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이번에는 아주까리 독극물 테러 비상

bluefox61 2013. 4. 16. 11:06

지난 2001년 9.11테러이후 탄저균 편지테러에 떨었던 미국 수도 워싱턴DC가 이번에는 리신(또는 라이신)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17일 현재 리친이 검출된 편지를 받았거나 의심스런 우편물을 받은 사람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로저 위커(공화·미시시피) ,리처드 셸비(공화·앨라배마) , 조 맨신(민주·웨스트버지니아) 상원의원 등 10여명이다.



아주까리(피마자)와 열매

 
리신은 아주까리로 불리기도 하는 피마자 열매에서 기름을 추출하고 남은 찌꺼기 안에 들어있는 독극물이다. 극소량으로도 성인 한명을 죽일 수있다. 체내에 리신이 들어가게 되면 호흡곤란과 고열, 극심한 구토증세 등을 일으키다가 사망하게 된다. 이같은 독성에도 불구하고 피마자유를 식용으로 사용할 수있는 것은 기름을 짜는 과정에서 열을 가하게 되면 리신이 변성돼 독성이 모두 없어져버리기 때문이다.
리신은 청산가리와 함께 고전적인 암살용 독극물으로 꼽힌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1978년 영국 런던의 백주대낮 거리에서 발생했던 '우산 꼭지 암살사건'. 불가리아 공산정권을 탈출해 런던에서 망명생활을 하던 게오르기 마르코프가 길을 걷다가 한 행인의 우산꼭지에 무릎을 찔린 후 고열과 호흡곤란에 시달리다가 사망했다. 영국 수사당국은 마르코프가 우산끝에 묻어있던 리신에 암살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미스터리 행인을 불가리아 또는 러시아 스파이로 추정했다. 

 


게오르기 마르코프


마르코프를 암살하는데 사용된 독극물 우산의 추측 구조


미국에서도 리신 테러 기도가 수차례 적발된 적이 있다. 2003년 경찰이 백악관이 수신자로 된 편지에서 리신을 검출했고, 2004년 빌 프리스트 상원의원의 우편박스에서도 리신을 검출한 적이 있다. 2011년에는 조지아주의 극우조직원 4명이 법무부, 총기규제 당국을 겨냥해 리신 테러를 모의하다가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되기도 했다. "미 헌법수호를 위해 몇사람은 제거돼야 한다"는 것이 범인들의 주장이었다.

저균 편지테러 경우에서 보듯, 무작위적인 독극물테러는 범인을 잡기가 매우 어렵다. 탄저균 테러사건이 발생한 직후 수사당국과 언론들은 알카에다 등 이슬람테러조직이나 극단이슬람주의자를 용의자로 지적했지만, 엉뚱하게도 미 육군연구소에 근무하는 미생물 전문가 브루스 아이빈스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다. 2008년 수사망이 좁혀지는 가운데 아이빈스가 자살하면서 사건의 진실은 미궁에 빠지게 됐고, 2년뒤 연방수사국(FBI)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채 수사를 공식종료했다.

 


브루스 아이빈스


리신은 다루기가 매우 까다로와서 대량살상용으로는 부적절하다. 추출법은 비교적 간단한 편인데, 이것을 일종의 무기화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출법 자체는  인터넷이나 책자를 통해서 쉽게 얻을 수있다. 




17일 독일 슈피겔은 FBI가 지난 2011년 리신 테러모의 수사과정에서 발견했던 제조법 메모쪽지 사진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놓고 있다면서,  FBI가 리친 테러를 조장한 셈이라고 폭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