1906) 박물관에서는 3월 20일부터 '거장을 만나다 , 입센 -뭉크' 전시회도 선보이고 있다. '거장을 만나다'는 노르웨이 현대문화를 대표하는 두명의 거장인 헨리크 입센과 뭉크가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았는지를 살펴볼 수있는 자리가 되고 있다. 두사람은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지만, 상대방의 작품으로부터 예술적 영감을 많이 얻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50주년 기념 행사의 하일라이트는 오슬로 국립미술관과 뭉크박물관에서 6월 2일부터 열리는 '뭉크 150'전시회이다. 뭉크가 남긴 유화, 드로잉 등 250점이 넘는 작품을 선보이는 이 전시회는 역사상 가장 포괄적인 뭉크 예술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공과 개인 컬렉션에 포함된 뭉크의 유명 작품들은 물론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작품들을 대거 포함될 예정이다. 

특히 현대미술의 대표적 아이콘 중 하나인 뭉크의 대표작 '절규'의 4가지 버전이 한꺼번에 선보일 것으로 알려져 벌써부터 미술애호가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절규'는 1893년(템페라화/크레용화), 1895년(파스텔화), 1910년(파스텔화)작 4가지가 있다. 이중 국립미술관 소장품인 1893년작 템페라화가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이며, 1895년작 파스텔화는 미국 개인컬렉터가 소장하고 있다. 


뭉크 작품을 테마로 한 연극 공연도 기대를 모으는 행사다. 9월에 무대에 오르는 '목소리'는 뭉크가 남긴 글들을 토대로 사랑과 갈망, 절망과 죽음 등의 의미를 탐구하는 작품이라고 '뭉크150'홈페이지는 소개했다. 12월에는 프랑스 화가 빈센트 반 고흐와 뭉크의 가상 만남을 통해 예술가의 고뇌를 파헤치는 연극 '화가'가 공연될 예정이다. 이밖에 전세계 작가들이 '절규'를 다양하게 해석한 기획전도 마련된다. 


뭉크는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표현주의 화가이자 판화 작가이다. 그의 초상화가 1000 크로네 지폐에 들어있을 정도로, 노르웨이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예술가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부터 병약했던 점이 작품에도 영향을 미쳐 생과 죽음의 문제, 인간 존재의 근원에 존재하는 감정들을 절묘하게 잡아낸 걸작들을 탄생시켰다. 핏빛 노을을 배경으로 머리칼이 없는 한 인물이 소리없는 비명을 지르는 모습을 담은 '절규'는 특히 현대인의 불안과 절망을 표현한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뭉크는 1892년 쓴 글에서 "친구 둘과 함께 길을 걸어 가고 있는데 갑자기 하늘이 핏빛으로 물들기 시작했고. 그자리에 멈춰선 나는 죽을 것만같은 피로감으로 난간에 기댔다.  그때 자연을 관통하는 그치지 않는 커다란 비명 소리를 들었다" 고 밝힌 바있다. 

'절규'는 잦은 도난 사건으로도 악명이 높다. 지난 1994년 4명의 괴한이 국립미술관에서 1893년 템페라 버전을 훔쳐갔다가 3개월 후 체포된 적이 있고, 2004년에는 뭉크박물관에 있던 1910년 파스텔화 버전이 사라졌다가 2년만에야 겨우 되돌아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