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영화 이야기/내가 사랑하는 배우들

리즈 위더스푼

bluefox61 2008. 2. 18. 14:57
반짝거리는 자연산 금발머리 이외에 그리 눈에 확띄는 미모라고는 할 수 없는 자그마한 체구의 여배우가 지금 할리우드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고 합니다. 리즈 위더스푼(사진) 말이죠. 

최근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에서 '앙코르'로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은 그는″ 내 평생 이 자리에 서게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수상소감을 밝혔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영화팬들 역시 위더스푼이 이십대를 갓 넘긴 나이에 오스카 트로피를 받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겁니다. '앙코르'에서 전설적인 가수 자니 캐시의 '운명적사랑'인 준 캐쉬를 열연하기는 했지만, 워낙 로맨틱 코미디 전문 배우쯤으로 각인이 돼왔던 터라 연기파들이 대접받는 아카데미와는 인연이 없을 것으로 인식돼왔기 때문이죠.
 
일부 언론들은 위더스푼의 수상에 대해 ' 백치미'배우가 '연기파'로 거듭났다고들 보도했지만, 솔직히 위더스푼을 백치미로 못박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그가 하버드 법과대학원 수업 중 핑크빛 털장식이 달린 연필로 하트모양 노트에 필기하던 '금발이 너무해'의 엘 역으로 대성공을 거뒀던 것은 사실입니다. 어쩌면 그의 이미지와 딱 어울렸기 때문이었겠지요.
 
하지만, 금발 미녀라면 무조건 머리가 텅빈 속물쯤으로 바라보는 고정관념을 영리하게 이용하면서 통렬한 풍자의 주먹을 날리던 그의 영리한 연기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이 배우가 만만치않은 지성과 날카로움의 소유자임을 실감할 수있습니다. 
무엇보다 그는 '플레전트 빌'에서 흑백이 지배하는 세계에 컬러의 쾌락을 전파하는 조숙한 소녀를 통해 일찌기 배우로서 내공이 범상치않음을 알렸지요. 명문 스탠포드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는 학벌은 제외하고서라도 말이죠.

옆집 아가씨처럼 평범하면서도 늘 야무지고 씩씩해서 관객의 기분을 좋게 하는 위더스푼의 시대가 드디어 활짝 열린 게 반갑습니다.



'푸른여우의 영화 이야기 > 내가 사랑하는 배우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조위  (0) 2008.02.18
버지니아 매드슨  (0) 2008.02.18
안젤리나 졸리  (0) 2007.10.18
숀 펜  (0) 2006.10.20
쥘리에트 비노쉬-알수록 미스터리한 여자   (0) 2006.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