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케플러망원경, 아듀?

bluefox61 2013. 5. 16. 11:02

나사(미항공우주국)의 케플러우주망원경(그래픽 사진)이 부품 고장으로 작동을 멈춰 제2의 지구(수퍼지구)를 찾기 위한 프로젝트 자체가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나사 소속 케플러연구팀은 15일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있는 에임스연구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09년부터 태양계 밖에서 '제2의 지구' 탐사임무를 수행해온 케플러우주망원경의 위치장치가 고장나 활동을 멈춘 상태라고 밝혔다. 일명 '리액션 휠(reaction wheel)'로 불리는 위치장치는 케플러우주망원경이 관측대상을 정확하게 조준할 수있도록 해주는 역할을 한다. 망원경 내에 모두 4개가 장착돼있는데, 제대로 위치를 잡기 위해서는 최소 3개가 정상작동돼야한다. 



윌리엄 보룩키 팀장은 기자회견에서 "최근 케플러망원경이 '안전모드(safe mode)'로 전환됐는데, 이것은 위치장치가 고장나 공전(spin)할 위험이 발생해 작동을 멈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 2012년 7월 4개의 위치장치 중 1개가 고장난 뒤 망원경이 나머지 3개를 가지고 임무를 수행해왔지만, 이번에 1개가 더 고장나게 돼 더이상 정상작동이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케플러 망원경이 고장나도, 지상의 연구팀으로서는 할 수있는 일이 거의 없다. 현재 과학기술로는 지구궤도로부터 약 6437만km 밖에 있는 망원경을 고치기 위해 인간이 우주선을 타고 날아가는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재작동을 위한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 그런스펠드 나사 부국장은 "케플러 미션이 모두 끝났다고 말할 수있는 단계는 아니다"며 위치장치가 스스로 재작동하게될 가능성에 일말의 기대를 나타냈다.


<리액션휠 장치>


나사는 태양계 밖에 생명체가 살 만한 지구크기의 행성이 있는지를 살피기 위해 지난 2009년 지름 2.7m, 길이 4.7m의 원통형 케플러 우주망원경을 델타-2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천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17세기 독일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의 이름을 딴 이 우주망원경은 제작비용만 약 6억달러가 들어간 나사의 야심작이다. 수명은 최소 3년반에서 최대 6년간이다. 따라서 이미 최소수명 기한을 넘겼다는 이야기이다. 지난 2011년에는 지구로부터 약 600광년 떨어진 태양계 밖에 인간의 거주가 가능한 이른바 '골디락스 영역'에서 지구와 비슷한 환경의 별(케플러-22b)을 찾아내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지난 4년간 케플러망원경은 태양계 밖에서 수만개의 별들을 관측, 이중 132개의 별을'제2의 지구'후보로 골라냈다. 연구팀은 "케플러망원경이 지금까지 잘해왔고, 임무를 더 잘 수행할 수있었다는 점에서 (작동중단은) 좋지 않은 소식"이라면서도 "지금까지 보내온 데이터 분석만으로도 학자들이 최소 2년은 정신없이 바빠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