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토네이도 다발지역인 '토네이도 통로(Tornado Alley)'와 '딕시 통로(Dixie Alley)'의 급속한 도시화로 인명,재산피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토네이도 통로'는 텍사스주의 대평야를 따라 오클라호마,캔사스 등 북쪽으로 이어지며, '딕시 통로'는 루이지애나,미시시피,앨라배마 등 남부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지역을 가리킨다.
미 국립기후연구센터(NCAR)의 기상학자 밥 헨슨은 21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오클라호마주 무어를 강타한 토네이도가 14년전 토네이도보다 많은 인명 및 재산피해를 초래한 이유는 무어를 포함해 '토네이도 통로'지역의 도시화로 인해 인구가 크게 늘어난 것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오클라호마시티 당국에 따르면, 20일 오후 무어를 강타한 토네이도로 최소 24명이 사망하고 120여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잠정집계됐던 51명 사망자 수보다는 크게 줄어든 것이지만, 지난 1999년사상 최대 위력인 시속 511km 토네이도로 인한 사망자는 4명에 불과했다. 물론 이번 토네이도 경우 이동 속도가 매우 빨라 대피시간이 없었던 점이 많은 인명피해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 토네이도 다발지역의 피해가 최근들어 급등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보다는 도시화에 따른 인구밀집을 지적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2000∼2011년간 무어 인구는 이전에 비해 34%나 늘었다. 오클라호마주 전체 인구도 같은 기간 약10% 증가했다.
<토네이도 등급>
EF0 - 105 to 137km/h (65 to 85mph)
EF1 - 138 to 177km/h (86 to 110 mph)
EF2 - 178 to 217km/h (111 to 135mph)
EF3 - 218 to 266km/h (136 to 165mph)
EF4 - 267 to 322km/h (166 to 200mph)
EF5 - greater than 322km/h or 200mph
'딕시 통로'의 토네이도 피해도 심각하다. 기상학자들은 토네이도 발생건수 면에서는 '토네이도 통로'가 여전히 높지만, 피해규모 면에서는 '딕시 통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2011년에는 최고등급인 EF5등급 토네이도가 앨라배머주 터스컬투사를 잇달아 강타, 약 300명이 사망하고 엄청난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딕시 통로'의 피해가 큰 원인으로 '토네이도 통로'보다 인구밀도가 높은데다, 숲이 많아 토네이도를 관측하고 피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 등을 꼽고 있다. 쓰촨대지진, 동일본 대지진 및 쓰나미 피해, 미국 뉴올리언스 대홍수 등 최근 자연재해로 인한 대규모 피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진 및 홍수가 많이 발생하는 저지대 등 위험지역에까지 도시가 형성되면서, 위험에 노출된 인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해 이후 재건 전략 및 대응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1992년 허리케인 앤드류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마이애미주 홈스테드 경우 재건과정에서 인구가 배로 늘었다면서, 이같은 패턴이 미국 각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업계에서 이같은 현상을 '재난 기억상실증'으로 부른다고 전했다.
또다른 전문가는 허핑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2008년 쓰촨(四川) 대지진 이후 중국 당국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베이촨(北川)을 재건하기보다는 영구폐쇄하고 주민들을 이주시켰던 사례를 미국도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1일 오클라호마주 일대를 주요 재난 지역으로 선포하고 연방정부 차원에서 주·지역 정부의 복구 노력을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재난 지역 피해 주민들은 주택 재건과 임시 거주지 마련 등에 들어가는 비용과 보험에 들지 않은 재산 피해 복구비 등을 연방 정부로부터 저리 융자로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백악관은 연방재난관리청(FEMA)에서도 특별팀을 피해지역에 보내 피해 파악과 이재민 지원 등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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